때 이른 무더위 탓에 여름 휴가 계획을 미리 세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예년보다 여름 휴가철이 보름이상 빨리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수영복이나 비치 웨어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지는데, 이때 함께 챙겨두어야 할 것이 바로 여행지에서의 건강 상식이다. 세균 번식이 쉽고 물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여름철, 낯선 휴가지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 특히 우리 신체에서 가장 민감한 눈은 물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고 면역력이 약화될수록 다양한 질환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미리 발병할 수 있는 눈 질환 및 예방법을 알아두는 것이 안전하다.

◆ 세균 번식 많은 여름, 유행성각결막염 발병 위험 높아

   여름철 가장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질환은 바로 유행성각결막염이다. 습도가 높은 환경이나 수영장, 해수욕장 등 수인성 감염이 용이한 공공장소에서 쉽게 전염되기 때문에 위험인자에 노출되기 쉬운 여름철에 발병률이 증가한다. 성인의 경우 유행성 각결막염에 걸리면 대개 3~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이물감, 충혈 등의 증세가 심해지다가 2~3주에 걸쳐 차차 회복될 수 있지만 1차 방어능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지는 어린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고 두통, 오한,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으며, 때에 따라 고열이나 콧물 등이 나타나 감기로 오인해 병을 키울 수 있다.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유행성 각결막염의 증상으로는 눈이 충혈되고 눈물이나 눈곱이 많이 분비되며 껄끄러운 이물감, 눈부심 등을 호소하게 된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안질환으로 잠복기를 지나 증상이 나타난 후부터는 전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주로 환자의 눈물, 눈곱과 같은 분비물, 수건, 침구, 손 등을 통해 쉽게 전염되기 때문에 가족 중 한 명에게 증상이 나타났다면 가족 전체에게 옮길 수 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주로 손으로 감염이 많이 되는 만큼 외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주는 습관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손으로 감염된 한 쪽 눈에서 다른 쪽 눈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도록 한다. 발병 후에는 냉찜질로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눈 주위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충혈된 눈을 가리기 위해 안대를 하게 되면 눈 분비물의 배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하이닥 안과 상담의 김진국 원장은 "유행성각결막염은 여름에 흔히 걸릴 수 있는 대표적 안질환으로 남녀노수 모두에게 나타나지만 특히 면역력이 약한 유,소아에게 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각막 상피결손이나 각막염으로 이어지는 경우 영구적인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인두결막염, 가시아메바에 의한 안질환 주의

   올 여름 자녀와 함께 수영장이나 워터파크를 찾을 계획이라면 인두결막염을 꼭 기억하자. 인두결막염은 여름철 어린이에게 흔히 발병하는 안질환으로, 주로 수영장 물에 의해 감염된다. 발병하면 38.5~40도까지의 고열 증세를 보이며 인두통과 급성 여포성 결막염이 발생한다. 인두결막염 역시 바이러스성 감염이므로 10일 내외로 자연 치유가 가능하지만 염증을 완화시키고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자가진단으로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여 먹게 되며 녹내장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안과전문의의 진단이 필요하다. 수영장 물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반드시 물놀이 시에는 물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사용한 수건이나 물놀이 용품은 만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물놀이 중 콘택트렌즈를 착용한다면 가시아메바에 의한 안질환 발병을 주의해야 한다. 가시아메바는 물 속에 서식하는 세균으로 각막염 및 심각한 시력저하를 초래한다. 평소 안경을 착용하던 사람들도 물놀이 때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가시아메바에 감염될 확률이 무려 450배가 증가한다.
이외에도, 수영장 소독액, 각종 세균, 오염물이나 해수욕장의 염분은 소독 후에도 미세량이 렌즈에 남아 각막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 물놀이 시 콘택트렌즈 착용이 불가피하다면 1회용 자외선 차단 소프트렌즈를 착용하고, 물안경을 써 눈을 보호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물이 묻은 케이스를 실온에 방치하면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므로 햇볕에 말려 소독하도록 한다.

◆ 여름철 눈을 위한 자외선 차단 지수 확인도 필수

   휴가지에서는 피부뿐만 아니라 눈 역시 자외선 차단이 필요하다. 산이나 바다에서 직사광선을 받게 되면 자외선에 의해 각막 상피에 손상을 입어 각막에 표층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결막이 충혈되고 뿌옇게 보이며, 눈이 붓거나 눈물, 통증, 충혈이 생길 수 있고 심할 경우 각막에 화상을 입는 광각막염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자외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불가피할 경우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선글라스를 선택할 때에는 렌즈의 자외선 차단 지수를 꼼꼼히 체크하도록 한다. 또 렌즈의 재질 또한 중요한 선택 기준이다. 유리로 된 렌즈는 파손돼 깨질 수 있는 만큼 외부 충격에 강한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렌즈로 하는 게 좋다. 또한 빨강, 초록, 파랑 등 지나치게 화려한 색의 렌즈는 눈을 쉽게 피로하게 하고 시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휴가지에서 자외선으로 인해 가벼운 손상을 입었다면 냉찜질을 하고 항생제 안약을 점안한 후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 차내 강한 에어컨 바람, 안구건조증 주범

   휴가철이 되면 장시간 자동차를 타게 되는데 이때 환기가 되지 않은 차내의 강한 에어컨 바람은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이 뻑뻑하고 충혈되어 있거나 건조하고 매연이 심한 곳에서 눈이 화끈거리는 느낌을 받는다면 안구건조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각막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눈물이 말라버려 발생하는 질환으로, 평소에 눈이 자주 충혈되고 뻑뻑하며 눈이 부셔 제대로 뜨지 못하는 현상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해지면 시력저하를 경험하거나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복시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선풍기나 에어컨의 바람이 직접적으로 얼굴에 닿지 않게 하며,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인공누액으로 부족한 눈물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장시간 운전 중에는 차 안에 젖은 수건을 걸어놔 실내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유지한다.
흔히 안구건조증을 가벼운 안질환이라고 생각하여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지속되면 각막이 혼탁해지고 상처가 잘 발생해 시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 진행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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