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아내, 잠자리서 남편이 구박…왜?

   “남편은 저한테 테크닉이 없다고 화를 내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데….”
결혼 3년차 아내 A씨는 잠자리에서 남편의 힐난 때문에 너무 힘들다. “남편은 삽입 행위도 좋아하지만, 편히 누워 자극받는 걸 더 좋아해요. 그런데 저의 자극으로는 오르가슴이 안 오고 사정까지 못 간다고 구박을 하네요.”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이 부부는 성기자극에 문제가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구강이나 손으로 성기자극을 받는 걸 좋아하는 남편은, 아내의 자극으로는 오르가슴까지 잘 도달하지 못한다. 그런데 남편은 아내의 테크닉만 탓하며 비난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A씨의 남편이 아내를 자극조차 않는 일방적이고 무심한 남성은 아니다. 나름대로 아내를 위해 전희도 하고, 성기자극도 해서 아내는 오르가슴을 쉽게 느낀다.
문제는 두 사람의 차이다. 성기자극으로 아내는 잘 느끼고, 남편은 잘 느끼지 못하니까 남편은 서로 안 맞는다며 아내를 탓하게 되고, 아내의 자책은 커져갔다.
“솔직히 저는 남편이 성기를 만져주면 매번 느끼거든요. 그런데 제가 손과 목이 아플 정도로 애무를 해줘도 남편을 매번 느끼게 할 순 없어요.”

   “문제의 원인은 두 분의 실력 차이가 아닙니다.” 아내를 두둔하는 듯한 필자의 진단에 부부는 어리둥절해한다. 부부가 서로 성적인 자극을 줄 때 엇박자가 나는 것을 두고 궁합이 맞지 않는다거나, 테크닉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남녀의 차이는 성행위 전반에 걸쳐 두루 발생한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해야 하는데, A씨 부부는 그렇지 못했다.
삽입 성행위나 성기자극에서 남녀는 그 느낌과 오르가슴 빈도에서 상반된 결과를 갖는다. 쉽게 말해 삽입 성행위를 할 때와 손이나 구강을 이용한 성기자극 시 클라이맥스에 오를 수 있는 빈도에서 남녀는 현격히 다르다.
남성은 지루와 같은 특별한 사정장애가 없는 한 실제 삽입 성행위에서 대부분 오르가슴을 느끼고 사정한다. 그런데 파트너가 구강이나 손으로 성기를 자극할 때 매번 사정까지 도달하긴 힘들다. 남성은 여성에 의한 성기자극보다 실제 삽입 성행위에서 여성의 몸속에 사정하기가 더 쉽다는 얘기다.
반면 여성은 남성과의 삽입 성행위를 통해 매번 느끼기는 힘들다. 매번 오르가슴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여성을 불감증으로 여기면 이는 난센스다. 남성이 아무리 잘하더라도 여성이 매번 삽입행위 때마다 오르가슴을 느끼기는 힘들다. 항상 오르가슴을 못 느끼는 여성이라면 ‘삽입성 오르가슴 장애(불감증·Coital Anorgasmia)’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반면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중심으로 남성이 성기자극을 해주면 여성은 실제 삽입 성행위보다 오르가슴을 더 잘 느끼고 거의 대부분 느낀다.
요약하면 남성은 삽입 성행위를 통해 훨씬 잘 느끼고, 여성은 삽입 성행위보다 클리토리스 등 성기자극을 통해 오르가슴을 쉽게 느낀다. 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상대방을 탓하는 것은 우매한 일이다. 성행위든 성적자극이든 매번 내가 원하는 만큼 느끼거나, 내 뜻대로 100% 상대방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착각이고 과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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