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의 일이다. 내가 아홉 살이던 초등 학교 4학년 9월 추석 무렵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늘 여름 방학이 되면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삼각산 기도원에 한 달씩 올라가서 집회에 참석하고 금식하며 기도를 하곤 했다. 당시에 방학이면 시골 조부모님 댁에 놀러가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 곰곰히 생각해 보면 비록 재산은 물려주지 않았지만,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주신 아버지는 내게 가장 훌륭한 아버지였다. 그랬던 분이 갑자기 돌아가시게 된 것이다. 일찍 아버지와 이별을 해서 그런지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에 가서 아버지의 등을 밀어 드린 적이 거의 없어서 항상 아쉬운 맘을 금할 길이 없다. 어느덧 훌쩍시간이 지난 지금 내 자신이 성장해서 목사가 되어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는 위치에 서게 됐는데, 가장?강조하는 부분이 사람의 기본기이다. 옛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기본이 있는 놈, 저 놈은 기본이 없는 놈 하면서 저놈은 잘될 놈, 저놈은 안 되는 놈 하며 평가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면서도 깨닫게 되는 것은 어른을 잘 공경해야 미래가 밝다는 것이다. 뉴욕 맨해튼에 가면 고층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선 것을 보게 되는데, 어떤 빌딩은 백층이 넘는 것도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그렇게 높게 올라간 고층이라도 지하층은 겨우 이삼층 밖에는 안된다는 것이다. 맨해튼 전체가 반석으로 형성되어 기본이 튼튼하고 단단해 지하층을 조금만 파도 높은 고층빌딩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마찬가지 사람들도 기본이 튼튼하고 단단하면 지위가 높이 올라가도 무너지지 않고 그대로 오래오래 유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예수께서는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혀도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연고요 나의 이 말을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히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 라고 말씀하셨다. 어려움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본이 튼튼하면 넉넉하게 이길 수가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기본기를 갖추는 것을 멀리하는 것을 볼 때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른다.
일본의 어떤 젊은이의 실화를 소개해 볼까한다. 일본의 어느 일류대 졸업생이 한 회사에 이력서를 냈다. 사장이 면접 자리에서 의외의 질문을 던졌다.  “부모님을 목욕시켜 드리거나 닦아드린 적이 있습니까?” “한 번도 없습니다.” 청년은 정직하게 대답했다.  청년은 혹시 입사를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사장은 청년의 마음을 읽은 듯“ 실망하지 말고 희망을 가지라”고 위로했다.  정해진 면접 시간이 끝나고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하자 사장이 이렇게 말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내일 여기 오기 전에 부모님을 꼭 한번 닦아드리고 오십시오.”청년은  꼭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반드시 취업을 해야 하는 형편이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안돼 돌아가셨고 어머니가 품을 팔아 그의 학비를 댔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그는 도쿄의 명문대학에 합격했다. 학비가 마어마했지만 어머니는 한번도 힘들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이제 그가 돈을 벌어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차례였다. 청년이 집에 갔을 때 어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쳥년은 곰곰이 생각했다. ‘어머니는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틀림없이 발이 가장 더러울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드리는게 좋겠다.’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하게 생각했다. “내 발은 왜 닦아준다는 거니?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닦아드려야 하는 이유를 말씀드렸다. “어머니, 오늘 입사 면접을 봤는데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다시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꼭 발을 닦아드려야 해요.”그제서야 어머니는 말없이 문턱에 걸터 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다.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서 살펴보는 어머니의 발이었다. 자신의 하얀 발과 다르게 느껴졌다. 앙상한 발등이 나무껍질처럼 보였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많으셨죠. 이제 제가 은혜를 갚을게요.” “아니다. 고생은 무슨....”청년의 손이 어머니의 발바닥에 닿는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그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구슬피 울기 시작했다. 다음날 청년은 다시 만난 회사 사장에게 말했다.’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을 깨닫게 해주셨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말했다. “인사부로 가서 입사 소속을 밟도록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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