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궁금한 것 중 하나가 여성에게, 혹은 남성에게 있어 가장 민감한 성감대는 어디일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대체로 여성의 경우는 음핵과 G-스팟을 이야기하고 남성의 경우는 음경 중에서도 귀두 부분을 지적한다.

남성의 민감한 성감대는 아무래도 음경이며, 그중에 귀두 부분이 가장 예민한 성감을 가진 곳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애무를 해도 남성은 자신의 가장 민감한 부분인 성기를 중심으로 애무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그곳을 애무하면 가장 큰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남성의 자위행위도 음경의 피스톤운동을 통해 쾌감을 얻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 처음부터 성기를 자극하면 쾌감보다는 오히려 불쾌감을 느끼게 된다. 여성의 성감을 고조시키려면 아무래도 몸의 먼쪽부터 안쪽으로 천천히 애무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그래서 여성은 자위행위를 할 때도 자신의 젖가슴을 만지기도 하고 온몸에 분포된 성감대를 쓰다듬기도 하며, 성적 환타지를 통해 오르가슴을 추구한다.

음핵, 즉 클리토리스는 라틴어로 ‘숨어 있다’는 뜻이다. 이 말대로 클리토리스는 오르가슴 같은 감각의 절정을 느끼면 표피 속으로 숨어버린다. 그리고 극대한 감각이 좀 가라앉으면 다시 밖으로 나온다. 그 자극이 너무 강해서 쾌감을 초월하는 감각이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조물주가 특별히 배려하신 조치라고나 할까? 대개의 여성은 이 음핵의 자극만으로도 오르가슴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여성의 자위도 대체로 음핵을 자극하는 것으로 극치감을 느낀다. 섹스 중에 남성이 음핵을 적절하게 자극해 쾌감을 느끼게 되면 음핵 자극만으로 오르가슴까지 가기도 하고, 또 삽입 후 짧은 시간 안에 오르가슴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20여 분의 충분한 전희를 해서 흥분한 여성은 삽입 후 10초 안에 90% 이상이 오르가슴을 느낀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이렇게 충분히 오르가슴에 대한 준비가 된 여성은 멀티오르가슴의 경지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멀티오르가슴이란 여러 번 계속적으로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G-스팟은 독일의 그뢰펜베르그라는 산부인과 의사가 발견한 곳으로 여성의 질 내에 있는 성감대를 말한다. 그뢰펜베르그 박사의 첫 이름자를 따서 명명되었다. 그뢰펜베르그 박사는 “G-스팟은 여성 질 내의 강렬한 성감을 일으키는 부분으로 그곳을 자극하면 일종의 사정반응이 일어난다.”고 보고했다. 그 이후 완두콩만한 크기로 질 입구 3~4cm 안쪽 상부에 있다는 G-스팟을 찾아 확실한 성감대를 확인하려는 남성들의 노력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G-스팟의 존재 유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특히 뉴욕대학의 하인즈 박사는 “G-스팟이란 없으며, 찾으려 애쓰는 시간에 파트너를 한 번 더 쓰다듬고 애무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주장은 G-스팟은 생물학적, 해부학적으로 증명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성학자 비버리 위플은 G-스팟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여성학자다. 그는 “G-스팟과 여성 사정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여성 사정은 G-스팟을 자극하면 강력한 오르가슴을 느끼게 되고, 이때 하얀 분비물이 요도를 통해 분출된다.”는 이론을 내놓았다. 필자는 G-스팟이 질 내의 별다른 성감대라기보다 오히려 음핵의 뿌리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생각은 필자 혼자의 것만은 아닌 듯하다. 얼마 전 미국의 생물학자 나탈리 앤지어도 그녀의 저서에 같은 이야기를 적어 놓아 반가웠던 적이 있다. 어쨌든 종종 열리는 성학회에서는 여성의 민감한 성감대로 G-스팟 외에 A-스팟, P-스팟 등 학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따 붙인 여러 부분의 성감대가 발표되기도 한다. 그런 것을 보면 최소한 G-스팟은 없다고 해도 여성의 질 내에는 분명 아주 민감한 부분이 있기는 한 것 같다.

또 주변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음핵을 통한 오르가슴보다 더 강력한 오르가슴이 삽입섹스에서 느껴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그곳을 찾으라고 남성들을 부추길 마음은 전혀 없다. 왜냐하면 뭐니뭐니해도 여성과 남성을 통틀어 가장 민감한 성감대는 바로 한 군데, 동일한 곳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곳은 바로 뇌다. 즉 사랑하고 있다는 마음을 느끼는 순간의 터치만큼 강렬한 성감을 자극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몸의 민감한 성감대는 분명히 있고, 또 그 성감대를 온몸에 걸쳐 계발할 수도 있으며, 그것이 비록 황홀한 일이긴 해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그 마음이 담긴 섹스를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극치의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전제조건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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