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 클라크라는 사람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이야기이다. 어느 날 그는 아버지와 함께 서커스를 구경하기 위해 매표소 앞에 줄을 서 있었다. 표를 산 사람들이 차례로 서커스 장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내 매표소에는 클라크와 아버지 그리고 한 가족만이 남았다. 그 가족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열 두 살 이하의 아이들이 무려 여덟 명이나 되는 대 식구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코 부자처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 모두 밝고 명랑했다. 아이들은 둘씩 짝을 지어 부모 뒤에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아이들은 그 날 밤 구경하게 될 어릿광대와 코끼리, 그리고 온갖 곡예들에 대해 흥분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의 이야기로 보아 전에는 한 번도 서커스를 구경한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랑스런 얼굴로 맨 앞 줄에 서 있었다. 마침내 그들이 표를 살 수 있는 차례가 되었다. 매표소의 직원이 남자에게 몇 장의 표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온 가족이 서커스 구경을 할 수 있도록 어린이 표 여덟 장과 어른 표 두 장을 주십시오.” 직원이 계산을 하더니 입장료 총액을 이야기했다. 그 순간 아이들의 어머니는 잡고 있던 남편의 손을 놓고 고개를 떨구었다.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창구에 몸을 숙이고 다시 물었다. “방금 얼마라고 했소?” 매표소 직원이 다시 금액을 이야기했다. 그들은 그 만큼의 돈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 아이들에게 그 사실을 말할 수 있겠는가? 한껏 기대에 부푼 아이들에게 서커스를 구경할 돈이 모자란다고 말할 순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몇 명을 빼고 나머지만 볼 수도 없는 일이다. 아주 난감한 상황이 잠시 이어졌다. 그 때였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클라크의 아버지가 말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20달러짜리 지폐를 꺼내 바닥에 떨어뜨렸다. 그런 다음 그는 몸을 굽혀 그것을 다시 주워 들더니 앞에 서 있는 남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여보세요, 선생님, 방금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이것이 떨어졌소.” 남자는 무슨 영문인지 금방 알아차렸다. 그는 결코 남의 적선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절망적이고 당혹스런 그 상황에서 클라크의 아버지가 내밀어 준 도움의 손길은 실로 큰 의미를 가진 것이었다. 남자는 클라크 아버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20달러짜리 지폐를 손으로 잡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이것은 나와 내 가족에게 정말로 큰 선물이 될 것이오.” 남자의 눈에서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그들은 곧 표를 사 갖고 서커스 장 안으로 들어갔다. 클라크와 아버지는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다. 클라크의 집 역시 전혀 부자가 아니었기 때문이. 하지만 클라크에게는 평생에 남을만한 추억이 되었다. 비록 그날 밤 서커스 구경은 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전혀 허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꽁꽁 얼어붙은 추위를 녹이는 것 중에 하나는 친절과 선행이다 비밀 산타로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했던 래리 스튜어트라는 사람이 있다. 2007년 그가 죽기 직전까지 스튜어트는 26년간 성탄절만 되면 힘들고 어려워하는 사람 곁으로 다가갔다. 그가 방문한 장소는 2001년 9.11 테러로 슬픔에 잠긴 뉴욕과 2004년 허리캐인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도 있었다. 그는 조금 힘들어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선뜻 100달러짜리 지폐를 내밀었다. 아무 이유도 조건도 없습니다. 그저 산타가 주는 선물이었던 것이다. 갑작스럽게 100불을 받은 사람들은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곧 이어 스튜어트의 순수한 마음을 알고는 감격해 했다. 그가 26년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준 돈만 130만 달러가 넘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절대 알리지 않았다. 그가 2007년 1월 식도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스스로를 밝히기까지는 아무도 누군지 몰랐다. 그가 이런 예기치 않은 선행을 베풀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1971년 그는 한창 젊었던 22세 청년이었다. 하지만 직장을 잃자 그는 가진 것이 하나도 없는 노숙자의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이틀을 굶었더니 너무 배가 고팠다. 하지만 식당에 들어갈 돈이 없었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 아침을 시켜서 먹었다. 그리고 지갑을 잃어버린 척 했다. 그러나 그의 사정을 눈치챈 식당 주방장이 그의 자리 곁으로 다가오더니 바닥에서 무엇을 줍는 척했다. 그리고는 래리에게 말했다. “이 돈을 선생님이 떨어 틀이신 모양입니다.” 하고는 20불을 건네주었다. 이에 감동한 래리는 자신처럼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돕기로 마음 먹었다. 79년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직장에 쫓겨난 래리는 한 식당에 들렀다가 초라한 옷차림의 웨이트리스에게 20달러를 건네 주었다. 예기치 않은 선물을 받고 고마움에 눈물을 흘리는 웨이트리스를 본 그는 곧바로 자기가 가진 돈 200달러를 5불, 10불짜리로 바꾸었다. 그리고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지폐를 나누어주었다. 1992년에 시작한 장거리 전화 사업과 케이블 TV 사업으로 큰 돈을 벌게 된 래리는 현금의 단위를 100달러로 올렸다. 그리고는 그가 살던 캔사스시티는 물론 미국 전역에서 얼굴 없는 비밀 산타로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다녔던 것이다.
몇 주 전 시카고의 선 타임스는 사진과 함께 특별한 기사 하나를 내보냈다. 사진은 어느 식당의 종업원이 영수증 하나를 들고 있는 장면이다. 손과 함께 영수증만 크게 나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음식 값이 373불인데 팁이 무려 3,000불 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합계 3,373불이 합계로 적혀 있는 영수증이었다. 지난 9월부터 시카코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소재 식당 종업원들이 최소 1천 달러에서 최대 1만 달러의 팁을 받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영수증 맨 밑에는 이런 글자가 적혀 있다. “예수를 위한 팁(Tips for Jesus)” 누군가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선행을 베풀고 있는 것이다. 종업원들은 서로 이 팁을 나누면서 예기치 않은 선물에 감격해 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예기치 않은 친절과 선행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누구인지를 모르게 자동차 위에 선물을 올려놓을 수도 있다. 식당에서 모르는 사람 식사비를 내 줄 수도 있다. 저희가 켈리포니아에서 목회를 할 때의 일이다. 중고등부 아이들이 금요일에 교회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토요일 아침 저희 집 두 아이들과 몇 아이들이 근처에 있는 식당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식사가 나오자 모두가 머리를 숙이고 기도를 했다고 한다. 나중에 식사 값을 내려고 하는데 이미 어떤 분이 지불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깜짝 놀라서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 할머니 한 분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아이들이 기도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식사비를 내 준 것이다. 아이들 모두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 이야기를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자랑스럽게 한다. 예기치 않은 선물은 아이들도 감격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