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덴버에서의 교회 개척에 대한 부르심을 받고 낮선 땅 덴버에 오면서 덴버한인교회를 통해 이루시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도 중에 주신 세 가지 목적은 제자 삼는 제자를 세우는 교회, 화평케하는 교회, 교회들을 세우는 교회가 되라는 것입니다.  처음 두 목적은 교회가 당연히 해야할 사명이라 생각했지만 세 번째 목적은 좀 황당했습니다. 특히 교인이라곤 저희 가족 5명이 고작이었던 개척 교회가 교회들을 세우는 교회가 되는 것이 교회의 3대 목적이라 말하는 것이 좀 뜬 구름을 잡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뜻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교회들을 세우는 일에 협력하자는 결심을 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하나님의 은혜로 교회는 성장했지만 어떻게 하면 덴버 지역의 교회들을 세우는 일을 할 수 있는가를 여전히 고민하던 중 최근 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바로 교회는 홀로 서는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래 전 목사 안수를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제가 존경하던 선배 목사님이 해주신 조언이 있습니다. “김목사, 목사가 되기 전에 먼저 사람(人)이 되십시오.”  이 충격적인 조언에 실망하여 목사 안수를 포기하고 먼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다 결국 목사 안수를 받게 되었지만 늘 목사가 되기엔 부족한 사람이란 마음의 부담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도대체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2013년의 축복이라 한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함께 서 있는 것”입니다.
사람(人)을 뜻하는 한자는 한 개의 선이 다른 선을 받치고 서 있는 모양입니다.  젊음의 열정에 불타올라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저를 보시면서 인생은 “홀로 서기”가 아니라 “함께 서기”임을 깨달은 후에 목회를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원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 “내가 너희와 함께 하리라”였음은 우리의 신앙도 홀로 서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 그리고 이웃과 함께 서 있는 것임을 가르쳐 주시기 위함이 아닐까요? 
교회를 비즈니스에 비교하는 것을 종종 듣게 됩니다. 그러나 교회는 비즈니스가 아닙니다. 비즈니스의 진리는 “손님은 왕이다”일 것입니다. 교회의 진리는 “목사를 포함한 모든 교인은 하나님의 종이다”입니다. 교회는 나의 만족을 얻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는 곳입니다. 교회는 왕이 아니라 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곳입니다. 비즈니스는 1등 기업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업을 성장시킵니다. 교회가 제일 큰 교회가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한다면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이것이 이 시대 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이 추구하는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덴버 지역 교역자회를 섬기면서 발견한 것은 이 지역의 목회자들이 서로를 경쟁 상대로, 견제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교회를 세워가는 동역자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홀로 서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서기”를 할 때 비로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고 서로를 세워주는 마음을 갖고 대한다는 것입니다. 크고 작은 여러 문제들로 아픔과 상처가 있을 때 때로는 밑에서 받쳐주고 때로는 위에서 기대면서 하나님의 교회를 함께 세워가는 것입니다.  이를 지켜보면서 하나님께서 원하셨던 교회들을 세우는 일이 무슨 거창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덴버 지역의 교회들과, 목회자들과,  성도들과 함께 서있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4년에는 더 이상 홀로 서 있지 마십시오. 이제 덴버 지역의 교회들이 “함께 서기”를 시작할 때입니다. 덴버 지역의 목회자들이 “함께 서기”를 시작할 때입니다. 덴버 지역의 교인들이 “함께 서기”를 시작할 때입니다. 교회들이 하나되고 서로 격려하고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입니다. 덴버의 교회들이 덴버 지역의 한인 사회에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는 교회, 덴버 지역의 한인들을 섬기는 교회, 홀로 서기에 지친 사람들에게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줄 수 있는 교회가 되기 위해 서로가 필요합니다. 교회가 되기 전에 먼저 사람(人)이 됩시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