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 꽃피는 산골 / 복숭아꽃 살구꽃 / 아기 진달래 / 울긋불긋 꽃 대궐 / 차린 동네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 그립습니다. / 꽃동네 새 동네 / 나의 옛 고향 / 파란 들 남쪽에서 / 바람이 불면 / 냇가에 수양버들 / 춤추는 동네 / 그 속에서 놀던 때가 / 그립습니다."
이원수 작사 홍난파 작곡의 ‘고향의 봄’ 가사입니다. 이 곡의 가사를 쓴 이원수는 이 글을 14세 때 썼다고 합니다. 고국을 떠나 먼 타향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 온 이민자들에게 이 곡은 애국가보다 더 많이 불려지는 노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10대의 청소년 시절에 고향의 봄이 그리워 ‘개나리’라는 시를 지어 본 적이 있습니다. “오는 봄 생각하며 그 날을 생각하며 / 냇가의 개나리 / 그 노란 순정을 따서 / 가만히 물 위에 흘려보내면 / 오는 봄 조용히 깊어만 가고 / 내 마음은 먼 곳에 가고 없어라!” 
봄이 오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내내 숨죽이고 있던 생명들이 한껏 기지개를 켜는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입니다. ‘봄’이라는 계절의 이름은 어떤 연유에서 붙여진 이름일까요?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몇몇 자료들을 찾아보았는데 이런 재미있는 어원적 의미들이 있네요.
먼저 한자의 봄인 춘(春)은 뽕나무 상(桑)자와 해를 뜻하는 날 일(日)자가 합해져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다사로운 봄 햇살을 받아 뽕나무에 새움이 돋아나는 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봄 춘(春)자가 왜 뽕나무와 연결 되었을까를 행각하니 중국대륙을 횡단하는 실크로드 이곳 저곳에는 뽕나무를 가꾸고 누에를 쳐 비단을 생산하는 지역이었기에 뽕나무에 새 생명이 움트는 모습을 바라보며 봄을 생각했던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겠지요.
영어에서 봄이라는 ‘Spring’은 원래 돌 틈 사이에서 맑은 물이 솟아 나오는 옹달샘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는 ‘솟아오른다.’는 의미로 땅을 뜷고 새 움이 나오고, 죽은 듯 앙상한 가지에 파란 새 순과 꽃망울이 터져 나오며,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만물이 뛰쳐나오는 계절인 봄을 뜻하는 말로 정착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절기의 이름에 얼음을 녹이는 봄비가 온다는 우수(雨水)와 얼음이 녹아 깨지는 소리에 놀라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뜻의 경칩(驚蟄)이 ‘春’이나 ‘Spring'의 뜻과 그 맥을 같이 합니다. ’Spring'이 용수철이라는 이름으로도 사용되는 것도 그 튕겨져 솟아나오는 힘을 상징하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면 순수한 우리말의 ‘봄’은 어떤 의미의 어원을 담고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봄(春)’은 ‘보다(見)’라는 동사의 명사형인 ‘봄’에서 온 것으로 보는 견해입니다. 우수를 지나 봄이 오면 얼어붙었던 땅에 생명의 힘이 솟아 추운 겨울 내내 숨어 있던 생명체들을 “새로 본다.”는 뜻으로 ‘새봄’이란 준말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봄은 우리가 무엇을 본다거나 아니면 무엇인가 보인다는, 즉 보는 것과 연관을 갖고 쓰게 되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니 봄이 되면 겨우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또 그것들을 보는 때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겨울 내내 앙상한 가지만 있던 나무에 푸릇푸릇 잎이 돋아나면서 보이지 않던 잎 새가 보이고, 메마른 가지에서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 꽃이 보이고 또 그 꽃을 보는 계절이 바로 봄입니다.
구약성경 이사야 44:3-4절 말씀에 보면 하나님의 백성들을 회복시켜 주실 축복의 말씀이 기록 되어 있습니다. “나는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며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며 나의 영을 네 자손에게, 나의 복을 네 후손에게 부어 주리니 그들이 풀 가운데에서 솟아나기를 시냇가의 버들 같이 할 것이라”(For I will pour water on the thirsty land, and streams on the dry ground; I will pour out my Spirit on your offspring, and my blessing on your descendants. They will spring up like grass in a meadow, like poplar trees by flowing streams.)
하나님께서 목이 마른 자에게 물을 주시고, 마른 땅에 시냇물이 흐르게 해 주기고, 성령을 부어주시고 복을 부어 주시면 그 복을 받은 사람들이 시냇가의 버들잎이 솟아나는 것 같이 생명력 있게 회복될 것이라는 말씀인데 여기 ‘솟아나기를’이라는 말을 영어성경(NIV)에서 ‘Spring up"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봄을 연상케 하는 구절 아닙니까? 영적인 봄날의 회복이 있을 것을 약속하시는 말씀입니다. 봄 모든 것들이 솟아나는(spring up) 계절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모든 것이 새롭게 회복되고, 생기를 다시 찾고, 역동 하는 생명력을 다시 얻는 영적인 회복의 봄이 찾아 왔으면 좋겠습니다. 
봄이 오고 있습니다! 겨우내 한껏 움추려 있던 어깨를 펴고, 가슴을 펴고, 어둡게 내 팽개쳐 놓았던, 꼭꼭 닫아 놓았던 마음의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따스한 봄날의 햇살을 맞이합시다. 그리고 그 창문 너머로 고개를 내밀어 ‘spring up’하며 솟아오르는 꽃망울들을 바라보고, 새순들을 바라보고, 겨우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바라보고,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바라보며, 이 봄날 새삼스럽게 모든 것이 깨어나고 회복 되며 춤추는 새봄의 찬란한 축제를 만끽하면 좋겠습니다. Spring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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