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과 안건에 둘러싸여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미국 대통령. 그에게도 `숨통을 틔울' 친구 한둘은 필요한 모양이다.

23일 AP통신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이런 '절친'이 둘 있다. 시카고의 사업가 마티 네스빗과 에릭 휘태커 시카고대학병원 부원장이다. 휴가 때면 오바마는 이들을 불러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농구와 골프를 하며 대통령 업무의 부담을 잠시나마 내려놓는다. 지난해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는 오바마와 함께 노르웨이에도 다녀오는 등 공식 일정까지 함께 할 만큼 친밀하다.

이들 `시카고 친구' 두 사람과 오바마의 인연은 오바마의 무명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휘태커와는 하버드대에서 만나 함께 농구를 하던 사이였고, 네스빗의 가족은 시카고에서 오바마의 이웃에 살았다. 오바마는 지난해 오하이오주(州) 일간 콜럼버스 디스패치와 인터뷰에서 네스빗과의 우정을 이야기하면서 "우울하거나 즐거울 때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은 매우 귀중한 일"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전임 대통령들은 어떨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는 자신이 주지사로 있던 아칸소에 친구가 많다. 텍사스에서 정치 경력을 쌓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역시 상무장관을 지낸 돈 에번스를 비롯해 `텍사스 친구'가 여럿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에번스를 가리켜 "로라(부인)가 곁에 있는 것 같다"면서 그를 "나를 잘 알고 내게 기꺼이 의견을 주며, 마음속에 나의 최대 관심사를 품고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고 평했다.

뉴욕대학의 대통령 사학자 폴 라이트는 "대통령 주위에는 안건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는 (대통령직이라는) 어려운 업무에서 벗어나 재충전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대통령 절친'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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