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다니는 크리스챤들에게 부활이란 기쁜 소식입니다. 새로운 생명, 영원한 생명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은 복잡하고 힘든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소망이 되고 오늘을 인내할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매년 부활 주일 새벽 덴버의 교회들이 모두 함께 모여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그 부활이 바로 우리들에게도 주신 선물임을 감사하는 예배를 드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부활이 불편한 진실임을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활을 경험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먼저 죽음을 경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빈 무덤은 피흘리며 죽어가신 예수님의 십자가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올 해 이 부활의 불편한 진실이 더욱 마음에 사무치는 이유는 한 청년 부부의 외롭고 고독한 싸움 때문입니다.
3년 전 덴버에 살던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은 꿈을 품고 덴버 대학교에서 국제학을 공부하던 그 청년은 어느날 목회자로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습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꿈꾸며 준비해왔던 모든 것을 포기하고 목회자의 길을 간다는 것은 그에게 참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내와 함께 고민하며 기도하던 이 청년은 진정한 세상의 변화는 바로 나의 작은 헌신과 섬김에서 시작된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닫고 목회자가 되기 위해 신학교에 지원합니다. 동부의 아이비 리그 대학교에서 입학허가를 받은 후 또 한 번의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진정한 목회자의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곳이 과연 어디일까를 기도하던 이 청년은 모든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 대신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남부의 한 신학교에서 목회자로서 훈련을 받기를 결심합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걷기를 원했던 이 청년 부부에게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일어납니다. 어느날 갑자기 임신 4개월이었던 아내가 몸이 아파 병원을 갔는데 급성 바이러스 감염으로 아이가 유산이 된 것입니다. 뿐 만 아니라 건강이 급속도로 악회되면서 아내는 뇌사 상태에 빠집니다.  혈압이 떨어지고 온 몸이 수축되기 시작하고 손과 발의 세포가 죽어가면서 감염의 위험이 커지자 의사는 손과 발을 절단해야 아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분적으로 의식이 돌아와 약간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아내 대신 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청년은 결국 아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손과 발을 절단하는 수술을 하게 합니다. 30세 밖에 안된 아내가 이제 평생을 의수와 의족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현실 앞에 이 청년은 괴로와 하고 있습니다.
이 청년은 아틀란타의 콜롬비아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백성인 전도사이고 사지가 절단된 채 의식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생사를 오가고 있는 아내는 김신애 사모입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부부였지만 이 소식을 듣고 도대체 어떻게 위로를 해주어야 할 지 막막했습니다. 욥의 경우를 들며 이 환난이 지나가면 정금같이 연단된 모습으로 하나님께 쓰임 받을 것이라고 위로하겠습니까? 이 상황을 통해 믿음의 인내를 통해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라고요? 이런 아픔을 겪어봄으로 앞으로 비슷한 고통을 당한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게 해주실 것이라고요?  모두 맞는 말이지만 그들에게는 왠지 공허하게 들릴 것 같았습니다. 부활의 소망과 기쁨을 갖기에 지금 겪고 있는 십자가의 아픔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죽음의 고통이, 아니 죽을 수도 없는 현실이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빛으로 오셨던 예수님이 십자가의 고통속에 죽으셨을 때 세상은 어둠과 절망에 싸이게 됩니다. 아무리 둘러봐도 빛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절망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김신애 사모와 백성인 전도사를 생각하며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의 곁에 있어주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말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는 것입니다. 위로와 격려의 편지와 선물을 통해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 어둠과 절망의 시간 속에서 세상이 그들을 버렸다 해도 하나님은 그들을 끝까지 사랑하시며 함께 해주실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부활의 아침을 기다리는 어둠 속에 살고 있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  부활은 분명 불편한 진실입니다. 그러나 이 불편함이 다 지나가면 부활의 기쁨이 나의 것이 되리라 믿습니다. 그 날이 올 때까지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인내하십시오.
[백성인 전도사와 김신애 사모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개인적으로 위로와 격려의 손길이 되어 주기를 원하시는 분은 백성인 전도사 후원을 돕고 있는 콜롬비아 신학교의 강제철 전도사 (817-718-4204) 또는 덴버한인교회의 김동욱 목사 (303-717-0279)에게 문의해 주십시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