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로 표현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신약성서의 출발이자 서양미술사에게 가장 중요한 소재 중의 하나다. 교회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종교화가 필요했기 때문에 화가들에게 의뢰를 많이 했다.
서양 미술사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는 밤을 소재로 한 최초의 작품이 코레조(1490~ 1534)의 ‘거룩한 밤’이다.
‘거룩한 밤‘은 빛과 그림자 처리에서 당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 신약성서 누가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 탄생이야기를 묘사했다.
아우구스투스의 법령에 따라 로마 제국에 살고 있는 모든 베들레헴 출신자들은 호구조사에 응해야 했다. 요셉과 마리아는 로마 제국의 인구조사에 응하기 위해 나자렛에서 베들레헴으로 떠났다. 요셉은 다윗왕의 자손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베들레헴에 도착했지만 그곳 여관이 모두 차서 방을 구할 수가 없었다. 진통을 느낀 마리아는 결국 방을 구하지 못한 채 아기를 낳았고 아기를 짐승의 여물을 담는 구유에 뉘였다. 어두운 밤 마리아의 해산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천사들은 합창을 하고 목동들은 경배하며 동방박사들이 찾아온다. 누가 복음서에서 구유를 명백히 밝힘으로써 예수가 탄생한 곳이 마구간임을 암시했다.
코레조는 마구간에서 마리아가 해산한 직후 아기 예수를 들여다보고 있는 장면을 표현했다. 그의 이 작품은 빛을 통해 주제를 한층 더 깊이 표현했다.
이 작품에서 빛은 예수 탄생의 기적을 상징하고 있으며 빛은 화면 왼쪽에서 해산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의 분주함과 화면 오른쪽 아기 예수 탄생의 고요한 환희 사이에 중심 역할을 한다.
화면 왼쪽 위에 천사들이 보인다. 누가 복음서에 따르면 천사들은 밤새워 양을 지키고 있는 목자들에게 나타나 주를 찬양했다. 이 작품 속의 천사들은 구름을 타고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다. 막 태어난 아기 예수는 구유에 누워 빛을 받아 환하게 빛나고 있다.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젊은 성모 마리아는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화면 오른쪽 아기 예수의 탄생을 지켜보고 있는 하녀는 빛에 눈이 부셔 아기 예수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그 옆에 있는 하녀는 화면 앞 왼쪽에 있는 목자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목자의 지팡이는 그가 한밤중에 아기 예수의 탄생을 보기 위해 바쁘게 왔음을 암시한다. 그 옆에 있는 양치기 개는 구유에 코를 대고 있다.
하녀의 뒤에 있는 기둥은 아기 예수에게서 나오는 기적의 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한다. 또 화면에는 희미하게 보이나 성모 마리아 뒤에 요셉이 당나귀와 함께 있다.
코레조의 이 작품은 이탈리아 중북부 레지오 넬 에밀리아 시에 있는 산 프로스페로 성당의 한 개인 예배당의 제단화로 제작되었다. 코레조는 부드럽고 직설적인 표현기법을 사용해 독창적인 양식을 발전시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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