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민주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가장 먼저 타도되어야 할 사안은 사대주의였다. 좌경세력과 반정부 세력 등이 현 정부에 맞서 항상 부르짖는 것이 바로 사대주의였다. 미국의 보호 아래 살고 있는 대한민국, 미국에 큰소리 한번 칠 줄 모르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고, 이것이 현 정권을 반대하는 가장 큰 빌미가 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스스로 사대주의를 인정하는 사례들이 발생했다.

       이달 초 한국 검찰은 최근 구원파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서울 용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교회의 총본산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성의 금수원도 함께 압수수색 대상에 올랐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계 회사 임원들이 교회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이에 신도들 수백명은 정문 앞에 진을 치고 시위를 했고, 본인들의 차량으로 진입로까지 막아 경찰, 검찰, 기자단의 출입을 봉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교회 측은 이같은 검찰 수사가 종교 탄압이라고 반발한다. 하지만 이는 구원파라는 종교가 아니라 세월호 침몰사고의 중심에 서있는 해운사의 대표를 조사하는 것일 뿐, 종교탄압과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검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교회 뒤에 숨어 조사를 회피하고 있는 유 전회장이야 말로 종교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 전 회장 일가는 영장이 발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두절되거나 행적이 묘연하다. 그런데도 구원파 신도들은 집회를 열고 지난달 25일에는 급기야 백악관 청원사이트에까지 글을 올렸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은 선박결함과 선원들의 잘못된 대응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기독교 복음침례회를 탄압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왜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 올려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한국 내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에 대해 미국의 판단과 의견이 필요한 것일까. 이들이야말로 잘못된 사대주의에 젖어 미국이 옳다면 옳고, 그르다면 그르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러한 모습은 우리 국민 스스로가 미국의 식민 지배를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지난 11일에는 한 미주여성 포털사이트가 주축이 되어 뉴욕 타임스 지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진실을 밝히라”라는 제목으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는 광고를 냈다. 이로 인해 재미교포를 포함한 대한민국 국민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NYT 일요일자 19면 전체에 실린 이 광고는 “300명 이상이 여객선에 갇혀 있었지만 단 한 명도 구조되지 못했다”면서 부제로 “왜 한국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분노하는가”라고 적었다. 광고는 한국 정부가 적절한 비상대응책을 취하는데 실패했으며 관련 부처 간 협력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고 있다. 또 광고에서는 한국 정부가 미국 해군과 민간 잠수 전문가들의 지원 의사마저 거절했다면서 이러한 잘못된 구조형태는 박근혜 정부의 지도력 부재, 무능, 직무태만을 보여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광고가 무슨 의미인지 필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이런 광고를 뉴욕타임즈 지에 냈어야 하는 것일까. 한국 사람이 조국인 대한민국을 욕하는 광고를 전세계를 상대로 대대적으로 낸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광고를 내기전에 한번쯤은 생각해야 했었다. 나도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 한국 정부나, 해경, 해군의 행동에 절대 만족스럽지 않다. 그러나 일부 재미교포들이 자신들의 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미국 신문에 광고를 냈다. 하지만 이는 국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이들이 원하는 대로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 광고가 미국 최고 유력 일간지에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대한민국 정부를 폄하하면서, 국가 존재 자체를 부끄러워하는 광고 내용이다. 그렇다면 그 광고가 나간 뒤 대한민국이 이들이 원하는 나라로 바뀌었을까? 그리고, 그들이 비난한 박근혜 정부가 아니었다면 세월호 희생이 줄어들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어려울 때 서로 위로하지 못하고, 망신스러운 광고를 낸 교포를 탓하거나 욕하는 이들만 늘어났을 뿐이다. 한국의 정치인 또한 그 나물의 그 밥이기에 다른 정권이었다고 해도 위기 대응방법에는 별반 차이가 없었을 것이다. 단지, 이번 경우는 거금을 들여 모국을 욕하는 광고를 내는 비상식적 국민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을 뿐이다. 한국 내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미국에 살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시키는데 일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라망신을 시키는데 앞장선 광고 게재 관련자들에 대한 비판의 글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이 뉴욕타임즈와 같은 매체를 통해 한국의 부정적인 면만 낱낱이 공개했다는 사실은 미국 국민에게, 미국 정부에게 무언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미국에게 뭔가를 기대하는 것일까. 이또한 그릇된 사대주의이다. 미국에서 9.11테러사건이 일어났을 때 한국에 거주하던 미국인들은 한국 신문에 미국을 비난하는 광고를 싣지 않았다. 왜냐면 그런 행동은 사고 수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국가와 국민간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14일 현재, 아직 세월호에는 실종자가 23명이나 남아있다. 이런 와중에 몇 만달러나 되는 광고비를 미국인들에게 한국을 욕하는데 사용한 교포들이 과연 칭찬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차라리 힘들어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이나 혹은 미주 지역사회에서 한국을 홍보하는 행사에 한푼이라도 보태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아니면‘세월호 참사 희생이 헛되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온 국민이 하나 돼 새로운 선진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길 바랍니다. 우리가 항상 응원하겠습니다’라는 광고 문구였다면 국민들이 한마음으로 뭉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해외동포들은 일반 국민과는 다르다. 미국에 혹은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재외동포들은 개개인이 대한민국의 홍보대사나 마찬가지이다. 더이상의 ‘누워서 침뱉기식’ 의 행태는 사라지길 바란다. 온 국민이 힘들고 아플 때인 지금, 재외동포라도 자중하고 힘을 보태야 될 때가 아닌가 싶다. 민간 잠수부까지 희생되었다. 비난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조국 대한민국의 행보를 조금 더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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