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적정량’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아예 마시지 않는 것이 건강에 좋을까? 인체 건강을 고려한다면 결코 쉬운 답변이 아니다.
그 동안 적당량의 음주는 심장 건강에 좋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는 정설에 대한 믿음에 의문을 품게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과 알코올의 상관관계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달 29일 미국 WebMd 건강뉴스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는 “건강에 좋은 적당량의 알코올은 없다”고 밝혔다.
만약 알코올 섭취가 암 발병을 높이거나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할까?
포틀랜드 오레건 건강과학대학 심장전문의 마이클 샤피로는 “알코올을 얼마나 섭취해야 건강에 좋은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레드와인이 심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특별한 물질이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상관관계를 뒷받침할 뚜렷한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근 BMJ(영국의학저널)도 샤피로의 견해를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장이 더 건강하다는 것이다. BMJ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게재하며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음주량을 줄일 것을 권장했다. 또 다른 최근 연구에서도 와인 한두 잔 섭취는 심방박동 수를 불규칙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WHO는 1988년 알코올을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알코올은 구강·인두·후두·식도·직장·간·유방암 등 각종 암의 발병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음주 횟수가 많을수록 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 하루 두세 번 이상 음주를 즐기는 사람은 뇌 이상 및 경부암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5배 높다. 또, 하루 술 두 잔을 마시는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15% 많다.
남가주대학교(USC) 의과대 임상교수이자 종양학자인 캐리프레잔트 박사는 "알코올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며 "환자에게 알코올 섭취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암 발병 잠재적 위험요소를 가진 사람은 가급적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며 “해로운 음주 습관을 교정할 방법을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하루 한 잔, 남성은 하루 두 잔이 안전하다는 게 지론이다. 하지만, 아직 술을 배우지 않았다면 술병에 다가가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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