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 한구석에 깊이 스며드는 따사로운 햇살에 졸음을 부추기는 춘곤(春困)이 밀려드는 것을 보니 봄이 웬간히 짙어가는 것 같습니다. 벌써 잔디밭 모퉁이에서는 민들레 잎이 기다렸다는 듯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여지없이 짓뭉개는 인간의 살벌한 오만과 잔인함을 뛰어넘어 비범한 섭리로 다시 일어나 봄을 알리는 걸까요? 만가지 꽃 풀 속에서 아무런 교태도 부리지않고 다소곳이 일어나 새봄을 알리고 샛노란 꽃잎을 자랑하며 하얀나비를 유혹하는 민들레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다가옵니다.

돌이켜 보면, 고향의 양지바른 언덕에 이른 봄부터 오붓이 피어오르는 민들레를 그저 하찮은 들풀로만 여겨오다가 그 말린 뿌리가 포공영(蒲公英)이라는 한약방에서 위염이나 소화불량증 따위의 치료제로 쓰인다는 상식을 얻은 것은 한참 어른이 되어서이지요. 아침 해 뜰 무렵까지는 그저 파릇파릇한 이파리에 어찌보면 앙상하기까지도 한 10-15cm 길이의 갸름한 줄기만 보이고 꽃봉오리는 도대체 맺혀있는지 조차 분간할 수가 없다가, 해가 떠서 대지에 열기가 감돌기 시작하면 급기야 꽃술을 드러내며 노르스름한 꽃잎이 사방으로 퍼지기 시작합니다. 햇빛이 가장 강한 오후 2시경에는 꽃잎에 샛노란 물감을 가득 품어내면서 풀포기가 탐스럽게 살을 찌우다가 햇살이 걷히면 순간 꽃잎은 안으로 오그라들고 석양녘에는 신통하게 있던 곳조차 쉽게 알 수 없는 신비한 꽃이지요. 그리고 밤새 어두움속에서는 그 자태를 숨기고 있다가 새날이 되면 또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데, 실은 가만히 관찰해보면 눈에 띄지않는 습관의 연속임을 알 수 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보면 ‘사람이 훌륭하게 되는 것은 어떻게 태어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어떤 습관을 길들이느냐에 있다’고 말합니다. <파스칼>은 말하기를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완전히 파괴한다’라고도 합니다. 아무리 좋은 성품과 좋은 유전을 받아가지고 태어났어도 나쁜 습관에 물들게 되면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좋은 천성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는 말이지요. 바꾸어 말하면 아무리 나쁜 유전인자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좋은 습관을 익히면 좋은 사람이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책은 또 ‘습관은 성격을 형성하며 성격은 곧 운명이다’라고 정의하면서 ‘고로 습관은 인간생활의 최고의 길 안내자이다’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가만히 보면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나쁜 사람이 되는 것은 다 사람이 자기 습관의 열매를 따먹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은 어떤 습관을 들이느냐가 참 중요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이 나이 40정도가 되면 습관이 이미 완전히 굳어져서 바꾸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습관이 굳어지지 전에 좋은 습관을 선택하여 그 몸이 익혀야 한다는 것이지요. 몇일전 한국에서 입적하신 <法頂스님>은 평생 ‘무소유’의 삶을 습관화해서 많은 분들에게 귀한 교훈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다만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라는 말씀이 마음에 몹시 걸리기는 하지만요, 그런가하면 <김길태>라는 청년은 늘 거짓말과 성추행이 습관화되어 그렇게 몹쓸 짓을 하고 결국 인생을 망쳤습니다. 잘못된 습관이 그의 운명을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우리는 좋은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아버지, 좋은 엄마, 좋은 남편, 좋흔 아내, 좋은 자녀가 되는 것, 다 좋은 습관에서 오는 것이지요. “습관”이란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떤 행동이 반복되어서 하나의 생활이 되고 그것이 굳어져서 습관이 되는것이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나쁜 습관을 우리에게 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게 누구냐? 마귀라는 것입니다. 마귀가 우리에게 나쁜 습관을 줍니다. 그래서 멸망의 길로 나아가게 만듭니다. 그럼 좋은 습관은 누가 주느냐? 내가 좋은 습관을 갖고 싶어서 되는게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님이 우리에게 오셔서 좋은 습관을 길들이도록, 감사하는 마음을 주시고, 감사하는 언어를 하게 하시고, 사랑하는 마음을 주시고,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기도하는 마음을 주시고, 긍정적인 믿음의 말을 하게 하시고, 새벽에 일어나 깨끗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하시고, 우리의 모든 생활을 좋은 습관으로 나아가게 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수믿으면 ‘사람이 변했네’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게 습관이 바뀌는 것이지요. 신기하게 예수믿으면 나쁜 습관은 점점 사라지고 좋은 습관이 서서히 배어들어갑니다. 거기서 생활이 변하고, 인격이 변하고, 운명이 바뀝니다. 그래서 성경 고후5:17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독자 여러분! 새봄입니다. 3월은 농부들이 ‘갈아엎는 달’이라고 합니다. 갈아엎음에서 훈훈한 생기가 올라오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구습을 갈아엎고 새 습관을 가꾸지 않겠습니까? 올 봄도 잔디 한 구석을 뚫고 올라오는 민들레를 보면서 많은 상념에 젖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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