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말을 맞아 술자리 모임이 늘면서 치질 환자도 함께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월부터 2월까지 발생한 치질 환자 수가 가을철인 9월에서 11월까지 환자 수보다 약 50%가량 많았다. 술자리 모임이 늘면 치질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술 마시면 정맥 확장, 혈전성 치핵 유발

       대표적인 치질의 일종인 치핵은 항문 안쪽 혈관이 늘어나 혈관을 덮고 있는 점막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이중 기온의 영향을 많이 받는 혈전성 치핵은 겨울철 추운 환경에 항문이 장시간 노출될 때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정맥의 혈액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항문 부근이 아프고, 배변 시 피가 나며, 방치하면 나중에 자리에 앉지 못할 정도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치질의 주요 발병 요인에는 과로·스트레스·과음 등이 있다. 특히 송년모임 등을 이유로 추운 겨울에 술을 많이 마시면 정맥이 갑자기 확장되면서 혈관에 피가 몰려 혈액 찌꺼기가 뭉치는 혈전이 생기고 그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말려 나오는 급성 혈전성 치핵이 발생할 수 있다. 술자리에서 자주 먹는 안주도 치질을 악화할 수 있다. 맵고 기름지고 짠 고콜레스테롤 음식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고 항문을 자극해 치질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메디힐 병원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평소 혈전성 치핵이 작을 때는 배변에 지장이 없지만, 추운 날씨로 딱딱하게 굳거나 통증이 심해져, 조금이라도 불편하거나 같은 부위에 자주 재발하는 경우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치료하는 게 좋다"며 "최근 자동지혈기를 이용한 수술은 출혈과 통증은 적고 회복이 빨라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식이 섬유 섭취 및 온수 좌욕 도움


     겨울철에 발생하는 치질은 재발률도 높다. 치질 예방을 위해서는 물론, 치질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항문 주변을 항상 따뜻하게 유지해 혈액순화을 원활히 해야 한다. 술이나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야채와 과일 등 식이 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술자리에 참석해야 할 경우에는 가급적 공복에 마시는 것을 피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평소 변기에 10분 이상 앉아 있지 않는 배변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이나 신문 등을 들고 들어가지 않고 배에 과도한 힘을 주면 안 된다. 하루에 5~10분 정도는 온수좌욕을 해서 항문 주위의 청결상태를 유지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돼 급성 혈전성 치핵도 예방할 수 있다.
민상진 병원장은 "연말에는 며칠째 계속되는 술자리나 소맥 등 폭탄주를 원샷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술 문화로 치질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치질 환자 대부분이 질환 부위의 특성상 주변에 알리기 껄끄럽고 바쁘단 핑계로 치료를 늦추는데 치질이 계속되면 가려움을 동반한 항문소양증 등이 발생하여 불편함이 커지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한 진단과 수술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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