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수 없는 술자리가 많은 연말, 직장동료, 혹은 지인들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은 좋지만 과음은 자제해야 한다. 과음은 위나 간과 같은 장기는 물론, 구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적절한 대처 없이 음주를 즐기면 구강 내 염증 생겨

      술의 원료인 알코올에는 기본적으로 당분이 포함돼 있다. 특히, 와인이나 매실주 같은 과실주는 과당까지 들어 있어 당분 수치가 더욱 높다. 이런 당분은 치아에 얇은 막 형태로 남게 돼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이 달라붙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안주도 문제다. 국물이 있는 음식이나 무침류는 다량의 염분을 포함하고 있어 치주염을 유발할 수 있다. 질기고 딱딱한 육류나 건어물은 치아 마모뿐 아니라, 치아 사이에 잘 끼고 양치질을 해도 잘 빠지지 않는다. 특히 과음한 후에는 이를 닦지 않고 잠드는 경우가 많아 충치와 염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과음한 다음 날 잇몸이 퉁퉁 붓거나 피가 난다면 잇몸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진료를 받아 보는 게 좋다.

◆ 연말 술자리로부터 구강 건강 지키려면?

      연말 잦은 술자리에서 어떻게 구강관리를 해야 할까? 구강 건강을 위해 술자리에서 지켜야 할 행동을 소개한다.
첫째, 술은 지나치게 많이 마시지 않는다. 특히, 임플란트나 충치 등 치과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한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마셔야 한다면, 술은 적게 먹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면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 충치균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둘째, 안주는 육류나 딱딱한 음식보다는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먹는다. 오이나 당근 등 채소류는 당분이 거의 포함돼 있지 않고 섬유질은 씹을 때 치아에 붙은 음식물 찌꺼기를 닦아내는 역할을 하므로 구강관리에 도움된다.
셋째, 과음 후 속을 편안하게 한다는 이유로 일부러 구토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구토는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는 등 신체 건강에도 나쁘고, 치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구토 중에 넘어온 위산은 입속에 남아 치아를 부식시키고 산에 대한 저항력을 떨어뜨리며 잇몸 염증도 유발한다. 그러므로 되도록 구토를 하지 않고 속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좋고, 만약 구토를 했다면 위산이 치아를 깎아내리지 않도록 30분 정도 후에 칫솔질을 해야 한다.
넷째, 귀가 후 잠자기 전에 양치질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술에 취해 피곤하다는 이유로 그냥 잠자리에 드는 것은 충치나 잇몸병을 유발하는 행위다. 양치질과 함께 칫솔, 치간 칫솔, 치실 등 구강위생용품도 함께 사용하면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찌꺼기를 더욱 깨끗이 제거할 수 있다.
에스플란트치과병원 박준석 원장은 “겨울철은 기온이 낮고 일조량이 적어 우리 몸의 면역력이 크게 약화된 상태인데, 이럴 때 잦은 음주, 음주 후 이를 닦지 않고 잠드는 습관 등이 반복된다면 치아에 달라붙는 세균에 대항할 면역력도 떨어지게 된다”며 “평소 치아 건강이 좋지 않거나 과음을 자주 한다면 주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구강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하다면 스케일링 등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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