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새해를 맞이했습니다. 누구나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출발하는 책임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시간들을 보내게 됩니다. 그래서 새로운 각오로 결심도해보고 나 자신을 향해 각서도 써 보곤 합니다. 그러나 일 년을 다 지나고 보면 이러한 결심들이 “작심삼일”이 되고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멋지게 한 해를 보낼 수 있을까요?

     먼저 시작보다 끝이 아름다운 한 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구약 성경 전도서를 보면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고”(7:8)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인생은 모름지기 끝맺음이 좋아야 합니다. 하루의 마무리, 한 달의 마무리, 일 년의 마무리, 그리고 일생의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는 시작도 좋고 끝도 좋은 인생입니다. 금상첨화와 같은 인생이지만 이런 인생을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겠지요. 또 하나는 시작은 좋았는데 끝이 엉망진창인 인생입니다. 이런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시작은 미미하고 부족했고 좋지 않았는데 끝이 좋은 인생이 있습니다. 인생의 출발이 신통치 못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불리하기 짝이 없는 인생의 조건들을 정말 멋지게 극복하고 너무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감동적인 인생들이 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출발했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디서 어떻게 끝을 맺는가 하는 것입니다. 한 해의 출발이 신통치 못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출발해서 무엇을 이룰 수 있을까?” 걱정이 마음을 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인가 이루어 놓고자 하는 결심을 위해 성실과 땀을 투자하고 기꺼이 값을 지불한다면 좋은 한 해의 끝맺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참는 마음으로 한 해를 사시기 바랍니다. 역시 이어지는 전도서는 “참는 마음이 교만한 마음보다 나으니 급한 마음으로 노를 발하지 말라”(7:8,9)고 말씀합니다. 참지 못해서 일을 그르치고, 성급함이 화를 부를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징기스칸이 전쟁을 마치고 고국에 돌아와 있던 어느 날 이었습니다. 왕은 하루 동안 사냥을 즐기려고 숲으로 말을 달렸습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처럼 많은 사냥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 날은 더웠기 때문에 왕은 무척 목이 말랐습니다. 마침 바위 가장자리에서 물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왕은 말에서 뛰어내려 물방울을 받으려고 작은 은잔을 바쳐 들었습니다. 왕은 너무나도 목이 말랐기 때문에 더 기다릴 수도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마침내 왕이 잔을 입에 대고 마시려는 순간 왕이 아끼던 매가 잔을 쳐 떨어드렸습니다. 그리고 두 번씩이나 왕의 잔을 쳐 떨어뜨렸습니다. 순간 화가 난 왕은 그렇게도 아끼던 매를 한 칼에 쳐 죽여 버렸습니다. 목이 마른 왕은 물이 떨어지는 곳을 따라 위로 올라가서 샘을 찾았습니다. 마침내 샘을 찾은 왕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 샘 안에는 독이 매우 강한 커다란 뱀이 죽어 있었던 것입니다.참는 마음은 더 깊게 더 멀리 볼 줄 아는 마음입니다. 성급하고 조급하게 현상만 보고 평가하고 결론을 맺어 버리는 마음이 아닙니다. 일의 끝이 시작보다 낫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면 참는 마음이 생깁니다. 참는 마음은 고요히 하나님을 바라보는 데서 옵니다. 아무리 힘들도 고통이 와도 하나님의 궁극적 승리를 믿고 참아 낼 때 뜻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또한 과거에 발목 잡혀 한 해를 살지 마십시오. 전도서 기자는 계속해서 “옛날이 오늘보다 나은 것이 어찜이냐 하지 말라”(7:10)고 교훈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씀입니까? 과거를 묻지 말고 살라는 것입니다. 과거에 발목 잡혀 미래를 향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는 인생을 살지 말하는 것입니다. “아! 옛날이여”하며 과거만 추억하며 사는 인생은 발전도 없고 전진도 없고 성숙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과거 지향적이 아닌 미래 지향적인 삶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절대로 우리의 과거를 묻지 않으십니다. 기억도 아니 하신다고 했습니다. 과거에 집착하는 인생은 하나님과의 관계도 불편하고 사람과의 관계도 깊어질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인생의 목표는 지금까지가 아니라 지금부터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새 출발이요” 라는 차영섭님의 시 한편을 소개합니다.
“인생은 언제나 새 출발이요” 이 한 마디를 명심하고/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화사한 봄 날의 꽃밭에서도/ 발을 멈추지 말고 걸어 보시오. 하루 해 저물면 새벽이 오듯이/봄 가면 또 다시 새 봄이 오듯이/ 하던 일 끝나면 새로운 일 찾아오나니/ 그대여, 새벽을 맞이하고 새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의 겨울을 이겨 내시오. 일상이 똑같은 일 반복하는 것 같지만/ 똑같은 일이란 없는 것이오/ 내리는 비 헌 비 아니고/ 피는 꽃 헌 꽃 아니잖소/ 지나고 보면 최고 학부를 나와도/ 아는 게 없는 것 같고/ 열심히 일 했으나/ 남는 거 없는 것 같고/ 얼굴엔 세월의 이랑만이 굴곡진 것 같아도/ 삶이란 게/ 과거에 이어져 오늘에 살며/ 미래로 흘러가는 강물이라오. “인생은 언제나 새 출발이요”라는 말 한 마디/ 가슴 속에 새겨두고/ 반짝이는 삶 덧 없이 가기 전에/ 쉬지 않고 새롬의 귀한 손님/ 한마음 새 마음으로 맞이한다면/ 깊어가는 가을 어느 은행 나무 아래서/ 고이 물든 노오란 은행 잎 보며 미소 지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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