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분노로 인해 범죄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분노는 화를 참지 못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스로 분노를 조절할 수 없게 되면 무슨 일이든 일단 저지르고 만다. 분노가 가져오는 결과가 너무 크기에 바울은 이렇게 권면하고 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4:26-27). 분노는 하루만 계속되어도 죄를 짓게 된다. 마귀에게 틈을 주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분노는 일어날 수 있다. 분노를 억누를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 있어야 한다. 평상시 그 힘을 키워 놓지 않으면 분노할 일이 생길 때 조절이 되지 않는 것이다. 마음에는 쿠션이 있어야 한다. 쿠션이 깊을수록 어떤 외부적인 충격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마음에 쿠션이 없으면 작은 충격에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 밖에 없다. 똑 같은 말을 들어도 화가 나는 사람이 있고 웃으며 넘기는 사람이 있다. 똑같이 어려운 일을 만나도 내일에 대한 소망을 꿈꾸는 사람이 있고 남의 탓을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마음에 있는 쿠션의 차이 때문이다. 우리 안에 쿠션을 키우는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거룩에 대한 추구가 있어야 한다. 하나님이 자녀들에게 지속적으로 요구하시는 것이 바로 거룩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말씀은 구약과 신약에 계속 반복적으로 나온다. 매일 하나님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것이 거룩이다. 거룩한 사람이 되어갈수록 외부의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다. 다윗과 사울 중에 누가 거룩한 사람일까? 다윗은 끝까지 거룩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다. 그도 역시 실수도 하고 죄도 짓는다. 하지만 거룩에 대한 그의 삶의 태도는 결코 중단되지 않았다. 반면 사울은 힘도 능력도 지위도 다윗보다는 월등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거룩하게 살려는 마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윗은 분노를 통제할 줄 알았다. 분노 때문에 일을 저지르지 않았다. 그러나 사울은 모든 사건들을 분노로 처리한다. 그의 눈에는 모든 것이 못마땅하고 불만투성이였다. 하지만 거룩했던 다윗에게는 모든 일이 감사요 하나님의 은혜였다. 거룩하면 마음의 쿠션이 아주 커지는 법이다.

    두 번째 마음의 쿠션을 키우려면 풍부한 독서와 묵상이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살면서 책을 읽는 일이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다. 성인들은 하루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평균 4시간이다. 물론 필요한 정보를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선인의 인생 지혜가 담겨있는 독서에 비할 바가 아니다. 책은 우리 마음을 가라 앉힌다. 책에는 고요함이 있다. 깊은 생각을 요구한다. 마음의 쿠션을 키우려면 책을 가까이 할 줄 알아야 한다. 한 달에 한 권만이라도 꾸준히 책을 읽다 보면 분노도 조절할 줄 아는 힘이 우리 안에 만들어질 것이다.

    세 번째 날마다 겸손의 우물을 깊게 파는 것이 마음의 쿠션을 키우는 길이다. 강과 바다가 온갖 시냇물의 왕이 될 수 있는 것은 자신을 낮추기 때문이다. 교만한 마음에는 절대 물이 고이지 않는다. 내 생각만 하지 상대방을 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겸손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한다. 받아들일 줄 안다.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을 상대로 화를 내는 사람은 없다. 내 말을 안 들어준다고 생각하기에 화가 나는 것이다. 하지만 겸손해지려면 무던히도 애를 써야 한다. 마음의 쿠션이 그냥 커지는 것이 아니다. 겸손이라는 인생의 우물을 날마다 파 내려가는 고된 영혼의 노동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 나타난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은 겸손의 우물이 있는 곳으로 모이게 되기 때문이다.

    네 번째 길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니다. 그래야 마음의 쿠션이 커지고 넓어지는 것이다. 영국은 한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졸업하는 모든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치른 시험 성적 통지표를 보내면서 편지를 동봉했다. 시험 점수에만 연연하지 말라고 격려하는 내용이었다. “함께 보내는 시험 결과를 확인해 보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한 여러분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시험은 여러분을 특별하고 독특하게 해 주는 것 모두를 평가하지 못합니다. 이번에 받은 성적이 여러분에게 뭔가를 말해 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성적이 모든 것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받은 성적은 그냥 즐기도록 하세요. 다만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훌륭해지는 데는 많은 길이 있다는 것을.” 시험이 우리 인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수많은 평가 방법 중에 하나일 뿐이다. 어떤 일에 실패했다고 우리 인생에서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한 길이 막혔을 때 여러 길을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기게 된다. 하나에만 집착하면 마음의 쿠션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쿠션을 키우려면 오늘 만이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쿠션을 키우려면 부정적인 말은 입 밖에 내지 않아야 한다. 마음 쿠션의 품질은 그 사람의 ‘언어’로 평가가 된다. 내 마음에 쿠션이 자라고 있다면 내가 하는 말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 지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늘 부정적인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있다. 어떤 일에도 좋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늘 안 되는 쪽만 생각한다. 마음에 쿠션이 거의 없는 사람의 모습이다. 비난과 부정의 말은 세상의 악을 불러들이는 문고리와 같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불신이 싹트게 된다. 하지만 감사와 긍정의 말은 세상의 모든 선을 우리의 인생 가운데 불러오는 문고리와 같은 것이다. 마음의 쿠션을 키우려면 비난과 부정의 말이 점점 감사와 긍정으로 바뀌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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