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온몸이 나른하지~”
생명이 약동하는 봄이 되면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있다. 특히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심하게 봄을 탄다. 봄철 건강법은 솟아오르는 봄기운에 맞춰 기운을 끌어올려야 한다. 한의학에선 봄을 ‘발진發陳’이라고 한다. 발진이란 묵은 것을 떨치고 솟아난다는 의미다.

봄이 되면 외부 기온이 올라가면서 몸속 신진대사가 빨라진다. 겨울철 체력 소모가 지나쳐 기운이 부족하다보니 에너지 대사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피로를 느끼게 된다. 이른바 춘곤증이다.

50대 이상 장년층 춘곤증 앓기 쉬워
광동한방병원 문병하 대표원장은 “겨울철에 낮이 짧아지면 인체의 신진대사가 줄어든다.”며 “봄에 낮이 길어지면 신진대사가 왕성해져야 하는데, 인체가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춘곤증”이라고 설명했다.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나타나는 자연스런 신체반응이라는 얘기다.

평소 과로하거나 운동량이 부족한 이들이 춘곤증에 시달린다. 또 추위를 많이 타고 소화기 계통이 좋지 않거나 예민하고 불규칙한 식습관과 수면습관을 가진 이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는 “체력이 떨어진 폐경기 여성이나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일하는 50대 이상 내근직이 춘곤증을 겪기 쉽다.”고 말했다.

증상은 몸이 나른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게 대표적이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피로감을 잘 느끼며, 식사 후 졸음이 잘 오고 입맛이 떨어진다. 소화불량, 긴장성 두통이나 현기증도 생길 수 있다. 아침은 양기가 부족한 시간이라 평소 기가 허한 사람은 일어나기 힘들 수 있다. 점심시간 후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식곤증에 시달린다.

춘곤증을 떨쳐버리고 활력 넘치는 몸과 마음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氣는 생명활동의 근본이 되는 에너지다. 기가 충만하다는 것은 인체 내부의 에너지가 지나치거나 부족함이 없어 인체 기능이 원활하게 유지되는 상태다. 평소 수면리듬과 생활리듬을 깨지 않는 선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햇볕 쬐며 산책하고 매일 운동하라
운동을 하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피로에 대한 저항력도 높아진다. 문 원장은 “숙면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밤늦은 시간을 피해 체조와 스트레칭을 동반한 가벼운 운동을 하면 춘곤증이 예방된다.”며 “겨울철 굳어 있던 몸을 이완하고 근력을 키워주는 조깅, 에어로빅, 수영, 줄넘기, 자전거 타기, 산책이나 등산 등을 일주일에 적어도 3회 이상 30분씩 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이때는 스트레칭이나 보건체조 같은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하는 게 좋다.

과격한 운동은 금물이다. 겨울동안 피하지방이 쌓여 있고 근육이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오히려 더 피곤하므로 자기 능력보다 지나쳐선 안 된다. 상쾌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약간 땀이 나는 유산소 운동을 하면 기분 전환이 된다.

직장인들은 점심식사 후 햇볕을 쬐면서 가벼운 체조와 산책을 하면 좋다. 오후 2~3시 체조시간을 정해 매일 반복하면 업무 능력도 높아진다. 주부들은 집안에만 있지 말고 햇볕을 쪼여 양의 기운을 보충하는 게 좋다. 대지에서 싹이 움트는 기운을 몸 안에서 느끼도록 움직이라는 얘기다. 봄은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다. 몸과 마음이 자연에 순응해 뻗어나갈 수 있도록 야외활동을 늘리는 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운동도 실내보다 야외에서 하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평소 쓰지 않던 근육을 움직여 체형을 바로잡는 요가나 필라테스도 권할 만하다.”며 “업무가 산더미처럼 쌓인 직장인들은 ‘운동할 짬이 없다’고 하소연하는데 운동도 일로 생각하고 우선순위에 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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