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가장 쉽고 빠르게 유창해지는 방법 -1


    한국에서 순수 독학으로 영어를 습득했고, 오랫동안 미국에서 어학 공부를 하고, 가르치며, 관찰하고, 연구한 나의 경험에 의하면 가장 쉽고 빠르게 유창한 영어를 습득하는 방법은 최대한 모국어 습득과정에 근접하도록 하는 것이다. 조기유학을 하든, 이민을 하든, 독학을 하든, 특수 교육을 받든, 모국어 습득과정에 근접한 방법을 활용한 사람일수록 영어는 그만큼 더 쉽게,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더 유창해진다. 또한 모국어 습득과정에 없는 방법을 활용한 사람일수록 영어는 평생 동안 수 만 시간을 고생해도 입으로 나오지 않는다. 모국어 습득과정에 이것 저것 짬뽕으로 곁들인 사람들은 그만큼 어렵게, 늦게, 어눌하게 영어를 습득한다. 따라서 영어교육 및 학습의 핵심 과제는 최대한 모국어 습득과정에 근접하는 방법을 개발 및 적용하는 것이다. 모국어 습득과정에는 근본적으로 말을 공급하는 과정이 있고, 말을 모방하며 배우는 과정이 있고, 말을 하는 과정이 있다. 여기서 공급되는 말은 수준에 알맞는 주어진 환경의 문맥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지극히 실용적인 말이다. 또한 말의 속도변화와 크기, 제스쳐 및 모방할 수 있는 기회가 함께 공급된다. 바로 이것이 유창한 말배우기를 쉽고 빠르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본다.

    한국의 영어교육이 번번히 실패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모국어 습득과정에 버금가는 가깝고 친한 사람들의 말이 없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말의 공급이 없기에 말배우기 과정이 있을 수 없으며, 결과적으로 말하기 과정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그나마 말을 공급한다는 관점에서 요즈음 대세를 이루고 있는 패턴영어 또는 미국 드라마, TV 및 영화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공급되는 (사실 말이라고는 인정될 수 없고, 영어보다 한글 또는 한국어가 훨씬 더 많은 해설 중심의) 영어는 수준과 문맥 및 실용적 차원의 기준에서 볼 때 모국어 습득과정에서 공급되는 말의 수준과 문맥 및 실용적 차원의 기준에 전혀 가당치 않기 때문에, 어렵기만 할 뿐, 효율적인 말배우기 과정이 이루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영어교육이 성공하려면 학생들에게 가깝고 친한 사람들의 말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또한 학습자로서 한국에서 영어공부에 성공하려면 무엇보다도 가깝고 친한 사람들이 하는 말을 찾아나서야만 한다. 학습자의 수준과 환경에 적합하고, 속도를 달리할 수 있고, 소리를 모방할 수 있고, 해설은 필요할 때만 활용하여 최대한의 몰입이 가능해지는 그런 말의 소스를 찾아서 정복해야만 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에 온다고 해서 그런 환경이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효율적인 영어교육을 위하여 BTM은 몇 가지 중요한 작업가설을 세우고, 그것을 근거로 교재와 학습도구, 평가 프로그램 및 교습법을 개발하였다. BTM의 작업가설을 종합해보면 모국어 습득과정에 최대한 근접한 방법을 활용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이 다섯 가지의 조건은 영어를 공부하는 모든 학습자들에게 반드시 적용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유창한 영어회화능력은 반드시 습득될 수밖에 없고, 누구든지 영어의 굴레를 쉽게 벗어날 수 있다.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문법, 수능, 토익, 토플, 비지니스 영어 등 모든 굴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절대로 영어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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