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시를 중심으로 해서 요즘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오로라시의 시장인 스티브 호건이 한국과의 인연이 깊다. 그의 부인인 베키 호건은 한국 입양아 출신이다. 4년전 쯤인가 필자는 우리 기자 그리고 스티브 호건 시장 내외 이렇게 넷이서 밥을 먹은 적이 있다. 얼핏보면 키 큰 백인 아저씨여서 한국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전형적인 미국인 같아 보였지만, 아내 때문인지 우리 반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한국에 대한 그의 애착도 남달랐다. 이번에 오로라시는 한국의 성남시와 자매도시 결연 재체결 추진위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호건 시장의 부인인 베키 호건씨가 맡았다. 사실 오로라시는 지난 1992년에 처음 성남시와 자매도시로 결연을 했지만 그다지 활성화 되지 못하고 지금까지 두 도시는 멀뚱멀뚱 시간만 보냈다. 그러다 지난 5월 호건 시장 내외가 성남시를 깜짝 방문하면서 성남시와의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성남시는 이미 한국의 실리콘 밸리로 급부상한지 오래다. 오로라시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국제 도시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도시이다. 이 두 도시가 정말 친자매처럼 만나고 교류할 수 있다면 우리로서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한인사회에 대해 지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또 한사람의 정치인은 마이크 코프만 연방하원의원이다. 사실 이 코프만 의원은 마치 친구같다. 그만큼 그는 지난 몇년동안 한인사회에서 행사가 열릴 때마다 여느 한인 단체장들 보다도 참석율이 높은 사람이다.

    지금 이곳 콜로라도에서 코프만 의원만큼이나 우리 한인사회에 관심을 가져주는 정치인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는 한인 정책자문회를 만들어 한인사회의 애로점을 직접 들어왔다. 이번에 그가 추진하고 있는 법안을 자세히들여다 보면 한인 이민자들을 위한 내용들이 중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한인들이 주로 받는 투자비자인 E-2 관련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는데, 미국내에서 E-2로 체류신분을 변경했을 경우에도 한국과 미국간의 출입국을 자유롭게 하자는 것이 골자다. 현행법으로는 미국내에서 체류신분을 변경하게 되면 한국으로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한인들 중 약 15%가 E-2 신분으로 체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에게는 적지 않은 숫자이긴 하지만, 코프만 의원의 입장에서는 크지 않은 숫자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 이민자들의 고충을 풀어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의 모습이 고맙기도 하다. 사실 이 E-2에 관련된 사항은 코프만 의원이 한인 정책자문회의를 구성해 한인사회에서 실질적으로 해결되었으면 하는 현안을 듣고 세심하게 준비해온 사항이다. 우리 주변을 살펴봐도 미국에서 신분을 변경했을 경우 한국 방문이 쉽지 않아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형제에게 변고가 생겨도 한국에 갔다오는 것이 불가능하다. 신분을 포기하면 모를까. 코프만은 미국 내에서 E-2 를 받더라도 본인과 가족 그리고 18세 이상 자녀들도 자유롭게 출입국이 가능하도록 E-2 비자법이 개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코프만 의원이 지지하는 이 법안이 연방의회에 상정되고 통과까지 된다면 이또한 우리에게는 참으로 잘된 일이다.

     현재 호건 시장과 코프만 의원은 이 외에도 한국전 참전용사비 건립에 대해서도 적극 후원을 해주고 있다. 이 곳에 살면서 특정 정당과 관련없이 이렇게 한국과 한인사회에 관심을 가져주는 미국 정치인이 있으면 참 반갑다. 세계 지도에서도 손가락만한 크기밖에 안되는 한국에 대해 우리 국민보다도 더 아낌없는 관심을 보태줄 때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오로라시에서 추진 중인 한국전 참전용사비 건립건과 코프만 의원이 지지하고 있는 E-2 비자 관련 법안 개정을 위해 제임스 맥기브니 명예영사, 락키마운틴 라이온스 클럽의 박수지씨와 이승우 회장 등 한인사회의 몇몇 리더들이 함께 힘써왔다. 지난 몇년동안 이들이 밑그림을 잘 그려 놓았으니, 이제는 한인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이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누가 연결되어 일을 성사시켰느냐를 따져서 한인사회를 분열로 이끌려는 사람들의 조짐이 보인다.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는 함께 일을 안하겠다는 심보다. 하지만 안으로 싸우는 것과 대외적으로 힘을 모아 이룩해야 하는 것들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여세를 몰아 세계지도에서 동해를 살리고, 일본과 미국의 역사책에 나오는 일본 침략의 역사를 바로잡아 대한민국 국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과 한인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치인을 찾는 일에도 주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아져야 한다. 이것이 미국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리고 성남시와 자매결연 재체결을 위해 필요한 봉사자들의 모집에도, 이번 주말에 열리는 스몰 비즈니스 세미나와 같은 지역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한인사회가 늘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주류사회에 알려줄 필요가 있다. 작년에 코프만 의원측에서 E-2 비자 관련법 개정이 한인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주변 반응이 별로인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사석에서 얼핏 들은 적이 있다. 정작 당사자인 우리가 시큰둥하다면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노력해준 코프만 의원이나 호건 시장 내외에게 오늘은 한인사회의 한사람으로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지금이 바로 콜로라도 한인 이민 역사상 주류사회로부터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일명 ‘한인사회의 전성시대’일 수 있다. 이때를 놓치지 말자. 모든 일에는 피드백이 중요하다. 우리가 작은 관심이라도 보여주면 그들은 분명 더욱 신나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힘없는 우리를 대변할 모든 친한파 정치인들에게 힘을 보태야 한다. 그리고 앞장서서 일해주는 동포사회의 일원에게도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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