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이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아주 친숙하다. 독일의 대표적 자동차 그룹으로 폴크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부가티, 람보로기니, 포르셰 등 12개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자동차 그룹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에는 전 세계에 504만대의 차를 팔아 토요타를 제치고 판매량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업체로 부상하기까지 했다. 일반적으로 디젤차는 연비도 좋고, 힘이 뛰어난 반면 배기가스가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은 ‘고연비, 친환경 디젤엔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전세계적으로 대대적인 선전을 했다.‘클린 디젤’이라는 말은 다른 자동차 업체에서는 감히 쓰지 못하는 폴크스바겐만의 브랜드네임이 될 정도였다.  하지만 폴크스바겐이 그렇게 자랑하던 ‘클린 디젤’은 ‘희대의 속임수’로 판명이 되었다. 차량을 테스트할 때는 배기가스 배출 억제 시스템을 가동하다가 일반 주행 중에는 억제 시스템이 꺼지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탓이다. 이 때문에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 농도가 미국 환경기준보다 많게는 40배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폴크스바겐 디젤 엔진의 문제점은 민간환경단체의 2년여에 걸친 끈질긴 추적 끝에 규명이 되었다. 하지만 폴크스바겐 측은 지난 1년간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문제가 되는 차량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제서야 폴크스바겐은 소프트웨어 조작 사실을 시인하기에 이른 것이다. 독일의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이 안겨준 충격은 전세계적으로 핵폭탄급이었다. 정확과 정직의 대명사가 독일 기업이다. 선명성을 가지고 유럽을 주도해 가는 독일에 대한 이미지 추락도 얼마나 큰지 모른다. 뛰어난 기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독일의 대표적 기업이 벌인 희대의 사기극이라는 결론에 이 사건을 보는 모든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이 사건이 터지자 폴크스바겐 주가는 이틀 만에 34%가 떨어지는 역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백억 달러가 넘는 순자산이 사라지고 만 것이다. 주가가 떨어지는 것만이 아니다. 미국 환경 보호청은 당장 48만대에 달하는 디젤 차량의 리콜 명령을 내렸다. 향후 최대 18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한다. 빈터콘 폴크스바겐 회장은 공개 사과를 하고는 곧바로 회장직에서 사임을 했다. 거짓말이 가져온 참극인 것이다. 폴크스바겐 같은 거대한 기업이, 정직과 신뢰로 명성을 쌓아온 회사가 왜 이런 거짓말을 했을까? 세계 자동차 업계 1위를 달성하기 위한 맹목적 질주 때문이었다고 진단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폴크스바겐의 목표는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였다. 그리고 지난 해 2,025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게 된 것이다. 더 나아가 올 해 상반기에는 자동차 판매 수에서도 도요타를 제치고 명실상부한 최고 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이런 성공이 기만과 거짓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는 데는 1,2년도 걸리지 않았던 것이다. 맹목적 질주는 앞만 보고 무조건 달리는 것을 말한다. 한시라도 상대방보다 더 빨리 가야 하는 강박관념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잘못된 목표의식 때문에 일단 멈춤 신호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빠른 것만 목표가 되면 거짓말이 자연스러워진다.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양심을 저버리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빠른 길보다는 바른 길을 가야 한다. 사실은 4년 전 배기가스 조작에 대한 문제가 폴크스바겐 내부에서 제기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회사가 정해 놓은 목표를 이루는데 방해가 되는 것은 어떤 의견도 용납되지가 않았던 것이다.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 그때 솔직히 고백을 하고 배기가스 조작 장치를 쓰지 않았더라면 이런 비극은 맛보지 않았을 것이다. 빠르게만 가려다가 바르게 가는 길을 놓쳐버리고 만 것이다. 잠언에는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7가지의 죄악이 나타난다. “여호와의 미워하시는 것 곧 그 마음에 싫어하시는 것이 육 칠 가지니 곧 교만한 문과 거짓된 혀와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손과 악한 계교를 꾀하는 마음과 빨리 악으로 달려가는 발과 거짓을 말하는 망령된 증인과 및 형제 사이를 이간하는 자니라”(잠6:16-19). 이 7가지 죄악 가운데 두 가지는 직접적인 거짓과 관련이 되어 있다. 거짓말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철저하게 단절시킨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악의 소굴이 된 것은 거짓으로부터 시작이 된 것이다. 사탄이 하와에게 거짓을 말할 때 이미 죄악의 수문이 열린 것이다. 그 날 이후로 사탄은 바쁘게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영혼과 마음에 거짓을 속삭여오고 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거짓에 감염이 되고 말았다. 100여년 전 도산 안창호 선생은 거짓이 망국의 병이라고까지 진단을 했다. 일본과 이완용이 나라를 망하게 했다고 원망할 때였다. 그때 안창호 선생님은 이렇게 외치면서 다녔다. “죽더라도 거짓을 없애라. 꿈에라도 거짓을 말했거든 통회하라. 우리가 일본에게 망한 것은, 일본도 아니요. 이완용도 아니요. 거짓말을 하는 우리 자신이외다.” 남을 탓하고 환경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부터 정직해야 한다. 정직해서 비록 손해가 난다 할지라도 그 희생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도 다 눈 감고 가는데 나만 혼자 정직한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거짓은 점점 커지도록 되어 있다. 결국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것도 작은 거짓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죽더라도 거짓을 없애는 것이 우리 사회도 살리고 가정도 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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