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 꼭 마쳐야 하는 숙제들을 지난 일주일동안 다했다. 한국에서 돌아오자마자 2016 콜로라도 한인 업소록 제작을 마무리 지었고, 기념으로 쫑파티까지 했다. 제작진들이 모두 업소록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포커스 업소록 제작은 작년보다는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작업에 들어가보니 작년만큼이나 힘들었다. 즐거운 비명이라고 해야 할까, 올해는 포커스 창간이래로 최다 광고를 수주한 까닭에 예년에 비해 제작기간이 2주정도 지연되었다. 이는 많은 독자와 광고주들이 그만큼 포커스 신문사를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하다.

      매년 변경되는 비즈니스 리스팅을 하나하나 컴퓨터로 작성하고, 일일이 전화해서 확인하는 작업도 만만찮았다. 리스팅 전화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한 업체에 4번이나 전화를 시도한 적도 있고, 전화번호가 팩스로 되어 있어 통화가 되지 않을 때에는 팩스로 답변을 원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막바지에 이르러서는 밤10시에 전화를 걸어서 “늦게 전화해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를 하며 확인 작업을 마쳤다. 물론 이는 업소록 책에 정확한 리스트를 싣기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이긴 했지만 업체들은 당황했을 수도 있겠다 싶다. 업소록 마감 날짜를 잡아놓고 필자가 한국을 급하게 방문하는 탓에 한국에서도 푹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업소록 작업을 이어가야 했던 것이 개인적으로 약간 아쉽기는 했지만, 광고 디자이너와 제작진 그리고 발 빠르게 협조해준 광고주들 덕분에 매년 해야하는 숙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교정을 보다가 너무 많은 수정사항을 지적한 동료에게 오히려 눈치를 주면서 적당히 하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일에 지친 것은 알지만 “그래도 이왕 하는 것이니 정확하게, 잘 나오도록 해야 하지 않겠냐”며 서로를 격려하며 교정을 봤다. 이런 동료들이 있었기에 해낼 수 있었다. 또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던 주변 분들이 있었기에 힘든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다. 이렇게 정성스레 만들어진 업소록은 현재 제본을 마치고 LA행 선박에 올랐고 한달후 미국에 도착할 것 같다.

      이번 2016년 한인 업소록에는 두 가지의 큰 특징이 있다. 첫번째는 ‘업체 이름 가나다 순 목차’ 부분이다. 비록 이 부분을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지만 업체 이름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찾는 업체가 어떤 섹션에 들어있는지 불분명할 경우, 이름만으로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올해로 벌써 세번째 시도인데 업소록을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섹션이기도 하다. 두번째는 표지 모델이다. 이번 업소록의 슬로건은 “Bravo Your Life”이다. 단순한 광고책이라는 이미지를 던져버리고, 한인사회에 힘찬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함이다. 이 슬로건에 걸맞게 표지 사진은 지난 10개월동안 한인사회에 있었던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사진들을 엮어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제 한인업소록은 한달정도 기다리기만 하면 될 것이고, 포커스의 또 하나의 숙제는 어린이 문화축제였다. 지금까지 포커스는 ‘신문사는 영리 목적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환원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 아래 지난 9년을 버텨왔다. 그래서 포커스 신문사는 매해 청소년과 어린이, 즉 26세 이하 한인 2세들을 위한 행사를 기획해 왔는데 지난주 토요일에 열린 ‘콜로라도 어린이 동요대회’가 그 중 하나였다. 동요대회는 2년마다 개최되어 오고 있는데, 이번에 참가한 학생들이 28명이나 되어 깜짝 놀랐다. 4년전 첫해에 비해 수준도 한참 높아졌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정직한 평가였다. 포커스 문화센터에서 개최하기 때문에 장소 대여료에 대한 부담도 덜했다. 지금까지 포커스에서 자체적으로 대회 비용을 지출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이곳저곳 한인사회 대표 업체들이 성의를 표시해 주어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미국에서 한국 동요를 배울 수 있는 시간과 동기는 무척 제한적이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바로 동요대회인만큼, 이 대회가 훗날 부모와 아이들을 이어주는 징검다리가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함께 부모들의 노력이 돋보인 행사였다. 자녀들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평생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 주어서 감사하다는 한 학부모의 인사가 가슴에 와닿았다.

     이렇게 정해진 숙제를 마치고 한가지를 더 결정했다. 이번주부터 주간 포커스가 120면으로 페이지를 늘렸다. 지난 2014년에 96면에서 104면으로 증면되었고, 넉달전에 112면으로, 그리고 이번주부터 120면으로 포커스를 읽을 수 있다. 콜로라도의 대표 한인 주간신문으로서, 신문 기사의 70%를 자체 제작하는 역량을 키웠다. 한국, 미국, 월드, 연예 뉴스 등은 인터넷을 통해서 언제나 접할 수 있는 기사이기 때문에 콜로라도 뉴스섹션에 더욱 비중을 둔만큼 한인 독자들이 신문을 읽는 자부심도 커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처럼 포커스는 올 한해 업소록 제작, 동요대회 개최, 지면 확장, 라디오방송 시작, 순회영사 업무와 건강검진 그리고 각종 지역행사 등을 지원하면서 한해 과제들을 마무리지으려 한다. 내년에도 물론 이런 숙제들은 늘 안겨질 것이다. 때로는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겠지만 언제나 A+라는 점수를 받기 위해 11명의 주간 포커스 직원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 주간 포커스의 발전을 위해 든든한 격려와 함께 거침없는 채찍질도 부탁한다. 근거없는 왜곡과 비난보다는 정확한 기사로서 한인 커뮤니티의 횃불이 될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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