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짚어본 2016 방송가

      2015년에는 ‘쿡방’ 열풍이 불며 셰프들이 부각됐고, 터보와 클릭비 등 추억의 스타들이 돌아왔다. 드라마 ‘용팔이’와 ‘펀치’, ‘리멤버’ 등 사회악에 맞서는 드라마가 각광받았고, 월드스타 싸이가 새 앨범을 냈다. 힙합이 신주류로 떠오르는 사이 아이돌 양대 산맥인 빅뱅과 엑소가 맞붙었다. 하지만 모두 과거지사다. 유행에 민감하고 쉽게 싫증을 느끼는 대중의 시계는 빨리 간다. 2016년을 맞은 대중의 시선의 모으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이름값 높은 스타가 나서야 한다. 반갑게도 대중이 기다려온 스타와 잘 차려진 콘텐츠들이 대기 중이다.
◇‘언니’들이 돌아온다
2015년 방송가는 ‘남초 현상’이 강했다. 주요 예능 MC는 대부분 남성이고, 드라마 역시 남자 캐릭터 위주였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영애, 고현정, 송혜교 등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대거 안방극장에 컴백한다. 송혜교가 KBS 2TV ‘태양의 후예’로 포문을 열고 이영애와 고현정이 줄이어 연기 활동을 재개한다. 이영애는 100% 사전 제작 드라마인 SBS ‘사임당, 더 허스토리’의 타이틀롤을 맡아 ‘대장금’ 이후 12년 만에 신작 드라마를 선보인다. 그의 복귀는 아시아 시장을 넘어 ‘대장금’이 수출됐던 미주, 유럽, 남미 등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고현정은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로 3년간의 공백을 깬다.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노희경 작가의 신작이라 두 사람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탈 지상파, 유재석-강호동의 실험은 성공할까?
지상파 출연을 고수하던 MC계의 쌍두마차인 유재석과 강호동이 지난해 종편행을 택한 것은 지상파와 비지상파 간 경계를 허무는 시발점이 됐다.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있듯 두 사람의 영향력은 2010년 전후와 비교해 다소 약화됐다. 이 때문에 이들이 진행하는 종편 프로그램의 성패가 향후 두 사람의 위상을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이 각각 진행하는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과 ‘아는 형님’은 아직 프로그램의 성패를 논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상반기 중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종편에 진출한 두 사람이 아직 도전하지 않은 영역인 케이블채널 예능 진출 여부도 관심사다.
◇HOT-젝스키스, 팬들은 기다린다
지난해 초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열풍은 1990년대를 주름잡은 가수들을 다시 무대 위로 끌어올렸다. 그 결과 한시대를 풍미한 그룹 터보와 클릭비가 각각 15년, 13년 만에 원년 멤버들이 뭉쳐 활동을 재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열기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원조 아이돌 그룹인 HOT의 다섯 멤버는 이미 재결합 프로젝트에 동의하고 최적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고심 중이다. HOT의 유일한 대항마였던 6인조 젝스키스 역시 컴백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각 그룹의 측근들은 “개인적 친분으로 자주 만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하지만 많은 팬들이 그들의 컴백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또한 이적과 김진표로 구성됐던 2인조 패닉의 재결합 역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쿡방’ 바통, ‘집방’이 잇나?
여전히 쿡방은 강세다. 단기간에 쿡방이 좌초될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지난해 쿡방의 인기가 상승하며 명맥을 유지하던 육아 예능의 기세가 꺾였듯, 우후죽순 격으로 생긴 쿡방의 피로도를 씻어 줄 대안이 필요하다. ‘집방’이 하나의 대안으로 손꼽히고 있다. 방송가가 새 옷을 갈아입을 채비를 갖췄다. 지난해 예능 시장의 주류였던 ‘먹방’과 ‘쿡방’의 피로도가 증가하면서 주택 개조를 소재로 삼은 신규 예능 프로그램이 대거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른바 ‘집방’이다. JTBC ‘헌집 줄게 새집 다오’와 MBN ‘오시면 좋으리’, 채널A ‘부르면 갑니다, 머슴아들’과 tvN ‘내 방의 품격’ 등이 건축이나 인테리어 변경이라는 소재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하고 있다. 아직까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대중의 관심사로 편입되면 언제든 쿡방의 대체재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
◇열 살된 tvN, 주류가 되다
본격 엔터테인먼트 채널을 표방하며 론칭됐던 tvN이 어느덧 열 살이 됐다. tvN은 이에 걸맞은 드라마 라인업을 준비하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미 노희경, 김지우 등 작가를 영입했고, 숱한 한류 드라마를 집필한 모 작가 역시 올 하반기 tvN에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고현정 외에 김혜수, 김혜자, 이제훈 등도 줄줄이 tvN 드라마 출연을 결정하며 달라진 채널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tvN의 모기업인 CJ E&M은 최근 유명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매니지먼트 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등 사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드라마사업부를 분사시켜 새로운 사업모델을 갖추는 것도 논의 중이다.

‘의리남’ 김보성, 로드 FC 격투기 무대 선다

       배우 김보성(50)과 개그맨 윤형빈(36)이 올해 나란히 격투기 무대에 선다. 로드 FC가 5일 발표한 연간 계획을 보면 김보성은 3월 또는 5월에 로드 FC에서 종합격투기 데뷔전을 치른고, 윤형빈 역시 7월 또는 9월에 로드 FC에서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의리 파이터’로 불리는 김보성은 지난해 6월 로드 FC와 정식 계약을 맺고 파이터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김보성은 자신의 파이터머니 전액을 소아암 환우 돕기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윤형빈은 2014년 2월 9일 열린 ‘로드 FC 014’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매치에서 타카야 츠쿠다(일본)에게 1라운드 TKO승을 거둔 바 있다. 종합격투기 데뷔전 승리 이후 로드 FC 경기에 계속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던 윤형빈은 방송활동을 하면서도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 FC는 오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샤오미 로드 FC 028’을 시작으로 올해 중국 5회, 한국 4회, 일본 1회 등 총 10회 대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홍만(36)과 아오르꺼러(21·중국), 명현만(31)과 마이티 모(46·미국)가 각각 격돌하는 무제한급 4강 토너먼트는 오는 3월 5일 서울 장충체육관, 혹은 4월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송대관 KBS 출연정지 해제‘가요무대’ 출연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사기 혐의를 벗은 가수 송대관이 지상파 TV에 복귀하게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송대관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KBS별관에서 진행된 KBS 1TV ‘가요무대’ 녹화에 참여했다. 소송에 휘말린 직후인 2014년 10월 KBS와 MBC 등에서 방송 출연 정지 처분을 받은 후 1년 3개월 만이다. 이 날 대기실에서 문화일보 취재진과 만난 송대관은 “‘가요무대’에 오랜만에 출연한다”며 “여긴 고향과 같은 곳이라 기분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송대관은 이 날 직접 가사를 쓴 ‘세월이 약이겠지요’를 부르며 녹슬지 않은 가창력을 과시했다. ‘이 슬픔 모두가 세월이 약이랍니다’와 같이 자신의 현재 상황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가사를 담은 노래를 들으며 방청객들은우레와 같은 박수가 송대관의 복귀를 반겼다. 그는 “지방 행사나 공연 등을 간간이 하고 있다”며 “이렇게 대중 앞에 서서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 날 ‘가요무대’에는 송대관의 절친한 동료인 태진아도 출연했다. 태진아는 송대관과 같은 대기실을 사용하며 그를 응원하고 격려했다. 힘든 개인사를 겪은 후 좀처럼 말문을 열지 못하는 송대관을 보며 태진아는 “좋은 기사를 많이 써달라. 그래야 더 힘내서 열심히 노래부르며 되살아날 것”이라고 당부했다. 송대관은 아내와 함께 토지개발사업에 투자하라며 지인인 양모 씨 부부에게서 약 4억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지난해 항소심 재판부가 송대관의 무죄를 선고한 데 이어 11월 대법원이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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