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50위내 16명 가담

       테니스계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연루된 승부조작 의혹에 휩쓸렸다. 메이저대회 챔피언 출신 등 상위 랭커들이 줄줄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BC는 18일 “윔블던을 포함, 세계 최고 수준의 테니스 대회에서 승부 조작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는 증거가 담긴 테니스진실성위원회(TIU)의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BBC가 입수한 보고서는 9가지에 달한다. TIU는 지난 2008년 국제테니스연맹(ITF)과 남자프로테니스(ATP), 여자프로테니스(WTA)가 공동으로 만든 부패 방지 단체다. 지금까지 TIU의 승부조작 조사를 통해 다니엘 쾰러러(오스트리아), 다비드 사비치(세르비아), 안드레이 쿠만초프(러시아) 등 5명이 영구 제명되는 등 13명이 징계를 받았지만 이들은 대부분 하위 랭커였다. BBC에 따르면 최근 10년 안에 랭킹 50위 이내에 들었던 선수 가운데 16명이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돈을 받고 경기에서 일부러 져줬다는 것. BBC는 문건에 거론된 선수가 모두 70명에 달하지만 이들 16명이 핵심 그룹이며, 특히 최소 8명이 이날 개막한 호주 오픈에 출전하는 선수라고 전했다. 특히 16명 중에는 US오픈 우승자, 윔블던 복식 우승자도 포함돼 있다. 이번 호주 오픈에 참가하는 50위 이내 선수 한 명은 반복적으로 1세트에 경기 결과를 조작해 온 의혹을 받고 있다. BBC는 그러나 선수의 실명은 한 명도 공개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선수들은 메이저 대회가 열리는 기간에 자신의 호텔 방에서 승부 조작 제안을 받았고, 한 번에 최소 5만 달러(약 6100만 원) 이상을 받았다. BBC는 테니스 승부조작 사건의 배후에 러시아와 이탈리아 범죄 조직이 있다고 전했다. 국제 도박 조직의 연루는 이미 지난 2007∼2008년 ATP 자체 조사 때부터 거론됐다. 당시 조사에선 러시아와 이탈리아 시칠리의 도박 조직이 승부조작 의혹이 있는 72경기에 수십만 파운드 규모의 베팅을 했고, 윔블던만 따져도 3차례나 승부가 조작됐다고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따라 TIU에서도 28명의 선수에 대해 전면적인 윤리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이후로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았다고 BBC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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