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타이밍이다? 영화 캐스팅 역시, 타이밍이다. 배우의 가능성을 미리 알아보고 과감하게 베팅할 수 있는 안목. 그러한 감독의 선견지명은 때로 예상치 못한 ‘잭팟’을 터뜨리기도 한다.
송중기 ‘군함도’, 제복판타지여 다시 한 번
캐스팅의 기막힌 타이밍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가 바로 ‘군함도’다.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군함도’는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400여 명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송중기가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인기를 얻기 전에 출연을 확정한 작품으로, 영화는 드라마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됐다. 무엇보다 ‘군함도’는 아직 프로젝트 시작 단계. 송중기 카드를 더 다양하게 매만질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실제로 충무로에서는 ‘태양의 후예’ 인기를 타고, 극중 송중기의 비중이 커질 것이란 예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영화에서 송중기는 독립운동의 주요 인사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하는 독립군 박무영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제복 판타지’에 불을 지필 심산이다. 황정민, 소지섭과의 호흡도 기대를 더하는 부분이다. ‘군함도’ 영화 촬영지인 춘천시 또한 신바람이 났다. 송중기로 인해 춘천이 대표적인 한류 관광지인 ‘제2의 남이섬’(2002년 ‘겨울연가’ 촬영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상승하는 분위기다. 특히 ‘태양의 후예’가 중국 본토에서 핵폭탄급 흥행 지진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군함도’는 중국 개봉에도 유리한 자리를 선점했다. ‘송중기발’ 후폭풍이 몰고 올 위력은 얼마나 될까. 기가 막힌 타이밍에 송중기를 미리 낙점한 류승완 감독의 최근 심정이 사뭇 궁금하다. 류승완 감독은 캐스팅도 역시 베테랑!
류준열, 충무로도 응답했다
류준열은 아마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최대 수혜자다. 그런 류준열에서 파생된 충무로 수혜자들이 꽤 된다. ‘응답하라 1988’ 제작진보다 류준열을 먼저 알아보고, 촬영까지 마친 영화들. ‘응답하라 1988’이 끝났을 때, 당장 대기 중인 류준열의 영화는 ‘로봇,소리’부터 ‘섬. 사라진 사람들’ ‘글로리 데이’까지 무려 세 편이었다. 류준열 출연 영화라는 점만으로도 이들은 홍보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렸다. 배급사들 역시 뜻하지 않은 류준열 효과에 어깨춤을 췄을 터. 하지만 이들 세 영화들도 류준열의 출연비중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로봇,소리’의 경우 류준열의 등장신은 단 한 번. “류준열 출연 장면을 슬로우 모션으로 돌려야 하나 고민도 했다”는 이호재 감독의 말은 괜한 엄살이 아니었을 게다. 그런 점에서 ‘응답하라 1988’ 인기에 가장 크게 응답받은 영화는 ‘글로리데이’다. ‘로봇,소리’ ‘섬. 사라진 사람들’과 달리 ‘글로리데이’는 류준열이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으로 그의 매력을 스크린에서 보다 오래 음미할 수 있다. 류준열 역시 제작보고회에서 “너무 좋은 영화들이 여러 이유로 세상에 못 나온다거나 주목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로 인해 ‘글로리데이’가 힘을 받을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도둑들’ 김수현, 마음을 훔치다
‘도둑들’은 캐스팅 선견지명의 효시격이라 할 만한 작품이다.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 캐스팅 당시 떠오르던 신인 김수현을 ‘헐값’에 캐스팅, 촬영까지 마쳤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김수현이 스타덤에 오르기 전이었다. 영화 개봉 즈음의 김수현은 ‘도둑들’ 촬영 때의 김수현이 아니었다. 몸값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고, 많은 충무로 시나리오가 김수현을 향했고, 그가 가는 곳마다 팬들의 비명소리가 뒤따랐다. 가뜩이나 김윤석·이정재·김혜수·전지현 등 멀티 캐스팅으로 주목 받았던 ‘도둑들’은 김수현이 몰고 온 열기까지 더해져 뜨겁다 못해 펄펄 끓어올랐다. 아쉬운 점이라면, 김수현이 맡은 신출내기 도둑 잠파노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 줄타기 전문 도둑 예니콜(전지현)을 짝사랑하는 잠파노는 전지현의 매력을 빛내주는 조연급 캐릭터로, 급기야 영화 중간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불운을 맞기도 했다. 이에 ‘도둑들’ 제작보고회 당시 최동훈 감독은 “영화 촬영이 끝난 후 김수현 씨가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인기 절정에 올랐다”며 “수현 씨가 잘 돼서 매우 기뻤는데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수현 씨 분량을 더 많이 찍어둘걸’ 후회했다”고 털어 놓기도. 하지만 다른 배우들은 촬영분량이 어느 정도 편집이 된 반면 김수현은 촬영분량 대부분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개봉했으니, 모든 게 김수현 덕은 아니었겠지만, 영화는 거짓말처럼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실제로 영화 개봉 당시, 극장에서는 김수현이 등장하는 장면 장면에서 여성 관객들의 탄성이 흘러나왔다. 극중 김수현은 전지현의 데뷔 후 첫 키스 상대로 나무랄 데 없을 만큼 박력 넘쳤고, 때론 섹시했고 때론 순정이 넘쳤다. 곤룡포를 벗고 드러낸 반전 팔근육은 관객을 향한 일종의 보너스! 김수현 효과는 ‘도둑들’ 곳곳에서 결실을 맺었다.

‘태양의후예’ 아메리카 대륙이 들썩

        미국에 유통된 한국 드라마 중 최고의 수출액(미니멈 개런티 기준)을 기록한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북아메리카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글로벌 TV사이트 비키(viki.com)의 세계 최신작 50여편 가운데 조회수 1위에 올랐다. 32개 언어로 자막 서비스 중이며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 동시에 더빙, 서비스할 계획이다. 미국 방송사와 스튜디오를 통해 리메이크도 추진하고 있다. 유건식 KBS아메리카 대표는 뉴시스와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과 중국 못지않게 미국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다”며 “공적으로든, 사적으로든 만나는 사람마다 남녀노소 없이 ‘태양의 후예’를 이야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드라마 서비스 사이트뿐 아니라 한인 여성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사이트인 미시USA(missyusa.com)는 ‘태양의 후예’ 이야기로 도배가 되다시피 한다.” 인기요인은 국내와 대동소이하다. “주인공인 송중기와 송혜교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진구과 김지원, 송중기와 진구의 케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탄탄하면서도 빠른 스토리 전개와 영화 같은 질감, 인류애에서 피어나는 커플들의 사랑이 적절히 배분된 것이 인기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브라질 등 남미 지역에서도 ‘난리가 났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인기가 매우 높은데, 유튜브 하이라이트를 통해 1차적으로 접하고 있으며 자막 없이도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비키에서 4주 독점의 조건으로 구매해 2월23일부터 2주간은 가입자 한정 서비스(SVOD)를 한 후 광고모델로 전환해 서비스하고 있다. 최신작 50여편 중 조회수 1위이며, 2016년 1분기에 한 달여 동안 가입자 한정 서비스를 했음에도 10위에 올랐다.” ‘태양의 후예’의 인기로 비키 1일 가입자 수는 400% 증가했고, 방문자 수도 5주 만에 1140% 늘었다. 현지에 한국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업체는 드라마피버(dramafever.com), 비키, 훌루(hulu.com) 등 미주 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곳과 온디맨드코리아(ondemandkorea.com), 티보(tivo.com)처럼 한인을 상대로 하는 곳들로 구분된다. 드라마피버와 비키 주요 이용자의 85% 이상은 비아시아계로 한류 콘텐츠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유 대표는 “‘태양의 후예’가 인기 있다 보니 드라마피버에서도 비키 독점기간 이후에 서비스하기 위해 구매를 했다. 온디맨드코리아, 쿨리, 바로TV 등 한인 상대 업체들도 별도의 비용을 지급하고 서비스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브라질로 출장을 다녀온 유 대표는 “KBS아메리카에서는 ‘태양의 후예’가 남미에서도 인기가 높기 때문에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 동시에 더빙을 해 남미 지역에서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킬” 계획이다. ‘태양의 후예’ 미국 리메이크도 추진한다. “방송 전부터 미국 방송사나 스튜디오를 상대로 ‘태양의 후예’ 리메이크를 위해 홍보를 했고, 방송되는 시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이 있다”고 귀띔했다. KBS아메리카는 앞서 드라마 ‘굿닥터’ 리메이크를 CBS스튜디오와 추진했고, 다시 한국계 배우 대니얼 대 김이 대표인 3AD와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터득한 네트워크과 노하우를 통해 ‘태양의 후예’도 미국에서 리메이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S 아메리카는 2004년 KBS의 현지법인으로 로스앤젤레스에 설립돼 북미와 중남미에 한국의 드라마와 각종 프로그램을 위성(디렉티비), 케이블, 지상파, 인터넷 VOD, 그리고 DVD를 통해 전파하고 있다.

“이미숙, 장자연 전 매니저와 전속계약 관계”주장

        7일 오후 서울동부지법 9호 법정(재판장 이홍주)에 출석한 검찰 측 증인 A씨가 탤런트 이미숙(57)의 전속계약 위반 소송에서 위증 혐의로 기소된 매니저 유모(36)씨는 "이미숙과 전속계약 관계"라고 주장했다. 앞서 탤런트 장자연(1980~2009)의 전 매니저인 유씨는 2014년 9월 이미숙과 더컨텐츠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계약 위반 소송에서 "이미숙과 전속계약한 적이 없으며, 에이전트 계약관계"라고 말한 것이 거짓으로 드러나 위증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증인 A씨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호야스포테인먼트에 소속됐던 배우다. A씨는 "당시 유씨가 호야스포에 이미숙, 송선미가 소속돼 있다고 과시했고, 방송가에 돌리는 소속배우 프로필 서류에도 이미숙, 송선미가 포함 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자 유씨 측 변호인은 이미숙의 프로필에 ‘전속 계약'이 명기돼 있었는지, 사무실에서 이미숙을 만났거나 이미숙의 전속 계약서를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A씨는 "둘 다 본 적은 없으며, 프로필에 ‘전속계약'이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A씨는 또 "유씨가 차를 태워주면서 이미숙의 차라고 말한 적이 있고, 호야스포 소속배우로 이미숙과 내가 함께 소개됐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양측이 신청한 증인 B, C씨를 받아들여 다음 변론기일에서 심문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4일 이미숙의 전 소속사인 더 컨텐츠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모(45)씨가 탤런트 이미숙(54)과 고 장자연의 매니저 유모(34)씨에 대해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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