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이 ‘어머니 날’이었습니다. 어떤 이는 무지 몽매한 인생들로 하여금 이 땅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배우도록 하기 위해 그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많이 닮은 어머니를 주셨다고 했습니다. 성경은 그 어머니, 그 아버지를 ‘공경하라.’고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부모 공경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부모의 말에 ‘순종’하는 것이 공경의 의미입니다. ‘자녀들아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에베소서 6:1)는 말씀에서 ‘순종’은 ‘잘 듣는다.’는 의미입니다. 청종적 순종입니다. 부모에 대한 기본적인 공경은 부모의 말을 잘 들어드리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부모님들이 연로해 지시면 옛날이야기를 참 많이 하십니다. 그리고 한 번 한 이야기도 금방 잊어버리시고 자주 반복하실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 듣는 자녀의 입장에서 ‘엄마, 한 얘기 왜 또 하고 그러세요? 이번에 들으면 백 번이예요?’라고 핀잔을 주고 오히려 나무랄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올바른 공경의 태도가 아닙니다. 백 번을 들었어도 또 하시면 처음 듣는 말인 것처럼 반응하며 들어드려야 합니다. 노인들이 옛날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은 자기가 살아 온 인생을 통합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님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내는데 도움을 주시기 위해 자녀들은 그분들의 과거 얘기를 잘 들어 드려야 합니다.

        모든 일에 순종하는 것이 부모 공경입니다. ‘자녀들아 모든 일에 부모에게 순종하라.’(골로새서 3:20) ‘모든 일’에 라고 했습니다. 자녀의 입장에서 보면 말이 되지 않는 것 같은 요구를 하는 막장 부모가 있을 수 있습니다. 못된 부모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구약의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이고 우리 예수님일 것 같습니다. 순전히 자녀의 입장에서입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은 백세에 낳은 아들인 이삭을 결박하여 재단에 올려놓고 죽여서 하나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했습니다. 자녀의 입장에서 보면 세상에 이런 부모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이삭은 아버지께 물었다고 합니다. ‘아버지, 하나님이 그렇게 하라고 하셨어요?’ ‘그래, 아들아.’ ‘그러면 그렇게 하세요.’하며 순순히 결박을 당했다는 것이죠. 이삭은 이렇게 순종했습니다. 못된 아버지의 요구에도 순종했습니다. 이삭은 성경에 등장하는 1등 효자입니다. 이것이 ‘모든 일’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 아버지께서 아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십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죽기까지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셨다고 했습니다. 최고의 효자는 예수님이십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부모님에 대한 ‘존경’의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올바른 공경입니다. ‘네 아버지 어머니를 공경하라.’(에베소서 6:2)는 말씀에서 ‘공경’이라는 단어에 포함된 의미 하나는 ‘존경’입니다. 부모에 대한 존경의 자세가 부모가 처한 환경이나 형편에 따라 달라지면 안 됩니다. 못난 부모든 잘난 부모든, 많이 배운 부모든 무식쟁이 부모든, 돈이 많은 부모든 가난한 부모든, 지금 건강한 부모든 병든 부모든 상관없이 존경의 태도를 가지고 대해야 합니다. 돈 없다고, 못 배웠다고, 병들었다고 구박하면 안 됩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그분들을 향한 존경과 감사와 한  없는 사랑의 마음을 가지고 대해야 합니다. 이것이 공경입니다. 중국 고사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효에는 세 가지가 있다. 가장 큰 효는 존경이요, 다음의 효는 욕을 돌리지 않는 것이요, 다음의 효는 봉양함이라.” 존경함이 효의 근본입니다. 

        지난 한 날 동안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고국을 떠나오며 제일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몸도 성치 않고 연로하신 어머니를 두고 오는 일이었습니다. 떠나오기 전날 귀국 인사를 드리기 위해 찾은 저에게 어머니는 딱 세 마디 말씀을 하셨습니다. ‘언제 가냐?’ ‘또 언제 오냐?’ 그리고 한없이 눈물을 흘리시며 ‘우리 아들 보고 잡아서 어쩔거나!’ 어머니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 드리며 ‘엄마 보고 싶어서 견딜 수 없으면 금새 달려 올께요.’하며 함께 눈물의 이별을 했습니다. 멀리 있다는 핑계로 효도 한 번 제대로 해 드리지 못한 아들입니다. 다시 덴버로 돌아와서도 못난 아들의 손을 꼭 쥐시고 눈물 흘리시던 어머니의 얼굴이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 중에 ‘어머니께 드리는 노래’라는 시가 있습니다. “어디에 계시든지 사랑으로 흘러 우리에겐 고향의 강이 되는 푸른 어머니. / 제 앞길만 가리며 바삐 사는 자식들에게 더러는 잊혀지면서도 / 보이지 않게 함께 있는 바람처럼 끝없는 용서로 우리를 감싸 안은 어머니. / 당신의 고통 속에 생명을 받아 이만큼 자라 온 날들을 깊이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의 무례함을 용서하십시오. / 기쁨보다는 근심이, 만남보다는 이별이 더 많은 어머니의 언덕길에선 하얗게 머리 푼 억새풀처럼 흔들리는 슬픔도 모두 기도가 됩니다.” 부모 공경하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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