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사망”

          승객과 승무원 등 66명을 태우고 지중해 상공에서 실종된 이집트 여객기 MS804기 잔해가 만 하루 뒤인 20일 이집트 해역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이집트 당국은 여객기 실종·추락 사고 원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지 주목된다. 하지만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집트 당국은 사실상 전원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이집트군 대변인 모함메드 사미르는 이날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해군과 수색팀이 이집트 북부 항구도시 알렉산드리아로부터 약 180마일(290km) 떨어진 해상에서 추락 여객기 잔해를 찾았다고 말했다. 사미르 대변인은 또 탑승객의 소지품도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집트군은 잔해 발견 해상에서 추락 사고 원인을 규명해 줄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찾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이집트와 공동으로 수색 작업을 한 그리스의 파노스 카메노스 국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시신 일부와 좌석, 1개 이상의 가방이 수색팀에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이집트군이 그리스와 공동으로 여객기 추락 당일 19일에 이어 이날 오전 이집트 수역인 지중해 동남부 일대에서 수색을 진행하던 중 이뤄졌다. 같은날 유럽우주국(ESA)은 “객기 추락 인근 해상에서 기름 유출이 위성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집트 당국은 또 이번 잔해 발견을 계기로 탑승자 전원이 숨진 것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렸다. 셰리프 파티 이집트 민간항공부 장관은 사고기 탑승자 가족·친척들에게 “생존자는 없다”고 통보했다고 일간 알마스리 알윰이 보도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피해자 가족에게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여객기의 정확한 추락 원인이 규명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추락 원인을 두고는 기체 결함, 테러리스트 공격, 조종사 과실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사고 원인을 밝혀줄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집트 검찰은 이번 여객기 추락을 정식 사건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영국 항공 전문가, 에어버스 기술진도 이번 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날 오전 카이로에 도착했다. 다만, 이집트 항공 관계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여객기가 기술적인 결함보다는 돌발 상황 또는 폭탄 설치 등 테러로 추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리스 국방부는 하루 전날 여객기는 추락 직전 갑자기 방향을 바꾸더니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직전 급강하했다고 밝혔다. 90도로 좌회전하고서 다시 360도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었고 고도도 1만1천582m 상공에서 4천572m로 떨어지고서 약 3천48m 상공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뒤 바다로 추락했다는 것이다. 여객기가 추락할 당시에는 폭풍과 같은 악천후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집트군은 여객기 조종사로부터 어떠한 조난신호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셰리프 파티 이집트 민간항공부 장관은 “기술적 결함보다는 테러리스트의 공격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파티 장관은 테러 가능성에 관해 구체적 설명을 내놓진 않았다. 이번 여객기를 공격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승객과 승무원 66명을 태운 이집트항공 소속 여객기 MS804기는 18일 밤 11시9분 파리에서 출발해 카이로로 비행하던 중 다음날인 19일 새벽 2시45분께 갑자기 레이더에서 사라진 뒤 지중해에 추락했다.

사자 우리서 자살 기도…구조과정서 사자 2마리 사살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한 동물원에서 자살하려고 사자 우리에 들어간 한 청년을 구하기 위해 사자 2마리가 사살됐다. 22일 라 테르세라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산티아고 동물원은 전날 사자 우리에 들어간 20대 남성을 공격한 사자 2마리를 사살했다. 페라다로 알려진 20살 남성은 사자 우리 지붕으로 올라간 뒤 많은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거벗은 채 밧줄을 타고 3마리의 사자가 있는 우리로 내려갔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침입 경보가 울리자 동물원 구조대가 현장에 즉각 도착했다. 사자들은 처음엔 남성을 거들떠보지 않았지만, 남성이 성경 구절을 반복적으로 외우면서 한 마리를 붙잡자 공격하기 시작했다. 동물원 구조대가 공격당하는 남성을 구하기 위해 먼저 호스로 물을 뿌리면서 사자들을 제지했다. 이후 남성 몸 위로 올라타 목을 물어뜯자 수컷과 암컷 사자 2마리를 향해 발포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마취제가 말을 들으려면 4분이 걸리는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 인명 구조를 위해 발포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살된 사자 2마리는 20년 넘게 동물원에 있어 우리도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사태가 진정된 후 남성이 쓴 유서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다. 목과 허벅지를 물려 크게 다친 남성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받고 있다.

네덜란드, 문 닫은 교도소를 난민 거주지로 재활용

         네덜란드에서 범죄율 하락으로 폐쇄된 교도소들이 난민들의 임시 거주지로 활용되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지난 19일 보도했다. 네덜란드에서는 2007~2014년 사이 범죄율이 23% 감소하는 등 강력 범죄가 줄고 법원이 선고하는 형기도 짧아지면서 지난해에만 19개의 교도소가 폐쇄됐다. 네덜란드 정부는 폐쇄된 교도소를 호텔로 개조하거나, 인접 국가인 벨기에와 노르웨이에 교도소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재활용해 왔다. 지난해에 약 6만명의 난민이 몰려들자 이번에는 폐쇄된 교도소를 난민을 위한 임시 거주지로 만들었다. 타임은 "네덜란드 서부 도시 하를럼의 퀘펠교도소 등 과거 교도소였던 12개 시설이 난민들의 임시 거주지로 쓰이고 있다"며 "난민 수천명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임시 거주지에 들어오게 된 난민들은 이곳에서 망명 신청을 받을 때까지 최소 6개월간 머물 수 있으며, 원하는 시기에 나갈 수 있다. 난민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네덜란드어를 공부하고 자전거 타기를 배우며 시간을 보낸다고 타임은 전했다. 일각에선 난민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지만, 이곳에 거주하는 한 시리아 난민은 "이곳에 거주하는 것이 무엇보다 안전하다"며 "범죄자가 없어 감옥이 빈 나라야말로 지구 상에서 가장 살기 안전한 곳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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