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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독학으로 영어습득하기 - 나의 이야기
단어 바꿔치기로 쓰기 시작한 일기
2016년 06월 30일 (목) 06:30:54 이철범 btmschool@focuscolorado.net
        영어 일기를 쓰기 시작한 것도 우연한 동기에 의한 것이었다. 이처럼 회사를 다니면서 생활영어와 대역 소설 읽기를 겸하여 공부를 한 지 약 22-23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우체국에 갔을 때였다. 즉석에서 영어로 엽서를 써서 보내는 사람을 보게 된 것이었다. 즉석에서 영어 엽서를 써서 보내는 그 사람이 정말 대단하게 보였다. 나도 영어를 저렇게 즉석에서 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여자 친구를 사귀고 있었다. 일기를 영어로 쓰면 데이트 내용이 쉽게 노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내가 중학교 시절 군에 입대한 친척 형님댁에 심부름 갔을 때의 경험 때문이기도 했다. 그 형님 집에 갔을 때 방은 텅 비어 있었고, 마당에는 일기장 하나가 을씨냥스런 초겨울의 썰렁한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그 일기장에는 영원히 잊혀지고 묻혀야 했던 은밀하고 적나라한 내용이 장장이 적혀 있었다. 당황스러웠던 경험이었다. 그래서 추가로 시작한 것이 영어 일기 쓰기였다.  오랫동안 일기를 쓰겠다는 생각으로 아주 두터운 고급 대학 노트를 구입하였다. 퇴근 후 저녁을 먹고 8시부터 12시까지 네 시간 동안 애를 써서 쓴 첫 일기는 고작 네 줄이었다. 그동안 읽은 책에서 보았던 표현들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이책 저책 찾아서 원하는 표현을 찾은 다음, 단어를 바꿔치는 방법으로 쓴 일기였다. 외부 환경 중심의 토막 생활영어에서 익힌 표현들은 별로 도움이 안 되었다. 2-3개월 지나자 자주 반복되는 표현들은 저절로 써지고, 새로운 표현들도 비교적 쉽게 써지기 시작했다. 거의 똑같은 일상의 생활이었기 때문에 일상의 일과를 기록하는 식의 일기는 많이 쉬워졌다.

       당시 낮에는 회사를 다니고, 틈나는 시간과 밤에는 기술 고시와 영어공부를 하던 때였다. 한편으로는 철학서를 읽고 주말 밤이면 깊은 산속에서 사색하며 스스로 삶의 정의를 내리고자 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철학에 관심이 생겨 돌연 고시를 포기하고 대입 준비를 하게 되었다.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대입 준비를 하는 동안 영어공부는 틈나는 대로 생활영어, 대역 소설, 영어 일기 쓰기와 같은 기존의 방법으로 계속하였다. 영어시험은 발음기호 관련 문제들을 빼고는 정말 쉬웠다.  영어 일기는 6개월 정도 되자 30분만에도 거침 없이 몇 페이지씩 쓸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종종 필요한 단어는 한영 사전을 이용하였지만 나 자신의 일상을 영어로 표현하는 자체는 거의 막힘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항상 일정한 생활에, 항상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항상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일상을 영어로 6개월 동안 쓰다보면 거의 모든 표현들이 여러 번 반복되어 쓰여지기 때문에 쉽게 쓰여진다.  대입 시험을 치르고 원래 생각과는 달리 영문학과에 입학하였다. 입학과 동시 휴학을 하였다. 계속 회사를 다니다가 영장을 받고, 휴직하고, 보충역 복무를 마쳤다. 다시 회사에 복직하여 6개월 정도 근무하다가 대학에 복학하기 위하여 사직했다. 휴학 후 복학까지 약 25 개월 동안 영어공부는 생활영어를 반복하면서 읽기 및 쓰기를 병행하는 방법으로 꾸준히 하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복학할 때까지 정확히 만 4년의 세월 동안 회사와 군복무를 마치면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서 영어공부를 했던 것이다. 그동안 4천5백여 마디의 생활영어를 수 십 번씩 반복하여 교재의 목차만 보아도 입으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혀끝에 붙였다. 영한 대역 소설은 15-16여권을 단어 암기와 함께 정독하였다. 영어 성경을 1회 통독하고, 2년 가까이 영어 일기를 썼다. 단 한 번도 누구와도 영어로 대화를 해본 적이 없었다. 결국, 만 4년 동안 말하기는 전혀 하지 않았고, 오직 4천5백여 마디의 생활영어를 입에 붙혔고, 상당한 수준의 어휘력과 쓰기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것으로 얼마만큼의 말하기가 될지는 나 자신도 몰랐다.

◆AFKN으로 시작된 고급 듣기 영어
 내가 고급 듣기영어를 시작한 동기도 우연한 것이었다. 복학 후 첫 학기 어느 날 선배의 자취집에 가서 밥을 먹게 되었다. 선배의 방에는 방문을 열어 놓으면 부엌에서도 볼 수 있도록 작은 TV가 있었는데 AFKN이라고 하는 영어 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그 선배는 나에게 그 방송을 알아들을 수 있느냐고 물었고, 나는 난생 처음보는 영어 방송과 느닷 없는 질문에 당황함과 챙피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 선배는 ‘영문과라면 저정도는 들어야죠’라고 했다.  그래서 당시 입주 과외를 했던 나는 여름 방학 내내 학생을 가두어 놓고 공부를 시킨 바람에 성적이 좋아져서 받은 보너스로 휴대용 TV를 사서 매일 AFKN 방송을 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습관적으로 귀에 꽂고 다니던 생활영어 대신 10분 미만 분량의 AFKN 뉴스를 녹음하여 귀에 꽂고 다니기 시작하였다. 하루 1 ~ 2시간씩 이동 시간에 듣는 방법으로 6 ~ 7 개월이 지나면서 AFKN 방송의 뉴스가 대부분 쉽게 들리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AFKN을 비교적 쉽고 빠르게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영어를 상당히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었기에 영어의 소리에 충분히 익숙해졌고, 대역 소설을 통하여 상당히 높은 수준의 어휘력을 확보하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어떤 프로그램은 너무 쉽게 들려서 이것이 정말 미국인들을 위한 영어 방송인지 의아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단어만 막히지 않으면 얼마든지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대학 1학년때부터 3학년까지 영자 신문사에서 일을 했지만 한 달에 한 번씩 발행하는 영자 신문에 몇 쪽의 기사를 쓰는 것도 혼자서 영어로 일기를 매일 쓰는 것에 비하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3학년 때는 편집국장으로 매일 아침 1시간씩 영어로 편집 및 일상 업무 회의를 진행하고, 다양한 주제에 대하여 영어로 발표하고 설명하는 시스템을 운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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