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골프 종목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선수가 확정됐다. 11일 발표된 세계랭킹에 따라 여자 선수 중 박인비(28·KB금융그룹), 김세영(23·미래에셋), 양희영(27·PNS창호), 전인지(22·하이트진로) 등 4명이 다음 달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리우올림픽에는 국가별로 랭킹이 높은 2명이 출전할 수 있다. 세계 15위 안에 4명 이상이 들어간 국가는 4장의 출전권을 가진다. 한국 여자골프는 15위 안에 6명이 포진해 있어 4명을 리우올림픽에 내보낼 수 있다. 박인비는 세계랭킹 3위(7.91점)를 유지했고, 김세영은 6.85점으로 5위에 올랐다.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오른 양희영은 지난주보다 3계단 오른 6위(6.18점)를 차지했고, 전인지는 2계단 내려간 8위(5.96점)에 올랐다. 올림픽 엔트리 최대 변수는 박인비의 출전 여부였다. 그는 최근 왼쪽 엄지 부상으로 기량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박인비는 올림픽 출전 여부를 두고 고민했다. 만약 박인비가 출전을 포기했다면, 한국 여자 선수 중 5위에 해당하는 선수를 가리기 위해 이날 끝난 US여자오픈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했다. 장하나(24·비씨카드),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 등이 기회를 엿보던 상황이었지만, 박인비가 올림픽 출전을 결정하면서 교통정리가 됐다. 장하나는 10위, 유소연은 12위를 차지했다. 이날 양희영과 함께 US여자오픈 공동 3위를 기록한 박성현(23·넵스)이 16위로 뒤를 이었다. 박인비는 이날 소속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SM을 통해 "올림픽 출전은 저의 오랜 꿈이자 목표"라며 부상 회복 경과를 두고 깊이 고민했으나 부상이 상당히 호전돼 출전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한국 남녀 선수를 통틀어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17승, 이 가운데 메이저대회 통산 7승을 거뒀다. 특히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현재 ANA 인스퍼레이션),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5개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기록을 세웠다. 또 하나의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도 우승했지만, 이는 이 대회가 메이저로 승격되기 1년 전이었다. 박인비는 지난달 역대 최연소(27세 10개월 28일)로 LPGA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살아 있는 전설이기도 하다. 이 소식을 접한 여자골프 대표팀의 박세리 코치는 "박인비의 올림픽 출전 소식을 듣고 든든한 마음이 들었다"며 "물론 성적도 중요하지만, 박인비가 출전한다는 것으로도 대표팀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영은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하자마자 3승을 쓸어담고 신인왕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올해에도 LPGA 투어에서 2승을 수확, 통산 5승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인지는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세계적인 선수로 급부상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의 살롱파스컵과 일본여자오픈까지 제패하면서 한·미·일 메이저대회를 모두 휩쓴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올해 LPGA 투어 신인으로 정식 데뷔한 전인지는 현재 LPGA 투어 신인왕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양희영은 2008년 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2승을 거두고, '톱 10'에 48차례 이름을 올리는 등 꾸준히 활약해왔다. 특히 올해 우승은 아직 없지만, 2위 2번, 3위에 3번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남자 선수는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 따라 안병훈(25·CJ)과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었지만, 김경태가 출전을 포기함에 따라 왕정훈(21)에게 출전권이 돌아갔다. 안병훈은 랭킹 31위로 한국 남자골프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한국과 중국의 탁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메달을 딴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대를 이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그는 유럽프로골프투어를 주 무대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이를 계기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유럽프로골프투어 최우수 신인상을 차지했다. 부친인 안재형 씨도 한국 탁구 국가대표 코치로서 리우올림픽에 동반 참가하게 됐다. 김경태는 지난주보다 1계단 오른 41위를 차지했지만, 매니지먼트사인 IMG를 통해 "가족과 상의를 거쳐 현재 계획 중인 2세를 위해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일본프로골프 투어(JGTO)에서 올해 3승, 통산 13승을 달성했고, 2010년에 이어 지난해 JGTO 상금왕을 차지했다. 왕정훈은 세계랭킹이 지난주보다 3계단 하락한 76위지만, 김경태의 기권으로 행운의 출전권을 따냈다. 왕정훈은 올해 유럽프로골프 투어 하산 2세 트로피와 모리셔스오픈에서 우승했다.

WAR로 본 전반기 코리안 메이저리거
오승환 1000만달러 활약···'저비용 고효율' 강정호는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10일로 전반기 일정을 마쳤다. 2016년의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김현수(28·볼티모어)와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이 연봉 대비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8명의 전반기 활약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을 기준으로 따져봤다. WAR은 세이버메트릭스(야구를 통계·수학적으로 분석하는 기법)에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특정 선수가 리그에서 쉽게 영입할 수 있는 선수(대체선수)에 비해 얼마나 팀 승리에 기여했는가를 계산한 값이다. 각종 기록과 포지션 가산점을 종합해 산출한다. WAR 1.0은 대체선수에 비해 팀의 1승을 더 생산했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WAR 1.0은 700만 달러(약 80억원)의 가치로 환산된다. 팬그래프닷컴 기준으로 WAR 1.0 이상을 기록한 한국 선수는 4명이었다. 김현수는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WAR 1.0을 기록했다. 장타가 많지 않았지만 100타석 이상을 넘긴 타자 중 팀에서 가장 높은 타율(0.329)과 출루율(0.410)을 기록한 덕분이다. 연봉 280만 달러를 받는 김현수가 몸값의 두 배 이상을 해냈다는 분석이다. 시범경기에서 부진한 탓에 계약 파기설에 시달렸던 그는 대반전에 성공했다. 지역지 볼티모어 선은 '지금 김현수의 활약은 투자금액을 헐값으로 보이게 만든다'고 밝혔다. 오승환의 보장 연봉은 250만 달러다. 메이저리그 투수들 중엔 연봉이 적은 편이다. 대신 트레버 로젠탈의 부진으로 오승환이 마무리를 맡으면서 인센티브를 받을 기회가 많이 생겼다. 시즌 끝까지 클로저로 활약한다면 총 400만 달러 정도를 벌어들일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 ESPN 칼럼니스트이자 세이버메트리션 댄 짐보르스키는 오승환이 WAR 0.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이미 전반기에만 WAR 1.4를 올렸다. 그는 이미 1000만 달러 가치의 활약을 한 것이다. 이대호(34)와 스플릿 계약(마이너·메이저리그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계약)을 맺은 시애틀도 큰 이득을 봤다. 이대호는 타율 0.288에 12홈런 37타점을 거둬 WAR 1.0을 기록했다. 이대호가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려도 시애틀은 보너스를 포함해 최대 400만 달러(보장금액 100만 달러)만 주면 된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닷컴은 이대호 영입을 '올해 최고의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선정했다. 박병호(30·미네소타)는 김현수와 반대의 궤적을 그렸다. 시간이 갈수록 성적이 떨어진 것이다. 그의 연봉은 275만 달러이지만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아니어서 이적료(1285만 달러)가 발생했다. 박병호를 위해 연 평균 595만 달러를 쓰는 미네소타는 그에게 WAR 1.0 정도를 기대했다. 그러나 박병호의 전반기 WAR은 0.1에 그쳤다. 홈런을 12개나 날렸지만 타율이 0.191에 그친 탓이다. 지난해 왼 무릎 수술을 받은 강정호(29·피츠버그)는 5월 7일 복귀했지만 두 달 만에 WAR 1.0을 올렸다. 지난해 WAR 3.9를 기록한 강정호는 MLB의 대표적인 '저비용 고효율'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피츠버그는 이적료를 포함해 강정호에게 4년 총액 2100만 달러를 투자했다. 강정호는 1.5시즌 만에 4년치 몸값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연봉 2000만 달러를 받는 추신수(34·텍사스)는 0.7에 그쳤다. 부상 때문에 31경기밖에 뛰지 못한 탓이다.

미언론 ‘알 권리’ 들어 강정호 사건 정보 공개 요구

          미국 프로야구(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 강정호(29) 선수의 성폭행 혐의 사건에 대해 미국 언론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들은 매경기 강정호 선수의 선발 출장 여부와 경기 실적, 발언 등을 부각시켜 보도하고 있고 일부 매체는 미 연방과 일리노이 주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FOIA)에 의거해, 시카고 경찰에 강정호 사건과 관련한 '경찰 보고서' 공개를 요구했다. '정보자유법'은 1966년 연방 차원에서 처음 제정됐으며, 정부 기관이 공식 배포하지 않은 공적 정보 또는 문서를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 요청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피츠버그 지역 매체 '트리뷴 리뷰'는 지난 주말, 정보자유법에 의거해 시카고 경찰에 강정호 사건 관련 경찰 보고서 공개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경찰은 "아직 사건이 진행되고 있다. 수사관들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에 대한 상세 정보를 줄 수 있는 추가 증인들을 인터뷰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시카고 경찰청 케븐 퀴드 대변인은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FOIA에 근거한 파일링은 별도 부처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과 관련 유사 요청을 접수한 매체가 얼마나 되는 지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가 계속 진행 중에 있으며 추가로 공개할 만한 내용은 없다"고 확인했다. 시카고 경찰은 지난 5일, 강정호 선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신고자 신원은 23세 여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정호 선수는 지난달 17일 시카고 원정 경기 당시, 온라인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여성을 숙소인 시카고 도심 번화가 호텔로 불러 술을 먹인 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강정호 선수는 아직 기소되지 않은 상태이며, 연합뉴스 확인 결과 이와 관련해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 주 쿡카운티 법원에 별도로 제기된 소송은 없다. 한편, 시카고 총영사관 이준형 경찰 영사는 "'비엔나 협약'에 의해 미국 사법당국은 외국인이 범죄에 연루되거나 기소되면 해당국 영사 측에 통지하게 되어있지만, 아직 시카고 경찰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내용은 없다"면서 강정호 선수가 가해 혐의를 받고 있으나 우리 국민 보호 차원에서 시카고 경찰에 '차별없이 동등하고 철저한 수사'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 영사는 한국은 물론 파이리츠 구단을 비롯한 MLB 측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강정호 선수 신분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경찰이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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