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신화의 비결

         남자 양궁 대표팀이 8년 만에 다시 왕좌에 올랐다. 김우진(24) 이승윤(21) 구본찬(23)으로 구성된 한국 양궁 남자 대표팀은 7일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미국에 세트스코어 6-0(60-57, 58-57, 59-56)으로 완승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어내는 순간이었다. 이 기세를 몰아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남·여 개인전과 단체전 등 전 종목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대한민국 양궁 올림픽대표가 된다는 것
한국양궁은 최고의 올림픽 효자종목이다. 이번 금메달까지 포함하면 역대 하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20개)을 안겨줬다. 다른 종목에 비해 훨씬 촘촘하고 두꺼운 선수층과 탁월한 육성 시스템, 우리만의 기술과 노력으로 세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치열한 경쟁으로 유명한 대표 선발전 시스템은 한국 양궁의 지속적인 성장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보다 한국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한국양궁은 매년 국가대표선수들을 새로 선발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도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탈락하고, 올림픽 쿼터 대회에서 성과를 낸 선수들이 올림픽 본선을 밟지 못하는 상황이 빈번하다. 그만큼 힘겨운 경쟁을 통과하고 살아남아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은 어느 누구의 불평불만도 없을 만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된다. 국가대표 선발 과정은 상당히 길다. 최종 선발전 16명 엔트리에 들기 위한 재야 선발전이 연말부터 시작된다. 낙타 바늘귀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좁은 문을 뚫기 위한 고통스러운 시간이 수개월 지속된다. 최종 남녀 각 3인의 올림픽대표가 되려면 개인훈련을 제외하고도 공식 연습(3발)을 합쳐 총 4,055발을 쏘고, 표적지 확인 후 사선을 왕복하는 거리가 182km에 달한다. 대한양궁협회 김기찬 부회장은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경력이 쌓이고 나이를 먹어도 부담은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투명, 공정, 원칙 그리고 시스템
4년 전 런던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양궁 대표팀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최현주의 컨디션이 도무지 살아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똑같은 자세에서 쏴도 한번은 10점 한번은 5점을 기록할 만큼 들쭉날쭉했다. 최현주의 부진이 장기화하자 대표선수 교체론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선발전을 거쳐 뽑은 선수를 컨디션 부진이라는 이유로 교체할 수는 없었다. 교체론과 원칙론이 팽팽히 맞섰지만 코칭 스탭은 시스템을 믿는 쪽으로 기울었다. 양창훈 당시 양궁 여자 대표팀 감독은 "선발전을 다시 되돌릴 수는 없다"고 못 박았다. 문형철 당시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교체는 절대 안 된다. 원칙을 지켜줘야 후배들도 선발전 시스템을 믿고 갈 수 있다"고 힘을 실어줬다. 양궁 대표팀은 결국 최현주를 밀고 가기로 결정했다. 운명의 결승전, 상대는 중국이었다. 그런데 에이스 기보배가 초반부터 흔들렸다. 최현주의 부진에 기보배마저 무너지면 희망이 없었다. 절체절명의 위기. 그때 최현주가 기적 같은 10점 행진을 계속했다. 8발 중에 무려 5발을 과녁 정중앙에 꽂았다. 극적인 한 점 차 승리의 주역은 어느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최현주였다. 최현주와 양궁 대표팀은 참고 참았던 눈물을 다 함께 쏟아냈다.
금메달의 진정한 가치
원칙과 시스템을 지킨 금메달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양궁 협회와 코칭 스텝의 선택은 눈앞의 실패라는 위험을 감내하더라도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 시스템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문 감독은 "올림픽은 한 번만 있는 게 아니다. 그다음 또 그다음 계속될 텐데 갈등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은 절대 안 된다. 그래서 그 당시에 원칙을 정말 잘 지켰다"고 설명했다. 여자 양궁의 올림픽 7회 연속 우승 신화와 리우 올림픽에서 남자 양궁이 8년 만에 왕좌를 탈환한 진짜 비결은 '원칙과 시스템'이었다. 선수들은 오직 실력으로만 무한경쟁을 펼치고, 그 과정에서 투명성을 보장하는 선발전 시스템이야말로 한국 양궁의 지속적인 성과를 만들어 낸 디딤돌이 됐다. 제대로 작동하는, 그래서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양궁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 여기에 한국 양궁의 경쟁력이 있다. 계속되는 양궁 신화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의미도 적지 않다. 원칙과 시스템을 지키고, 그에 대한 모두의 신뢰가 형성됐을 때 최상의 성과도 낼 수 있다. 남자 양궁 대표팀은 설령 한두 번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시스템을 믿고 따라가다 보면 다시 정상에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2차전 “전차군단 잡을 뻔 했는데…”

         한국 남자축구 올림픽 대표팀이강호 독일과 불꽃 튀는 격전 끝에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해 다 잡았던승리를 놓치고 무승부에 만족해야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벌어진 독일과의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6골을 주고받은난타전 끝에 3-3으로 승부를 가리지못했다. 교체 투입된 석현준이 후반42분 역전골을 터뜨려 3-2로 앞서며승리와 8강 확정을 눈앞에 뒀으나 후반 추가시간에 프리킥 동점골을 내줘 아쉬움을 삼켰다. 이로써 조별리그 승점 4(1승1무)를기록한 한국은 오는 10일 멕시코(1승1무)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기면 무조건 조 1위로 8강에 오르며 비겨도 멕시코를 골득실에서 제치고 최소한 조 2위로 8강에 오른다. 멕시코는 이날 피지와의 2차전에서 먼저 1골을 내준 뒤 5-1로 역전승을 거둬골득실이 +4로 피지를 8-0으로 꺾은한국(골득실 +8)에 뒤져 있다. 따라서 한국은 멕시코와 비기더라도 독일(2무)이 피지(2패)를 8골 이상으로 꺾지 못한다면 조 1위로 8강에 오른다. 한국은 이날 황희찬을 원톱으로손흥민과 문창진, 권창훈 등으로 공격라인을 구성, 전차군단 공략에 나섰고 전반 24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정승현이 헤딩으로 떨어뜨려준볼을 황희찬이 사각에서 강력한 오른볼 땅볼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먼저 실점은 했어도 전반내내 중원의 주도권을 잡고 한국을압도했던 독일은 전반 33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세르쥬 나브리가 수비수를 앞에 놓고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네트를 흔들어 승부를원점으로 돌렸다. 계속해서 공세를 이어간 독일은 후반 10분 다비 젤케가 한국 수비진 중앙을 허물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선상황을 골로 연결하며 2-1로 경기를뒤집었다. 리드를 빼앗긴 것은 물론경기 흐름상으로도 한국의 큰 위기였다. 하지만 한국엔 에이스 손흥민이있었다. 불과 2분 뒤 상대 진영에서볼을 잡은 손흥민은 수비수 두 명을제치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치고 들어가 왼발 땅볼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내 다시 2-2로 균형을 맞췄다. 빠른 시간에 동점골을 뽑아내며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은 이후 석현준과류승우를 잇달아 투입하며 공세를강화했고 결국 후반 42분 역전골을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손흥민의스루패스를 받은 이슬찬이 골라인까지 치고 들어간 뒤 땅볼 크로스를 보냈고 볼이 다이빙한 독일 골키퍼 손에 맞고 굴절돼 뒤로 흐르자 골문 앞에 도사리고 있던 석현준이 몸을 날리며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독일 골네트를 흔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박스 왼쪽 코너부근에서프리킥을 내준 것이 화근이 됐고 나브리의 프리킥이 수비벽에 맞고 굴절되며 한국 골 안으로 빨려 들어가 아쉬운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길수 있던 경기를 놓쳤기에 아쉬움이컸지만 우승후보 중 한 팀인 독일을상대로 선전하며 조 1위 자리를 지켰기에 큰 불만은 가질 수 없는 결과였다.

역대 가장 무거운 금메달 원가는 66만원…런던때보다 저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은 올림픽 역사상 가장 무거운 금메달이지만 현금 가치로 환산한 값은 4년 전보다 떨어졌다. 8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값과 은값은 2012 런던올림픽 때와 비교해 각각 17%, 28% 하락했다. 올림픽 개막일 종가 기준 1온스(28.35g)당 은값은 27.50달러에서 19.82달러(약 2만2천원)로, 금값은 1천618달러에서 1천344.40달러(약 148만7천원)로 내렸다. 순도 92.5% 은 494g과 순금 6g으로 만들어진 리우올림픽 금메달 무게는 500g이다. 412g이었던 런던올림픽 금메달보다 중량이 21% 더 나갈 뿐 아니라 역대 올림픽 금메달 가운데 가장 무겁다. 그런데도 금값과 은값 하락으로 금메달 한 개의 원가는 4년 전의 677달러에서 12% 하락한 601달러(약 66만5천원)에 그쳤다. 금메달에 구리도 소량 들어가지만 값이 몇 센트에 불과해 계산에서 빠졌다. 런던올림픽 당시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금값과 은값이 치솟았으나 지금은 달러화 강세, 미국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그 상승폭이 억제됐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금메달 원가는 100만원을 넘지 않지만 올림픽 금메달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 때문에 경매 시장에서 평균 매매가는 1만 달러(약 1천108만원) 수준에 이른다.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에서 흑인 선수로 4관왕에 오른 미국 육상 영웅 제시 오언스가 딴 금메달 한 개 경매가는 147만달러(약 16억 2천800만원)에 달했다.

수영 박태환, 자유형 100m 32위…세 번째 예선탈락

         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미터에 출전한 박태환이 경기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박태환(27)이 자유형 400m와 200m에 이어 100m에서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박태환은 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예선에서 49초24의 기록으로 4조 4위, 전체 참가선수 59명 중 공동 32위에 머물렀다. 이로써 박태환은 상위 16명이 겨루는 준결승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박태환의 자유형 100m 최고 기록은 2014년 2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WS) 스테이트 오픈선수권대회에서 새로 쓴 한국 기록 48초42다. 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미터에 출전한 박태환이 경기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 예선 기록은 지난 4월 대표선발전을 겸해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작성한 48초9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번 대회 출전선수 중에는 참가 신청시 제출한 기록이 한국 기록보다 빠른 선수가 17명이나 돼 박태환으로서는 예선 통과가 쉽지 않은 처지였다. 박태환은 주 종목인 자유형 400m 예선에서 10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200m에서는 예선에서 29위라는 수모를 당한 채 준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세 종목을 마친 박태환은 이제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인 이번 리우 대회에서 13일 예선을 시작하는 자유형 1,500m 경기만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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