쭈타누깐-리디아 고 양강 체제 재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_)투어가 에리야 쭈타누깐(태국)과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양강체제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쭈타나깐은 28일 캐나다여자오픈을 제패해 시즌 5승 고지에 맨 먼저 올랐다. 4승을 거둔 리디아 고에 1승 앞선 다승 1위다. 쭈타누깐과 리디아 고는 LPGA투어에서 웬만한 기록은 1, 2위에 이름을 올려놨다. 그리고 둘 사이 차이는 근소하다. 대신 3위와 격차가 제법 크다. 상금랭킹에서 리디아 고는 232만 달러로 207만 달러의 쭈타누깐에 25만 달러 앞섰다. 3위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134만 달러로 한참 떨어졌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리디아 고(241점)와 쭈타누깐(236점)은 박빙이다. 3위 헨더슨이 131점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리디아 고와 쭈타누깐의 2파전이다. 다승 부문도 둘의 경쟁이다. 쭈타누깐이 먼저 5승 고지에 올라섰지만 리디아 고 역시 이미 4승을 거뒀다. 둘이 합작한 9승은 지금까지 열린 23개 대회에서 40%를 차지한다. 둘은 네 차례 열린 메이저대회에서 한 차례씩 우승을 나눠 가졌다. 이 같은 양강체제는 박인비(28•KB금융)와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을 놓고 치열하게 각축전을 벌인 2012∼2014년과 판박이다. 하지만 리디아 고와 쭈타누깐의 양강체제에 LPGA투어 최강을 자랑하던 ‘코리언 시스터스’의 입지는 좁아졌다. 특히 에이스 박인비의 부재는 코리언 시스터스 군단에 큰 타격이다. 박인비는 부상 투혼을 발휘한 끝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지만 후유증으로 올해 투어 복귀가 불투명하다. 김세영(23•미래에셋)과 장하나(24•비씨카드)가 2승씩 올렸지만, 쭈타누깐 돌풍이 시작된 이후에는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샷 감각이 좋다는 김세영은 캐나다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쭈타누깐과 맞대결에서 힘에 부치는 기색이 역력했다. 장하나 역시 건강 이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후 제 기량을 찾지 못했다. 신인왕을 사실상 굳힌 전인지(22•하이트진로)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으면서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 잡기에는 2% 부족하다. LPGA 투어는 9월부터 시즌 막바지에 들어간다. 앞으로 치를 10개 대회 가운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이 리디아 고-쭈타누깐의 양강체제에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에비앙 챔피언십 이후 8개 대회는 컷이 없는 인비테이셔널이다. 상금도 비교적 후하다. 코리언 시스터스가 리디아 고와 쭈타누깐 양강 체제를 무너뜨릴 마지막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김자인, 이탈리아 클라이밍 월드컵 2위

           김자인(28·스파이더코리아)이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5차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땄다. 김자인은 28일 이탈리아 아르코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리드 경기 결승에서 49번째 홀드까지 올라 2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올 시즌 앞선 네 차례 대회에서 3위만 세 번 기록했던 김자인으로선 지금까지 가장 좋은 성적이다. 김자인은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날씨가 너무 더워 준결승에서 더위를 먹은 느낌이었지만 부담감을 덜고 집중하려고 했다"며 "다가오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멋진 등반을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자인은 29일 귀국한 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다음 달 12일 프랑스 파리로 출국한다.

“올림픽 포상금으로 ‘인비펀드’ 조성 후진양성 도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박인비(28)가 올림픽 포상금으로 ‘(박)인비 펀드’(가칭)를 조성해 골프 후진양성 등에 사용할 뜻을 밝혔다. 박인비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는 건 영광”이라면서 “리우올림픽에서 제힘으로 할 수 없었던 일을 국민들의 압도적인 응원과 사랑 등에 힘입어 해냈고 이렇게 좋은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번 올림픽이 골프가 국민스포츠로 발전하고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내가 받은 포상금 등을 이제, 어떻게 좋은 일에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빠른 시일 내에 (포상금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지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리우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대한골프협회로부터 3억 원, 정부로부터 6000만 원을 받게 되며 KB금융그룹 등 후원기업으로부터 상당액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박인비는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17승을 거뒀다. 지난해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지난 6월에는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박인비는 특히 116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되면서 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과 올림픽을 제패한 선수가 됐다. 박인비는 “젊은 친구들이 올림픽을 봤다면서 말을 건네며 알아봐 주는 등 팬층이 다양해진 것 같다”며 “(리우올림픽 금메달이) 골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돼 기쁘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예전에 내가 (박)세리 언니에게 영감을 받았듯이, (내가) 젊은 친구들이 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세리 키즈’가 생겼듯이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인비 키즈’가 생길 것 같다는 얘기.  박인비는 부상 중이던 왼손 엄지손가락에 깁스를 하고 등장했다. 박인비는 “올림픽에서는 손가락 상태가 호전됐다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통증이 잡혔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며칠 전 병원에 가 통증 없이 경기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3주 정도 걸린다는 진단을 받았다. 9월 둘째 주 열리는 에비앙챔피언십에는 출전하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리우올림픽에서 출전 선수들의 표정이 투어대회와는 달랐다고 귀띔했다. 박인비는 “나라를 대표한다는 게 책임감 있고 영광스러운 일이기에 (출전 선수) 모두 열심히 했던 모습이 기억 난다”면서 “나 역시도 다른 어느 대회보다 많이 긴장했었고, 투어대회와 마찬가지로 4일간의 일정이었지만 올림픽이 훨씬 더 길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지난 25일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했다. 박인비는 “운 좋게도 박근혜 대통령 바로 옆에 앉게 돼 영광스러웠다”면서 “대통령께서 대표팀을 격려하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남편(남기협)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박인비는 “남편은 내가 쓰러지려고 할 때마다 붙잡아주는 사람이며 골프장 안팎에서 항상 한결같은 스타일”이라면서 “정말 내겐 든든한 존재”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은퇴한 뒤엔 남편이 해준 외조 이상으로 내조하고 싶다. 남편이 무엇을 하던 전폭적인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싶고 마음의 준비도 돼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박인비는 “엄마가 되겠다는 생각은 확실하지만 지금은 골프가 즐겁고, 내가 할 일은 골프이기 때문에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2세를 만들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박인비는 “앞으로 대회 출전보다 재활에 전념해 부상 완치에 힘을 쓸 예정”이라면서도 “기회가 된다면 1∼2개 대회에 나가는 것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