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오늘 480번째 데스크 칼럼을 쓰고 있다. 주간 포커스 신문사가 벌써 창간 10주년을 맞았다. 포커스 신문사를 창간했을 당시 덴버에는 7개의 신문이 발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지금은 대부분의 신문사가 없어지고, 포커스 신문사는 콜로라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주간 포커스는 10년전 80페이지로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128면을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80페이지를 매주 발행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광고 수익이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신문 제작부터 수주, 배달까지 필자가 모두 해내야 했다. 임신 중에도 무거운 배를 이끌고 각종 행사에 빠짐없이 쫓아다녔고, 심지어 출산 전날까지 축구대회를 취재했다. 그래도 세월이 이만큼 지났으니 고마운 사람들에게는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둘째 아이를 낳으면서 생명이 위독한 상황까지 갔었다. 당시 신문사에는 직원이 한명밖에 없었는데, 그 친구는 필자가 퇴원할 때까지 신문 지면 편집에서부터 광고비 수금까지, 그리고 사무실 일정 보고를 하기 위해 밤늦게 병실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때가 창간 이듬해였다. 가장 어려웠을 때 월급까지 깎여가며 포커스를 지켜준 그 친구에게 이 지면을 빌어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병원에서 퇴원을 하고 집에 왔는데, 큰 아들은 유치원에서 팔이 부러져 깁스를 하고 있었고, 남편은 직장 때문에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돌아왔었다. 출산 후 약 일주일동안 신문사 업무를 집에서 봤는데, 필자에게 미역국도 끓여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안 지인의 아내가 미역국을 끓여 조용히 대문 밖에 놓고 간 적이 있었다. 집에 들린다고 하면 혹여 필자가 옷이라도 바꿔입는 수고를 할세라 몰래 놓고 간 것이다. 이 분께도 늦었지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필자는 힘든 출산과 동시에 경제적 한계에 직면해야 했다. 미국에 와서 구입한 첫번째 집을 차압당해야 했고, 차도 은행에서 가져갔다. 그리고 포커스를 창간한 후 2년 동안에는 자동차에 개스를 한번도 가득 넣어본 적이 없었다. 최고 많이 넣은 것이 20달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3년을 버티자 포커스 신문사가 차츰 자리를 잡아가면서 점점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신문도 96페이지로 증면했고, 포커스 문화센터를 오픈하면서 영사업무, 건강검진, 동창회, 동아리 모임, 세미나 등 동네의 각종 행사를 도맡아 치렀고, 요리교실, 한지공예, 노래교실, 라인댄스 등 다양한 문화강습의 기회도 제공했다. 그리고 콜로라도 한인 청소년 문화재단을 설립해 어린이 동요대회와 청소년 문화축제를 매년 번갈아 개최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일에도 앞장서왔다. 뿐만 아니라 언론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콜로라도 언론사 최초로 전자신문 발행, 라디오 방송 그리고 지금은 콜로라도에서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콜로라도 한인 업소록을 제작하고 있다. 이러한 순항 끝에 지난해 10월, 포커스 신문은 128페이지로 증면되었고, 지금은 콜로라도 한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언론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주간 포커스를 지금의 모습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은 크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는 포커스를 선택해준 광고주들이다. 그 많은 신문사들 중에서 포커스를 믿고 광고를 의뢰한 광고주들이 있었기에 포커스의 성공이 가능했다. 이를 입증하듯 주간 포커스에 나온 광고들의 절반 이상이 지난 10년동안 포커스와 함께한 업체들이다. 이들의 선택이 정확했음을 앞으로도 여지없이 보여줄 생각이다. 두번째는 기사 중심의 신문이라는 점이다. 현재 128면 중에 60%를 자체 제작하고 있다. 창간 때부터 몸이 아프고 경제적으로 힘들 때에도 주말 없이 취재현장을 누빈 결과, 주간 포커스만 보면 한주간의 콜로라도 한인사회를 꿰뚫어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게 되었으며 주류사회에서도 한인사회의 대표 언론으로서 한인사회와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 기사가 없는 신문은 신문이 아니라는 신념이 지금의 포커스를 만든 원동력이다.  세번째는 직원들의 열정이다. 필자는 대학교에서 4년, 대학원에서 3년 그리고 사회에서 16년 동안을 신문을 공부하고 언론사에 몸담았다. 하지만 필자도 사람인지라, 지칠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직원들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 우리 포커스 식구들은 신문을 단순한 인쇄물 혹을 광고만 넣어 수익을 챙기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포커스인(人)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덕목은 바로 ‘사명감’이다. 언론은 일반 사업체와는 차별된다. 사회로의 환원이 중요하고, 공익차원에서의 봉사 또한 필요한 곳이다. 그리고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언론의 몫이다. 이를 모나지 않게 실천하기 위해서 ‘사람을 위하고, 사회를 지킨다’는 사명감이 꼭 필요한 곳이 바로 신문사이다. 지금까지 포커스인들은 열정을 가지고 이를 잘 지켜왔다. 이 열정이 바탕이 된 포커스 신문이야 말로 전미주에서 가장 잘 만든 주간 신문임을 자신한다.  때로는 신문사가 횡포를 일삼는다는 말을 듣을 때가 있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콜로라도 역사상 신문의 힘이 그렇게까지 강력했던 적이 없었다. 그래서 포커스는 지금부터라도 정직함이 바탕된 힘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광고주와의 관계도 서로를 이용한다는 표현보다는, 서로를 도와서 결국 윈윈을 이끈다 라는 표현이 더 이상적이다. 독자와의 관계 또한 궂은 일, 험한 일에도 항상 귀 기울이는 신문고의 역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자는 정의롭고 공정한 신문의 역할에 대해 이렇게 단언한다. 나쁜 것은 나쁘다고 당당히 말하는 것, 그리고 다시는 그 나쁜 것들이 문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단단히 못질을 하는 것이 바로 언론의 정의로운 역할이라고 말이다. 특히 작은 이민사회에서는 이러한 신문의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필자는 출산을 했을 때에도 이 데스크 칼럼을 썼을 정도로 창간 이후 한 주도 거른 적이 없다. 필자에게 이 칼럼란은 매주 나오는 숙제와 같은 존재였다. 앞으로 얼마동안 이 숙제를 계속할지 장담하지 못하겠지만, 쓸 수 있을 때까지는 콜로라도 한인사회를 지켜내는 정의를 담아내고 싶다. 이것이 창간 10주년에 가져보는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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