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석방한 치복 여학생 21명이 16일 가족과 재회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석방된 이들 치복 여학생은 이날 수도 아부자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그간 겪은 역경들을 털어놓으면서 대부분 기독교던 자신들이 이슬람교 개종을 강제 당했으며 오랜 기간 죽음의 그림자 아래서 살아야 했다고 말했다. 치복 여학생 글로리아 데임은 자신이 폭격기 공습에 죽을 뻔 한 적이 있었으며 40여일 간 밥을 먹지 못했다고 전했다. 데임은 "숲 속에 있었는데 폭격기가 내 근처에 폭탄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난 다치지 않았다"며 "1개월 하고도 1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음식을 받지 못했는데 우린 죽지 않았다. 신께 감사드린다"고 설명했다. 행사는 친지들이 도착한 뒤 여학생들과 친지들이 서로를 껴안고 눈물을 흘리면서 중단됐다. 한 부모는 "신께 감사드린다. 내 딸을 다시 볼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이가 여기 있다. 신께서 아직 석방되지 못한 아이들도 재회시켜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학생들의 석방 소식이 처음 전해진 건 지난 13일이다. 친지들은 그날부터 아이들과의 재회를 손꼽아 기다려왔다. 라이 모하메드 정보장관은 "부모들의 기쁨과 감정을 볼 수 있다"며 보코하람과의 협상은 "모든 여학생들이 석방될 때까지" 계속된다고 전했다. 모하메드는 "아주 빨리 또 다른 한 무리의, 지금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석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르바 셰후 나이지리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AFP에 "보코하람의 마만 누르 지부가 치복 여학생들의 석방을 협상할 의지가 있다고 시사해 왔다"면서 "이들 지부는 83명의 치복 여학생들을 데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나이지리아 보안당국이 주최했다. 이번 석방 협상을 주재한 이들은 행사에서 어떤 형식으로 협상이 진행된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방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여학생은 나이지리아 북동부 반키에 수감된 보코하람 대원 4명과의 맞교환으로 풀려난 것으로 보인다. 보코하람은 지난 8월 14일 유튜브를 통해 치복 여학생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하며 나이지리아 정부에 교도소에 수감된 보코하람 대원들과 여학생들을 '맞교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보코하람은 2014년 4월14일 치복의 기숙학교에서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다. 당시 57명은 즉시 탈출에 성공했지만 나머지 억류학생 219명의 생사는 지금까지 불투명했다. 단지 보코하람이 공개된 영상에서 일부 여학생들의 모습이 담겼을 뿐이었다. 치복 여학생 납치 사건은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미셸 오바마 미국 영부인이 납치 직후 인터넷을 통해 '우리의 소녀들을 돌려달라'(#BringBackOurGirls) 운동을 시작하며 석방 요구에 앞장섰다.

해외 탈북민단체, 북한에 신문 뿌린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해외 탈북민 연합단체인 국제탈북민연대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월간 신문을 제작해 오는 12월부터 풍선을 이용해 북한에 배포한다. 해외 탈북민 단체가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직접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는 것은 처음이다. 2013년 설립된 국제탈북민연대는 미국·영국·일본·독일 등 전 세계 11개국 16개 탈북민 단체가 가입해 있다. 국제탈북민연대 김주일 사무총장은 17일 "현재 런던에서 발행하고 있는 국제탈북민연대 기관지 '프리엔케이(FreeNK·자유북한)'의 북한판을 만들어 올 연말부터 매달 북한에 뿌릴 것"이라며 "4면짜리 신문을 총 1만부 찍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북한판 프리엔케이는 런던에서 제작·편집하고, 국내에서 인쇄한 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풍선에 실어 북한으로 날려 보낼 것"이라며 "풍선이 터지는 시간을 조절하면 함경도·평안도까지도 갈 수 있다"고 했다. 신문에는 김정은 정권의 실상과 북한 핵·미사일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 정착한 탈북민들의 생활 등에 관한 내용이 담긴다. 북한 민주화와 인권 개선을 목표로 2013년 창간된 프리엔케이는 격주로 발행된다. 32면에 한글과 영어 기사가 절반씩 담겨 있으며, 주요 국제기구와 NGO, 각국 한인 사회 등에 배포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창간 때부터 발행인을 맡고 있다. 국제탈북민연대 측은 북한 주민들에게 신문이 확실하게 배포될 수 있도록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직접 전달과 드론 등을 이용한 배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탈북민연대가 정보 제공 수단으로 신문을 선택한 것은 북한 일반 주민들에게 외부 소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USB(이동식저장장치)·DVD 등은 컴퓨터 등 전자 기기가 없는 일반 주민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USB 등은 북한 내 중산층 이상에 대해서만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북한 체제에서 제일 혹독하게 탄압받는 일반 주민들에게는 종이 신문이 가장 효과적인 정보 전달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정적 순간에 북한 정권을 뒤집는 주체는 중산층보다는 일반 주민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들을 각성시키는 것이 북한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는 지름길"이라고도 했다. 신문은 국내 탈북민 단체가 주로 사용하는 전단(삐라)에 비해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국제탈북민연대는 신문 제작·배포를 위해 최근 국내에 한국 사무소를 설립하고, 신문 발행을 위한 사업자 등록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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