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군부대 폭발, 24명 부상

         13일 오전 11시 45분쯤 울산 북구 신현동의 53사단 소속 한 군부대 예비군 훈련장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부대 내에서 이동 중이던 20~23세의 현역 병사 24명이 다쳤다.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군은 "이 부대에서 지난여름 소진했어야 할 연습용 수류탄 1500~1600발이 남게 되자 탄약 관리병이 이를 해체하고, 그 안에 있던 화약을 폭발 지점에 보관해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이 화약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점화원과 접촉해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사고로 현역 병사 6명이 화상·골절상을 입었으며 18명은 가벼운 화상, 열상, 고막 파열, 귀울림, 두통 등의 증세를 보였다. 이모(21) 병사는 얼굴과 오른쪽 다리 등에 3도 화상과 발목 골절 등의 중상을 입어 울산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군부대 헬기를 타고 서울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박모(22) 병사는 얼굴과 양쪽 허벅지 등 신체의 40%가량에 2도 화상을 입고 부산의 화상 전문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병원 측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두 달 정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고, 피부 이식 수술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얼굴 등에 화상을 입은 병사 4명도 부산의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상인 18명은 국군부산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 53사단 측은 "병사 28명이 사고 지점에서 300m가량 떨어진 부대 내 울타리 순찰로에서 낙엽을 청소한 뒤 점심 식사를 하러 본관으로 복귀하던 중 앞서가던 7명이 시가지 모의 전투용 임시 건물을 지날 때 폭발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었던 한 병사는 이송된 병원에서 "몸이 날아갈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을 넣은 이 조립식 건물(가로 3~4m· 세로 2~3m) 안에는 사람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건물 벽면이 폭발의 충격으로 뜯겨 나갔고 장병들은 화염과 구조물 파편 때문에 다쳤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군부대는 연대급 규모로 울산 동구와 북구 지역 예비군 훈련장이지만, 사고 당시 예비군이 참여하는 훈련은 없었다. 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보관된 연습용 수류탄의 화약이 폭발하게 된 정확한 원인과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해당 부대 앞에는 병사의 안부를 확인하려는 가족 10여명이 찾아왔다. 위병소 앞에서 안부를 묻는 가족이 늘어나자 군부대 측은 병사의 이름을 전해 듣고 부상 여부를 확인해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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