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의혹 추궁에 “엄마가 다 했다”

        덴마크 올보르 지방법원은 2일 오후 현지 경찰이 전날 긴급체포한 정유라(21) 씨의 구금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한 심리를 벌여 정 씨의 구금 기간을 오는 30일 오후 9시까지로 4주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 씨는 향후 4주간 올보르 시내 별도 구금시설에서 머물면서 각종 의혹에 대한 덴마크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정 씨와 정 씨의 변호인은 법원의 구금 연장 결정에 대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정 씨는 전날 올보르 외곽의 한 주택에서 은신해 있다가 JTBC 취재진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4시간 현장 조사 끝에 오후 8∼9시께 체포된 바 있다. 덴마크에서는 긴급 체포한 뒤 24시간 내에 조사를 마치지 못해 추가 조사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법원에서 구금 기간 연장에 대한 판단을 받아야 한다. 정 씨는 이날 심리에서 “사회기관이든, 보육원이든, 병원이든 아이와 함께 있게 해주면 내일이라도, 언제든 귀국하겠다”며 불구속을 조건부로 귀국해 특검의 조사에 응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또 정 씨는 울먹이며 “내가 (집에) 없으면 19개월된 아이를 봐 줄 사람도 없다”면서 “집 앞에 기자들이 있어서 어디로 도망갈 수도 없고 갈 곳도 없다”며 구금 연장을 불허할 것을 읍소했다. 이어 정 씨는 각종 의혹에 대해선 “엄마가 다 했다”, “나는 모른다”라고 발뺌으로 일관했다. 이화여대 학점 특혜 의혹과 관련해선 “2015년에 출산한 뒤 F학점을 받아 엄마한테 자퇴를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2016년에도 학교에 안나가고 애만 키워서 ‘아웃’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학점이 나왔다”고 말했다. 정 씨는 “2016년에 대학에 가서 최경희 (당시) 총장과 류철균 교수를 만난 뒤 나는 먼저 나오고 엄마가 학교에 더 남아 있었다”면서 “나는 퇴출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학점이 정상적으로 나오게 됐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에 대한 삼성그룹의 특혜 자원과 관련, “엄마로부터 삼성에서 6명의 승마선수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면서 “나는 (삼성에서 지원을 받은) 6명 중에 한 명이라고 엄마로부터 들었다”고 해명했다. 삼성그룹이 승마를 지원하는 대가가 무엇인지 알았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엄마가 계약서를 가져와서 주요 부분은 포스트잇으로 가리고 나에게는 사인만 하라고 해서 사인만 했다”면서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독일로 올 때 외화를 불법유출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아버지의 강원도 땅을 담보로 36만유로를 담보받아 우리 (부부) 이름으로는 1원 한 장 대출 안받았다”며 “나중에 한국에서 돈을 다 갚았고, 독일에선 세금을 다 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덴마크에는 지난 9월에 와서 계속 머물렀고, 2주 전에 독일 비자 때문에 프랑크푸르트에 간 적이 있지만 쇼핑은 하지 않았다”고 ‘호화쇼핑설’을 반박했다. 변호사 선정에 대해선 “독일에선 돈세탁 혐의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고용했지만, 덴마크에서는 국선변호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정 씨를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진 데이비드 윤씨에 대해선 “연락 안한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평소 박근혜 대통령을 ‘이모’로 불렀다고 알려진 데 대해선 “박 대통령을 만난 것은 아버지가 (박 대통령 비서실장격으로) 일할 때였다”면서 “오래 전 초등학교 때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유라 거짓말 들통
"변호사는 국선 아닌 대형로펌 소속"
덴마크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정유라씨의 변호를 맡은 덴마크 변호사는 ‘국선변호사’라는 정씨의 주장과는 달리 대형 로펌(법률회사) 소속 유명 변호사인 것으로 4일 밝혀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슈나이더 변호사는 덴마크의 대형 법률회사인 tvc 소속으로 소위 ‘잘 나가는’ 변호사다. 회사 홈페이지는 슈나이더 변호사에 대해 “덴마크 법률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건 가운데 여러 건을 맡아서 활약했다"면서 형법 관련 전문가로 경제범죄와 형사절차와 관련해 덴마크에서 대표적인 변호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tvc는 코펜하겐을 비롯해 5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변호사 60명을 포함해 13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대형 법률회사다. 이를 미뤄볼 때 정씨의 변호사 선임 자금 출처를 두고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2일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열린 구금 연장 심리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한 푼도 없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또한 변호사 선임을 도와준 조력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라, 이대학장실서 교수 6명에 학점취득 코치받아”
김병욱, 교육부 감사관실 자료 공개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올해 1학기 이화여대 학장실에서 교수들과 돌아가며 상담을 받고 학점을 잘 받는 방법에 대해 코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덴마크 현지법원 심리과정에서 “학점이 잘 나온 이유를 모른다”고 진술했던 정씨의 주장과 달리, 대학 측이 조직적으로 정씨의 학점을 챙겨주고 이를 정씨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4일 교육부 감사관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경희 총장을 포함해 이대에서 올해 1학기 정씨를 만났다고 진술한 교수는 6명으로 나타났다. 이미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류철균(필명 이인화) 교수까지 포함하면 7명 이상의 교수들이 정씨와 접촉한 셈이다. 감사관실에 따르면 우선 기존에 알려진 대로 최 총장은 올해 4월 총장실에서 최씨와 정씨 모녀를 동시에 만나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 역시 비슷한 시기에 최씨와 정씨를 학장실에서 만났으며, 이때 학장실에는 이원준 체육과학부 학과장과 이경옥 교수가 동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과장과 이 교수는 이후 각자 연구실로 이동해 최씨와 정씨에게 상담을 해줬다. 이때 정씨와 만난 이 학과장은 다시 학과장실에 체육과학부 초빙교수 A씨와 시간강사 B씨를 불렀다. 감사 자료에는 학과장실로 불려온 A씨와 B씨는 최씨와 정씨 앞에서 ‘어떻게 하면 학점을 잘 취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상담’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결국 지난해 4월 이후 최 총장, 김 전 학장, 이 학과장, 이 교수, A 초빙교수, B 강사 등 6명이 돌아가면서 최씨와 정씨에게 학점 상담을 해 준 셈이 된다. 감사에서 적발되지 않은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씨 모녀를 접촉한 교수들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 중 김 전 학장의 경우 지난해 9월에도 정씨를 만나 학사관련 상담을 했다고 조사됐다. 김 의원은 “정씨가 총 7명의 이대 교수를 만난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확인됐는데도, 본인은 왜 학점이 나왔는지 모른다는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교수들이 직접 정씨를 찾아와 구체적 상담까지 해주는 상식을 벗어난 교육농단이 일어났다. 특검이 명확하게 진상을 밝히고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씨는 전날 덴마크 현지법원 심리에서 출석 불량에도 학점이 좋게 나온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며 “2016년에 대학(이화여대)에 딱 한 번 가서 최 총장과 류 교수를 만났다. 이후엔 전화통화도 만나지도 않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새누리당 탈당"
중간지대 정계개편 신호탄 되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일 “새누리당을 탈당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 탈당과 관련한 질문에 “일찍 (탈당)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면 탈당을 유도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다 지난 다음에 연초에 탈당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통령의 탈당이 정계 개편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탈당으로 친이계·비박계의 결집력이 강해지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 국민의당·개혁보수신당과의 연대 등 중간지대 이합집산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국내서 많이 팔린 차'
3위 쏘나타, 2위 아반떼… 1위는?

         현대자동차가 2016년 한해 한국내에서 팔린 브랜드별 판매량을 잠정 집계한 결과, 1t 트럭 '포터'가 전체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트럭이 연간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지금까지 국내 베스트셀링카는 승용차들의 독무대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택배·운반 등 생계형으로 많이 쓰는 포터의 판매량은 불황의 '가늠자'로 간주한다"면서 "IMF 외환 위기 직후 포터 판매량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늘어났었다"고 말했다.
◇불황형 제품이 호황 누렸던 2016년
불황과 소비 침체의 장기화로 올해의 히트 상품은 포터와 같은 '불황형 제품'이었다. 편의점에서는 싼값에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올해 도시락 매출이 전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씨유(CU)의 경우 올해 11월까지 도시락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배, GS25는 2.7배 증가했다. 씨유 관계자는 30일 "올해의 판매 품목 1위는 기존의 소주를 제치고 '백종원 도시락'이 차지했다"고 말했다. 커피 역시 4000~5000원대 커피 전문점 커피 대신 1000원대 편의점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 지난해 1월 원두커피 '세븐카페'를 출시한 세븐일레븐의 경우 올해 2700만 잔을 팔아 지난해(240만 잔)보다 12배 가까이 급증했다. 불황이 지속되면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다는 일명 '립스틱 효과'도 두드러졌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올해(1~11월) 더페이스샵 립스틱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VDL 립스틱은 82% 증가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소비가 위축될 때 여성들이 고가의 쇼핑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립스틱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새 옷을 사는 대신 가지고 있던 옷을 수선해 입는 경우가 늘면서 올해 재봉틀 판매가 전년 대비 141%(G마켓) 증가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중고품 판매도 급증
경기 침체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TV·청소기 같은 가전제품을 고를 때 브랜드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서 중소 가전업체 디엘티의 TV '제파'는 유명 대기업 제품을 제치고 올 한 해 전체 가전제품 가운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 제품 가운데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40인치 UHD TV는 29만9000원으로 시판 대기업 제품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티몬은 "품질 차가 그렇게 크지 않은 데다 1년간 무상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애프터서비스도 향상되면서 작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1만1000대가 팔렸다"고 말했다. 중고 제품도 많이 팔렸다.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는 이날 "올해 중고 제품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1% 늘어났다"고 밝혔다. 노트북·휴대폰부터 생활·레저용품까지 찾는 품목도 다양했다. 11번가 관계자는 "남의 손을 탄 제품이지만 쓰는 데 문제가 없고 가격도 저렴해 지갑이 얇아진 젊은 층이 많이 구매했다"며 "새 제품이지만 작은 흠집이나 하자가 있어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가구나 패션잡화 등도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수확 전에 나무에서 떨어진 낙과나 모양이 좋지 않아 판매가 보류된 과일들을 모아 싼값에 내놓은 상품도 작년보다 55% 증가했다. 안승호 숭실대 교수는 "내년에도 불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기업의 판매·마케팅 전략은 고가 상품보단 가성비를 강조한 제품군에 더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지만 가성비 좋은 제품 못잖게 고부가가치 품목 개발에도 주력하지 않으면 산업 구조가 왜곡될 수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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