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12일 오후 11시 10분께 부산의 한 빌라. 귀가한 20대 여성 A씨는 난장판이 된 집안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화장대가 어지럽게 흐트러져 있고 돼지 저금통은 찢겨져 있었다. 놀랄 틈도 없이 안방 문 뒤에 숨어있던 ‘불청객’ 김모(46)씨가 나타났다. 김씨는 가위로 A씨를 위협한 뒤 침대에서 성폭행하려고 했지만, 술에 취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김씨가 잠시 잠든 사이 나란히 누워있던 A씨는 김씨의 휴대전화로 몰래 경찰에 신고했다. 들키지 않으려 작은 목소리로 말하다 보니 경찰은 A씨의 집 호수밖에 듣지 못했다. 잠에서 깬 김씨가 재차 성폭행하려 하자 A씨가 기지를 발휘했다. 이 방은 추우니 다른 방으로 가자고 한 것이었다. 그 사이 김씨가 화장실을 들렀고 A씨는 재차 경찰에 전화했다. 경찰이 도착해 A씨 집 초인종을 눌렀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김씨는 A씨가 경찰에 신고한 사실을 뒤늦게 알고 A씨를 마구 폭행했다. 더는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경찰은 119구조대원과 함께 잠긴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알몸 상태로 있던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A씨 집에서 반지와 목걸이 등 귀금속 3점을 훔치기도 했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17일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억대 뒷돈 받고 거액 불법대출한
은행지점장‘징역 6년’

         억대의 뒷돈을 받는 대가로 거액을 불법대출해준 전직 시중은행 지점장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기속된 한 시중은행 전 지점장 박모(56)씨에게 징역 6년과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법원은 또 2억 7000만원을 추징키로 했다. 법원에 따르면 박씨는 경기 평택의 한 지점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지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사업가 강모씨가 회사 명의로 총 44억원대 대출을 받도록 힘쓰고 사례비 명목으로 1억 5000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또 2015년 1월부터 2월까지 사업가 차모씨에게 회사 명의로 3억원의 대출 실행을 도와 1억 2000만원을 챙긴 혐의도 있다. 박씨는 이같이 불법대출의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사실상 대표로 있는 회사와 강씨 및 차씨의 회사가 각각 부동산매매 계약과 채무관계를 맺은 것처럼 꾸몄다. 박씨는 법정에서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불법대출의 대가라는 점은 부인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다른 은행에선 대출을 거절당한 강씨와 차씨가 형식적인 현장 실사만 거친 채 채무상환능력이 충분하다며 적극적으로 대출을 도운 박씨에게 사례를 약속한 것으로 봤다. 재판부는 “박씨가 거액을 수수하고 이를 은닉하는 등 죄질이 불량한데도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다”고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씨에게 처벌 전력이 없고 일부 대출은 실제 이행되지 않은 점을 감안했다”고 참작사유를 밝혔다.

50만 접속
‘음란사이트’운영한 법무사

        하루 접속자가 50만명에 이르는 음란사이트를 운영한 현직 법무사가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법무사 정모씨(33)와 IT회사 프로그래머 강모씨(22)를 구속했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이 사이트 관리자 김모씨(32)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 등은 2013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꿀밤’이라는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며 4만여건의 음란물을 게시하고 성매매업소 등의 광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인천에서 직원 3명을 둔 법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경력 3년차 법무사다. 정씨는 김씨 등 5명에게 사이트 관리, 음란 사진·만화·동영상 게재, 게시판 관리, 일본 성인물 게재 등을 맡기고 매월 100만~300만원을 줬다. 일당 중 보험설계사인 정모씨(35)는 여성들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 장면을 촬영·게시하거나 몰래 찍은 영상을 게시했다. 회원들이 올린 성관계 사진 중 추천을 많이 받은 회원에게 200만~500만원의 시상금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성매매업소와 도박사이트 광고가 이어졌고, 458곳에서 광고 수수료로 월 7000만원을 챙겼다.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서버를 미국에 두고 성매매업소 업주들과는 텔레그램이나 사이트 내부 쪽지로 연락했다. 정씨 일당이 2016년 한 해에 비트코인을 현금화한 규모만 15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였던 ‘소라넷’ 폐쇄 이후 최대 규모의 음란사이트였다”고 설명했다.

아들 배웅나온 노인
들이받고 도망간 50대 남성

         15일 오전 4시 45분 전남 진도군 진도읍 한 도로. A 씨(75·여)는 영하의 날씨였지만 오랜만에 고향집을 찾아온 아들(52)을 배웅하려 집을 나섰다. 아들은 집에서 300m쯤 떨어진 공터에 세워둔 승용차를 가지러 갔다. 아들이 승용차를 몰고 모친 A 씨 쪽으로 가고 있는데 뒤에서 오던 1t 트럭이 빠르게 추월했다. 직후 이 트럭은 도로를 건너던 A 씨를 들이받고 달아났다. 아들은 112에 신고했다. 전남 진도경찰서는 길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분석해 트럭 운전자 조모 씨(56)를 확인하고 사고 발생 13시간 만에 붙잡았다. 조 씨는 사고 직후 회사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 항구에 트럭을 놔둔 채 달아났다. 경찰은 조 씨가 술을 먹었을 것으로 보고 음주측정을 했지만 혈중알코올 농도는 0%였다. 조 씨는 혈액채취는 거부했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이 아닌 고라니를 친 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전날인 14일 오후 9시부터 15일 오전 1시까지 친구 2명과의 술자리에서 소주 6잔을 먹은 뒤 트럭에서 3시간 동안 잠을 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조 씨 친구들의 진술을 받아 보니 술자리는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조 씨는 17일 오후 2시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사고가 일어난 줄 전혀 몰랐다"며 계속 사람을 친 사실을 부인했다. 법원은 이례적으로 1시간 만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조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사고 전후 행적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A 씨의 아들은 경찰조사에서 "나 때문에 엄마가 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자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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