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예계‘비호감 인증’

         연예계 인사들이 너도나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엮이기를 꺼리는 가운데 호주 출신 할리우드 스타 니콜 키드먼도 이 행렬에 동참했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키드먼은 미국인들이 트럼프를 지원해야 한다고 했던 최근 발언에 대해 “민주주의와 미국 헌법에 대한 믿음을 강조하려던 것이었다. 그뿐이다”라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endorsement)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키드먼은 앞서 방영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상 우리는 한 국가로서 대통령이 누구이든 그를 지원해야 한다. 그것이 이 나라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지지로 해석되며 비판과 찬사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키드먼은 이날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에 자신의 발언이 오해받은 것이라고 말했으며 추가 질문에 손을 내저으며 더 이상의 코멘트를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과 호주 국적을 모두 가진 키드먼은 2003년 영화 ‘디아워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유엔 산하기구 친선대사로도 활동했다. 미국 가수 제니퍼 홀리데이도 트럼프의 취임식에서 축가를 부르기로 한 것은 판단 실수였다면서 이날 축하공연 계획을 철회했다. 뮤지컬 ‘드림걸즈’로 토니상을 받은 홀리데이는 트럼프 정권인수위가 전날 밝힌 몇 안 되는 취임식 축하공연 섭외자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축가 수락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홀리데이는 자신이 공연하려던 것은 미국민을 위한 것이었다면서 “공연이 도널드 트럼프와 마이크 펜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계획을 백지화했다. 트럼프의 ‘굴욕’은 이뿐만이 아니다. 대중의 평가에 예민한 연예인들은 트럼프의 반(反)이민정책과 인종차별주의적 이미지 탓에 트럼프와 연관되는 것을 꺼려왔다. 영국 출신의 가수 엘튼 존과 샬럿 처치, 가수 겸 프로듀서 데이비드 포스터, 셀린 디옹, 밴드 키스, 팝페라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 가스 브룩스 등은 오는 20일 트럼프 취임식의 축하공연 섭외를 받고 모두 거절했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비욘세와 U2, 브루스 스프링스틴, 스티비 원더 등 세계 최정상급 가수들이 공연을 펼친 것과 대비됐다. 또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메릴 스트리프는 골든글로브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으며 트럼프의 ‘장애인 조롱’과 인종주의 논란, 언론 기피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수상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가 스트리프를 “가장 과대평가된 여배우”라고 보복성 비난을 퍼붓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치권과 연예계 간 새로운 ‘문화전쟁’이 발발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트럼프, 취임식 기부금 1억불 … 비호감도 최고
1월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취임식 1월20일 이번주 금요일에 열린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분위기는 정반대다. 갤럽 조사 결과 취임 전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인 44% 수준이다. 8년 전 같은 시기 버락 오바마 당선인의 지지율은 83%에 달했다. 줄어든 것은 지지율만이 아니다. 워싱턴 국회의사당을 중심으로 열리는 취임식 참가자는 최대 90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오바마(180만 명) 때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흥을 돋울 수퍼스타도 보이지 않는다. 취임식 준비위원회 측이 셀린 디옹, 엘턴 존, 안드레아 보첼리 등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반면 확실히 늘어난 것은 경비병력이다. 경찰과 주 방위군을 합쳐 총 2만8000명이 취임식장 안팎을 지키고 시 외곽에도 병력 7800명이 추가 투입된다. 공식적인 배경은 각종 테러 방지이지만 반(反)트럼프 시위 경계 목적도 있다. 17일까지 예고된 집회 신고만 100여 건. 취임식 날 워싱턴DC 내에서 ‘100만 대행진’도 예고됐다. 기부금은 크게 늘었다. 오바마 대통령 첫 취임 당시 모금액 5300만 달러의 배 수준이다. 갑부 대통령에 자산가 각료가 즐비한 내각의 출발을 축하하면서 석유기업 셰브론(50만 달러)과 보잉(100만 달러) 등 큰손들이 동참했다. 게다가 정치권의 분열과 보이콧도 통합·화합의 축제를 빛바래게 한다. 민주당에선 하원의원 최소 35명이 불참한다는 계획이다. 상·하원 의원들이 모두 참석해 신임 대통령의 취임연설 이후 의사당 안에서 오찬을 하는 전통에 반하는 일이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미국 대통령의 의전차량 ‘캐딜락 원’은 취임식 퍼레이드를 통해 첫선을 보인다. 별칭은 ‘비스트(beast·짐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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