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 약물 복용으로 사이클계에서 영구제명된 랜스 암스트롱(46·사진)이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됐다. ‘쪽박’의 위기로 몰린 셈. USA투데이, AP통신 등은 14일 오전 “미국 지방법원이 연방우정국이 제기한 1억 달러(약 1150억 원) 상당의 손해 배상 소송을 중지해달라는 암스트롱의 신청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우정국은 암스트롱의 금지 약물 복용으로 후원금의 약 3배인 1억 달러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2013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암스트롱은 “우정국은 후원금보다 많은 걸 얻었다”면서 약식판결을 요청했지만, 법원의 판단에 따라 정식재판으로 넘겨졌다. 법원은 “우정국이 규정에 어긋난 금지 약물을 암스트롱이 복용했다는 증거를 제출했고, 암스트롱은 약물 복용이 후원 계약에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우정국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암스트롱과 그가 주장을 맡은 팀에 3230만 달러(371억 원)를 후원했으며, 암스트롱의 금지 약물 복용을 인지했다면 거액을 지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암스트롱은 1998년부터 우정국 사이클팀에서 활동하며 팀 동료들과 함께 금지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암스트롱은 세계 최대의 사이클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서 1999년부터 사상 첫 7연패를 달성했다. 특히 1996년 고환암 진단을 받았기에 인간승리의 주인공으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2010년 10월 미국반도핑기구(USAD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스트롱은 금지 약물인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꾸준히 투입했다. 특히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되지 않을 정도의 소량을 복용하고, 자신의 피를 뽑아 보관했다가 경기 직전 수혈하는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금지 약물 복용이 확인되면서 국제사이클연맹은 암스트롱의 투르 드 프랑스 타이틀 등을 모두 박탈했고, 그가 작성한 기록을 삭제했다. 또 암스트롱이 받은 상금 및 보너스를 반환 조치했다. 2015년엔 스포츠 보험회사 SCA 프로모션이 암스트롱을 상대로 우승보너스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암스트롱에게 10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강정호, 캠프 정상 참가 불발
구단 사장 공식 발표

        강정호(29)는 2017시즌 스프링캠프를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한다. 프랭크 쿠넬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사장은 15일 성명을 통해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강정호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의 정보를 기반으로 봤을 때 강정호는 캠프 소집일인 17일까지 캠프에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파이어리츠 구단이 강정호의 캠프 정상 참가 불가를 공식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정호는 지난 12월 2일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혈중 알콜농도 0.084%로 운전을 하다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과거 음주운전 경력이 두 차례 있었고, 동승한 지인이 거짓 증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이 심각해졌다. 검찰은 그에게 벌금 1500만원 약식기소 판결을 내렸지만,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 정식 재판에 넘겼다. 첫 공판은 22일로 예정됐다. 공판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캠프 일정 소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였다. 쿠넬리는 선수 대리인과의 대화를 통해 22일 공판 사실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일정이 언제까지 진행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와 그의 대변인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으로 와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그의 캠프 소집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향후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1월 피츠버그와 계약한 강정호는 2년간 229경기에서 타율 0.273 출루율 0.355 장타율 0.483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5년 9월 입은 무릎 부상으로 두 시즌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던 그는 이번에는 음주운전 사건으로 온전한 시즌을 보내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결국은‘불펜전’의 WBC
다시 주목받는‘SUN 파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늘 하는 단기전이나 토너먼트 대회와는 성격이 다르다. 1라운드를 시작으로 최종 라운드에 이르기까지 라운드별 투구수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천하 제일의 투수를 보유하고 있어도 그의 활용도에는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에 이어 3라운드의 준결승과 결승에서는 한계 투구수가 95개로 묶인다. 특급 에이스만으로 경기를 틀어막는 일은 아예 계산 밖에 둬야한다. 이에 WBC에서는 매번 불펜 운용이 승부의 관건으로 떠오른다. 더구나 대회는 3월에 열린다. 겨우내 휴식을 취하고 훈련단계를 조금씩 올려가는 투수들이 길게 던지기는 어려운 시기다. 다음달 개막하는 WBC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마운드를 이끌어가는 선동열 투수코치의 역할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선 코치는 2006년 1회 대회 이후 다시 WBC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합류했다. 선 코치는 1회 대회에서 김인식 감독을 도와 대표팀을 4강까지 올렸다. 더불어 WBC에 맞는 투수 운용법도 남겼다. 당시 대표팀은 매끄러운 불펜 운용으로 극찬을 받았다. 7경기를 치르며 6승1패를 거두는 동안 팀 평균자책 2.00으로 참가 팀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선 코치는 팀 사정에 맞게 각각의 투수들에게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빠르다. 2006년 1회 대회 때도 옆구리 투수인 정대현·김병현과 좌완인 구대성·봉중근, 우완 박찬호·오승환·배영수 등을 불펜투수로 구분해 효과적으로 썼다. 박찬호의 경우, 2라운드 일본전 선발로도 올렸지만 5이닝만을 맡겼다. 보통은 경기별로 5~6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역할 배분을 위해서는 선수들의 기본 실력뿐 아니라 컨디션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 프리미어12 당시 마무리로 경험이 많지 않았던 좌완 이현승(두산)을 적극 기용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낸 것도 전체 투수진의 페이스를 제대로 읽은 덕분이었다. 대표팀은 지난 12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해 팀 훈련을 시작했다. 선 코치는 김 감독과 함께 투수들의 역할을 나누기 시작했다. 15일에는 좌우 롱릴리프 후보를 꼽았다. 좌완 차우찬(LG)과 우완 장시환(KT)을 좌우 롱릴리프로 쓸 의지를 나타내며 “김인식 감독님께서 최종 결정을 내리실 것”이라고 전했다. 선 코치는 22일까지 이어지는 전지훈련을 거치며 투수들의 역할 구분을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역 시절 ‘국보투수’란 별명으로 보직을 가리지 않고 특급 활약을 했던 선 코치는 지도자가 된 뒤로도 ‘지키는 야구’로 성공 시대를 열었다.  2005년 삼성 사령탑을 맡은 뒤 통합 2연패를 했고, 이전까지 공격력에 치우쳤던 팀 컬러까지 바꿔놨다. 이는 본인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에서 1996년부터 4년간 마무리로 활약하며 얻은 노하우에서 나온 처방이기도 했다. 당시 주니치는 선발투수가 5이닝을 막고, 6회부터 승리조가 차례로 나오는 불펜야구로 센트럴리그 강자로 군림했다. 선 코치가 투수진을 끌어간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은 늘 웃었다. 불펜운용은 상대적으로 돋보였다. 선 코치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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