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한인사회에서 가장 지우고 싶은 역사 중 하나는 지난 2007년 한인회관이 매각된 일이다. 당시 한인회관 매각과 관련해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이들은 이동호, 바비김, 오창근, 명광일 그리고 통역 박준서씨였다. 그런데 이 중 대부분이 이제 노우회관 매각설의 주연으로 등장했다. 다시 말해 10년전 한인회관 매각을 주도했던 인물들이 이제는 노우회관 매각설에 그대로 옮겨 앉은 모양새다. 여전히 끼리끼리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논란의 중심에는 바비김 노우회 이사장이 있다. 콜로라도 오로라 덴버지역에는 노인회와 노우회 등 두개의 한인 노인단체가 있다. 이 중 노우회는 지난 10여년 동안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은 유명무실한 단체이지만 크고 널찍한 건물을 가지고 있다. 실면적이 5천 스퀘어피트가 넘고 200여 명이 입실할 수 있어 한인사회에서 꼭 필요한 장소이다. 그런데 이 곳은 오랫동안 닫혀 있다가 최근 매각설에 휩싸이면서 그간 도대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운영되어왔는지 동포사회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콜로라도 주 한인 노우회는 1986년 초에 주정부에 비영리 재단으로 등록되었고, 1991년에 현재의 노우회관을 구입했는데, 오로라시 펀드, 전 노우회관 매각비, 거라지 세일과 회원들의 기부금 등으로 1998년에 모기지 잔금을 모두 갚았다. 회관이 오로라시로부터 건물 마련 및 리모델링을 위한 펀드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비영리 단체로서, 55세 이상의 한인 노인들이 사용하는 회관’이라는 명분하에 가능했다. 그런데 노우회는 지난 10년 동안 한인 노인들에게는 회관을 오픈하지 않고, 흑인 교회와 히스패닉 교회에 렌트를 놓았다. 교회와 송신기 임대료 등을 계산하면 월 3천달러 정도가 들어왔지만 현재로서는 돈의 사용처도 불분명하다.

          우선 현 노우회의 구성원에 대해 살펴보자. 바비김 이사장에 따르면 현재 회원은 한명도 없다. 회장도 없다. 단촐한 이사회만 있을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사회라고 있는 것도 2013년 이동호씨가 사망한 후 무슨 절차를 밟았는지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유야무야 어느새 바비김씨가 이사장이 되었고, 2007년 한인회관 매각당시 회장이었던 오창근, 부회장이었던 장기성, 그리고 이들과 오래동안 개인적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해병전우회 고광민 회장 이렇게 셋이 이사로 되어 있다. 구성원들만 보아도 10년전 한인회관 매각 당시와 유사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풍긴다. 하여튼 노우회의 회원과 집행부, 이사회 모두 통틀어 관련 인사는 이렇게 네명이다. 또, 정작 이사들은 모든 것은 김씨에게 물어보라고 하니, 이들이 진짜 이사인지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리고 회장과 부회장 등 집행부와 회원도 없는 상태에서 이사회만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기형적 구조이다. 결코 정상적인 협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이다. 그렇다면 이 노우회는 회원도 없고, 회장도 없으며, 부회장도 없는,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이사장 한명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노우회관 매각설에 대해 동포사회가 우려하는 것은 단 한가지이다. 동포사회는 10년전 한인회관이 매각되었지만 그 돈이 한인사회를 위해 한 푼도 사용되지 않았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단지 우리는 이 과오를 다시 밟고 싶지 않을 뿐이다. 필자가 입수한 한인회관 건축기금 모금자 명단을 보면, 한인회관을 구입할 당시 500여 명에 가까운 동포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냈다. 그러나 이 한인회관은 결국 돈 한푼 내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팔렸고, 그들은 건물 매각금은 변호사비와 통역비로 모두 사용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통보를 전했다. 결국 돈 받아서 자기들끼리 다 쓰고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그런데 또, 어르신들이 십시일반으로 돈 모아 만들어놓은 노우회관을 전적이 있는 그 사람들이 모여 팔겠다며 물밑작업을 시도중이다. 그러나 김씨는 노우회관을 매각할 생각이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한 증거는 넘친다. 콜로라도주에 등록된 서류에 의하면 2012년부터 노우회관에 히스패닉계 교회가 임대를 했는데 노우회관을 매입하려고 하는 곳이 바로 이 교회이다. 포커스 신문사에서는 한달전 바비김이 노우회관을 팔려고 한다는 제보를 입수했고, 취재결과 그가 매입을 시도했다는 확실한 정황 근거를 찾아냈다. 그 교회 목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가 곧 회관을 매입할 예정이다. 미스터 김(바비김을 지칭)과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것이 김씨가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는 첫번째 증거이다. 두번째 증거는 약 3주전 오로라에 거주하는 한 한인이 교회 목사와 직접 대면을 하게 되었는데 목사는 “김씨가 이 건물이 작아서 팔고 다른 건물을 살 것이라고 했다”고 말을 전했다. 세번째 증거는 바비김씨가 상임고문으로 있는 콜로라도주 한인회의 집행부에서 본지 기자에게 전한 소식으로, “현재 교회에서 융자회사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히스패닉계 교회가 노우회관을 매입하려는 증거가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바비김 이사장은 매각설이 소문이라고만 얼버무리고 있다. 설령 융자나 부속 문제로 인해 거래가 잘 되지 않아서 중간에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지만, 교회측에서 매입을 시도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형상이다. 그래서 사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 바비김, 교회 목사, 진실을 알고자 하는 이들의 삼자대면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면 왜 노인들은 지금까지 바비김씨가 혼자서 노우회관의 열쇠를 쥐고 내놓지 않는 상황을 두고 보았을까. 몇 분에게 물어봤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김씨는 한인사회에서 고소 잘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가 한인을 대상으로 붙은 법정시비는 수십건에 달한다. 영어 못하는 노인들이 가장 꺼려하는 부분이 바로 고소장을 받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그냥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래서는 안된다. 얼마전 노우회관 매각 반대를 위한 소모임에 참석한 강주영 변호사는 “바비김에게 고소당한 노인들은 무료 변론을 해주겠다”는 뜻을 공식석상에서 밝혔다. 더 이상 노인들이 바비김의 고소질 때문에 마땅히 해야할 일을 주저하지 말라는 의도이다.

          노우회관은 애초 한인사회 노인들을 위한 공간, 일종의 공공기관의 모양새로 오로라 시와 동포들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그렇기에 노우회관은 엄연히 한인 노인들을 위한  공간이며, 노인들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 당연하다. 한사람에 의해 좌지우지하는 단체인줄 알았더라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부자들은 한인사회의 재산으로서, 후세에도 길이 남을 우리의 소중한 재산임을 염두에 두고 기부했다. 그렇기에 노우회관은 우리 동포사회가 한마음으로 지켜내야 하는 공공재산이다. 비영리단체라는 허울 속에 회원도, 회장도 없이 달랑 1명의 결정에 따라 건물 사용이 좌지우지 되는 것이야말로 공공재산의 사유화를 의미하는 행태다. 그런데 몇몇 개인의 욕심과 오기로 한인사회의 큰 재산인 한인회관을 팔아먹은 것도 부족해 이제는 노우회관까지 망가지고 있는 것을 두고 봐야 한단 말인가. 10년전 한인회관을 날려먹은 것 한번으로 족하다. 같은 사람에게, 같은 수법으로 한인회관에 이어 노우회관까지 당해서는 안된다. 바비김씨는 회관을 팔아서 더 좋은 곳으로 갈 수도 있고, 혹은 노우회 재단을 만들어서 사회에 환원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그가 10년전 한인회관을 매각한 후에도 변호사비와 통역비만 운운하면서 한 푼도 한인사회에 내놓지 않은 것을 우리는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또, 재단 따위를 계속 언급한다면, 이는 돈을 빼돌릴 구실을 찾고 있다는 의혹만 키울 뿐이다. 하지만 매각설에 관련된 논란을 없애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회원 받고, 회관 문을 열면 된다. 바비김씨는 이 방법만이 지금까지 고의로 회원을 받지 않고 측근 두어명을 꼭두각시 이사로 세워놓은 후, 회관의 운명을 혼자서 좌지우지 한다는 의혹을 해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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