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틱했던 이대호의 사직 복귀전

         마치 잘 짜여진 각본처럼 진행됐다. 이대호의 부산 사직구장 복귀전은 드라마틱했다. 롯데는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개막전에서 5-2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모든 초점은 이대호의 정규시즌 사직구장 컴백에 맞춰졌다. 이대호는 정규시즌 기준으로 2011년 10월 6일 사직 한화전 2007일 만에 출장이었다. 부산 야구 팬들의 관심도 이대호에 집중됐다.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개막 3연전에서도 원정이었지만 이대호의 KBO리그 복귀를 보기 위해 많은 롯데 팬들이 마산구장을 찾았다. 그리고 이대호가 사직구장의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시범경기에서 이대호에 보냈던 환호성과 마산구장에서 울려 퍼진 이대호의 함성도 컸지만 이날 정규시즌 홈 개막전에서 팬들이 보내는 함성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대호의 타석에 앞서 앤디 번즈의 적시타로 사직구장의 뜨거운 분위기는 예열됐다. 무사 1루에서 이대호가 사직구장 타석에 들어섰다. 이대호는 타석에 들어서기에 앞서 헬멧을 벗어 롯데 팬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타석에 들어섰다. 관중들 역시 이대호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후 이 박수는 함성으로 바뀌었다. 번즈가 2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찾아온 무사 2루 득점권 기회에서 넥센 선발 최원태의 146km 빠른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달 31일 NC와의 개막전 홈런 이후 3경기 만에 시즌 2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대호는 정규시즌에서 지난 2011년 9월 22일 사직 SK전 이후 2021일 만에 사직구장 홈런포를 터뜨렸다. 사직구장의 열기는 용광로와 같았다. 이대호의 복귀 축포 이후 최준석의 백투백 홈런까지 터지면서 부산 팬들의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이대호가 끌어올린 사직구장의 분위기는 끝가지 이어졌다. 롯데는 2회 1점을 더 추가하면서 5-0의 리드를 잡았다. 이대호는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 안타를 때려내 멀티 히트 경기를 만들었다. 그 사이 선발 박세웅의 6⅔이닝 1실점 역투까지 나오면서 승기를 잡았다. 5회말 종료 후 클리닝 타임에는 사직구장의 자랑인 LED 조명을 활용한 ‘라이팅쇼’가 펼쳐졌는데, 이대호의 테마송인 자우림의 ‘하하하송’이 배경음악이었다. 이대호의 사직 복귀를 환영하는 의미였다. 결국 경기도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이대호는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24,953명의 홈 팬들 앞에서 치러진 드라마틱했던 사직 복귀전의 결말은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다.

벌타의 저주…
작년 우에하라는 1R서 무려 68벌타

        지난해 11월 중순 일본 지바현의 그레이트아일랜드CC(파72)에서 벌어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이토엔레이디스대회. J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 중이던 우에하라 아야코(34)가 1라운드에서만 무려 68벌타를 받아 골프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1일 1라운드를 마친 뒤 스코어카드에 적힌 우에하라의 성적은 1오버파 73타. 그러나 하루 뒤 2라운드에 들어가기 직전 우에하라의 스코어카드는 68벌타를 더한 69오버파 141타로 돌변했다. JLPGA 투어 사상 18홀 최악의 스코어가 등장한 사연은 이렇다. 1라운드 당일 새벽부터 내린 비로 그레이트아일랜드CC는 진흙탕으로 변했다. 정상적 플레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경기위원회는 “페어웨이와 그린 프린지 등 잔디를 짧게 깎은 곳에선 벌타 없이 공을 집어서 닦고 ‘원위치’에 놓고 칠 수 있다”는 로컬룰을 적용했다. 그러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주로 활약해온 우에하라는 결코 해선 안 될 치명적 실수를 범했다. 로컬룰이 아니라 LPGA 투어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프리퍼드 라이(preferred lie) 규정대로 1라운드 도중 ‘한 클럽 길이 이내’로 공을 옮겨놓고 플레이했다. 우에하라는 1라운드 15개 홀에서 19번 공을 옮기고 쳤다. 이 때문에 오소 플레이 벌칙을 적용 받아 한 차례에 2벌타씩 총 38벌타를 받았다. 또 15개 홀에서 모두 스코어를 줄여서 적은 것으로 간주돼 2벌타씩 총 30벌타를 추가로 받았다. 비단 우에하라만이 아니다. 골프 규칙이 워낙 까다롭고 복잡하다보니 내로라하는 프로선수들까지 종종 낭패를 보곤 한다. 세계여자골프의 1인자 박인비(29)도 벌타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2013년 9월 14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1)에서 열린 LPGA 투어 에비앙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다. 폭우로 하루 순연된 뒤 치러진 1라운드에서 박인비는 2번홀(파3)을 공략하다 씁쓸한 미소를 짓고 말았다. 파 퍼트를 놓친 박인비가 보기 퍼트를 하려던 순간이었다. 정확히 스탠스를 취하진 않은 상태였으나, 볼이 살짝 움직였다. 그러나 ‘스탠스를 취했는지와 상관없이 클럽을 볼 바로 앞이나 뒤의 땅에 댔을 때 볼에 어드레스한 것이 된다’는 골프 규칙에 따라 박인비는 1벌타를 받았다. 결국 2번홀에서만 2타를 잃은 박인비는 1라운드를 버디 3개, 더블보기 1개, 보기 4개로 마쳤다(3오버파 74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 투어라고 벌타가 예외일 순 없다. 2015년 9월 10일 경기도 여주 페럼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선 황지애(24)가 3벌타로 무너졌다. 파5의 12번홀에서 2번째 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진 것으로 착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1벌타를 받고 4번째 샷을 했지만, 원구가 러프에서 발견되자 경기위원은 2개의 공 모두를 사구로 처리한 뒤 3벌타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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