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복원 만족, 선거 결과 수용”

          말 그대로 ‘압도적인’ 승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대통령 선거에서 득표율 2위 홍준표 후보보다 1.7배 많은 표(1342만3800표)를 얻으며 당선됐다. 대구와 경남·경북을 제외한 전국 특별·광역시, 도를 석권했다. 하지만 지역 단위를 잘게 쪼개 보면 전체 결과와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유권자 수는 많지 않지만 홍 후보가 1등을 차지한 지역이 꽤 많았다. 패배했지만 홍 후보는 짧은 대선 기간 보수 표심을 결집시키며 선전했다. 당 안팎에선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란 초유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단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홍 후보는 전국의 시·군·구 가운데 북한 접경지역인 경기도 연천·포천에서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가평·양평·여주, 강원도 강릉·평창·정선·영월·삼척 등과 충남 일부 지역에서도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도시인 서울·부산을 포함해 나머지 모든 시·군·구에서 홍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지도를 동 단위까지 더 잘게 쪼개보면 서울에서도 13곳에선 홍 후보가 문 대통령을 앞섰다. 이 중 6개 동이 강남구다.  특히 압구정동에선 홍 후보가 문 대통령의 두 배가량을 득표했다. 문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사람이 3234명이었던 반면, 홍 후보를 뽑은 사람은 6449명이었다. 이 외 청담동·도곡2동·신사동·삼성1동·대치1동이 강남구의 이른바 ‘숨은 빨간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 외 영등포구 여의동(법정동명 여의도동), 용산구 서빙고동 주민들도 문 대통령보다 홍준표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읍·면·동 단위 득표지도를 보면 홍 후보가 문 대통령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지역 면적과 인구가 비례하지 않아 생기는 착시 현상이다. 가령 충남이나 강원지역을 보면 문 대통령은 면적은 적지만 인구가 많은 읍·면·동 지역에서 이긴 반면, 홍 후보의 경우는 반대였다. 때문에 문 대통령의 득표수가 홍 후보를 앞섰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득표율 3위를 기록한 안철수 후보는 시·군·구 단위에선 한 곳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다만 읍·면·동 단위에선 충남과 전남 일부 지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충청남도 홍성군 광천읍과 계룡시 신도안면 주민들이 문 대통령보다 안철수 후보를 더 지지했다. 안 후보는 전라남도 목포시 연동·동명동·목원동·만호동 등에서도 득표율 1위에 올랐다.
심상정 200만표 돌파, 진보정당 ‘최고 기록’
한편, 심상정 후보는  진보당 후보로서는 최초, 최고 기록을 세웠다. 2002년 치러진 대선서 권영길 후보가 세운 95만표 이후 15년 만의 기록 경신이다.  10일 개표가 완료된 19대 대통령선거 결과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01만 7457표, 6.2%라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종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0%대에 육박했던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진보정당 역사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직선제 도입 이후 진보정당이 대선서 세운 최고 득표 기록은 2002년 제16대 대선서 권영길 민주노동당이 세운 95만 7148표, 3.9% 득표율이다.  이후 제17대 대선에서는 역시 권영길 후보가 71만2121(3.01%) 표를 얻었고 18대 대선에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당시 진보정의당 후보가 모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후 사퇴했다. 

문재인-트럼프 첫 통화
트럼프 “한미, 단순히 좋은 동맹 아닌 ‘위대한’ 동맹관계”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시간 10일 저녁, 취임 후 첫 전화통화를 가졌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외국 정상과의 대화로, 문 대통령은 홍은동 자택에서 이날 오후 10시 30분부터 약 30여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한국인들의 선택에 경의를 표한다”며 문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와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 속에서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 문제는 어려운 문제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며 “한국과 미국의 동맹관계는 단순히 좋은 관계가 아니라 ‘위대한 동맹관계’다”라고 화답했다. 한미 양국 정상, 빠른 시일 안에 만날 것 제의 이날 양국 정상은 빠른 시일 안에 서로 만날 것을 제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공식 초청하겠다”며 “해외 정상으로서의 충분한 예우를 갖춰 환영하겠다. 우리 두 사람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같이 축하하자”고 제의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 정상 중 첫 축하 전화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받아 기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와 앞으로 양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나갈 수 있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빠른 시일 안에 특사 대표단을 파견해 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잡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도 가가운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첫 국무총리 이낙연ㆍ국정원장 서훈ㆍ비서실장 임종석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호남 출신의 이낙연 전남지사가 내정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취임 선서를 한 뒤 오후 2시 30분 청와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에 이 지사를 지명했다. 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에는 서훈 전 국정원 3차장,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임종석 전 의원, 대통령 경호실장에는 주영훈 전 경호실 안전본부장을 임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비법조인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를 사정기관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내정했다는 설이 돌자 검찰 안팎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형사소송법 전공인 조 교수는 평소 검찰 개혁을 적극 주장하던 인물이어서 검찰에 대한 청와대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선거 톡톡

5당 후보들, 지구 한바퀴 넘게 돌았다
22일간 4만7천㎞ 유세

문재인 영남권, 안철수 호남권,
홍/유/심 수도권 최다 방문

          5·9 대통령선에 출마했던 주요 정당 후보들이 공식선거운동 기간 전국을 누빈 거리를 합치면 지구 한 바퀴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5개 정당이 8일 발표한 각 후보의 동선 합계는 약 4만7천㎞다. 지구의 적도 둘레(약 4만㎞)보다 긴 거리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1만600㎞,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1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8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8천200㎞, 정의당 심상정 후보 1만㎞다. 공식 선거운동 22일 동안 주중·주말 가리지 않고 전국을 훑은 후보들의 하루 평균 이동 거리는 약 2천100㎞로, 각자 매일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를 이동한 셈이다. 문 후보의 경우 지난달 18일 제주, 광주, 전주 등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하루 만에 1천300㎞를 다녔다. 홍 후보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지난 1일 제주, 광주, 전주, 대전까지 1천230㎞를 다녔다. 안 후보는 지난 4일부터 유세차를 타지 않고 배낭만 멘 채 걸어 다니며 시민과 만나는 ‘120시간 걸어서 국민 속으로’ 유세에 나섰다.  유 후보 캠프는 빠듯한 자금 사정 탓에 유세차 대신 전기스쿠터와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다니는 이색 유세도 시도했다. 후보들이 자주 방문한 지역은 각자의 전략과 사정에 따라 달랐다. 문 후보는 총 36차례 지방 방문 가운데 영남권이 10차례로 가장 많았다. 호남·제주와 경기·인천이 각 8차례, 충청 7차례, 강원 3차례다.‘압도적 득표율’로 승리하기 위해선 PK(부산·경남)와 TK(대구·경북)의 지지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수도권이 26차례, 영남권이 21차례다. 영남권에서 ‘동남풍’을 일으켜 수도권으로 북상시킨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영남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어지는 ‘경부선’ 유세 동선에 따라 ‘정류장’ 격인 충청권 방문이 9차례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강원 3차례, 호남 2차례, 제주 1차례다. 안 후보는 비교적 호남에 집중했다. 29차례의 지방 유세 가운데 호남 방문이 9차례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남 7차례, 수도권 5차례, 충청 4차례, 강원 3차례, 제주 1차례다. 국민의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표심을 다지면서 문 후보와의 경쟁 구도를 의식한 행보다. 유 후보와 심 후보는 수도권 공략에 집중했다. 다른 정당과 달리 지역 구도보다는 수도권의 부동층에 호소한 것이다. 유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하루걸러 하루꼴로 서울 유세를 벌였다. 특히 최근 그는 서울의 대학가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대학생 사이에서 유 후보에 대한 지지 분위기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심 후보도 TV 토론이 진행된 이달 2일까지 주로 수도권에서 유세했다. 이후 세월호가 인양된 목포 신항 등 지방 유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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