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재판, 최대 쟁점은 뇌물 수수

첫 재판서 검찰 기소혐의 모두 부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 측으로부터 433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특검과 검찰이) 최순실, 정유연(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과 나의 관계를 완전히 소설처럼 얘기한 것”이라고 검찰 조사에서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이 내 성격을 알기 때문에 나에게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부탁하는) 말을 할 수 없다”며 “제가 최순실을 위해 무언가를 한 적이 없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청탁을 들어준 것도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이 왜 특정 기업(삼성)의 승계 문제에 관심을 갖겠느냐”며 “최순실과 아무런 이해 관계가 없는 삼성이 그렇게 돈을 보내준 것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뉴스를 보고도 말도 안 되는 얘기로 생각했다”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이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이 늦어지는 점을 거론하면서 질책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이 진술을 제시하며 경위를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다. 제가 어떻게 질책을 합니까”라며 “제가 제의를 해서 삼성이 승마협회를 맡았는데 고맙게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뇌물 수수는 대통령으로서) 할 수 없는 더러운 일”이라며 “(재임) 3년 반을 고생을 고생인지 모르고 살았는데 (검찰은) 사람을 어떻게 그렇게 더럽게 만드느냐”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이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씨가 주도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지원하도록 했다는 혐의(제3자 뇌물 수수)에 대해서도 “장시호는 이번에 보도를 보고 최순실 언니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됐다”며 “영재센터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최씨와 공모해 롯데그룹으로부터 70억원의 뇌물을 받고 SK그룹에는 89억원의 뇌물을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며 기소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롯데가 추가로 (재단에) 출연했다는 안종범 수석의 보고를 받고 추가 출연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돌려주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으로부터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답변하기 적절치 않다”고 했다. 우 전 수석은 “검찰 수사 관련은 대통령에게만 보고한다”고 말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16일 최태원 SK회장과 독대해 89억원을 지원하도록 했는지에 대해 지난 3월 21일 첫 조사에선 “요구한 적 없다”고 했다. 하지만 4월 8일 서울구치소에서 이뤄진 4차 조사에선 “시각장애인을 돕는 사업에 도와주면 좋겠다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최순실, 수사검사 실명 거론하며 비난
“박 전 대통령은 절대 뇌물 받을 사람 아냐”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함께 뇌물수수 혐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61)씨가 “40여년 동안 지켜본 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 나오게 돼, 제가 죄가 너무 많은 죄인인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에 미안함을 표했다.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등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한 최씨는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부인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재판부가 최씨에게 “롯데 SK 그룹 제3자 뇌물요구 혐의 등을 부인하느냐”고 묻자 “네”라고 말하며 “박 전 대통령은 절대 뇌물이나 이런 것을 갖고 나라를 움직이거나 기업에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롯데나 SK 측에 더블루K인지 어디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그런 거 자체를 모른다”며 “사업을 진행하면 미르ㆍK스포츠재단이 문화 체육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 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검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검찰을 비난하는 모습도 보였다.  최씨는 “한웅재 부장검사가 처음에 이미 박 전 대통령 축출을 결정한 것 같다”며 “내게 모든 걸 시인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와 박 전 대통령을) 경제 공동체라는 걸로 엮어가려고 굉장히 애를 많이 썼다”고도 했다. 삼성 뇌물 부분과 관련해서는 “삼성이 미리 준비한 38억원에 대한 것은 제가 책임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삼성 합병 뇌물로 몰고 가는 것은 검찰의 무리한 행위”라고 말했다.

최순실 딸, 정유라
송환불복 결정 항소심 철회 … 30일 이내 한국행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덴마크에서 송환불복 결정으로 항소심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을 철회하면 30일 이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 25일 덴마크 검찰 공보관인 사이몬 고스비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유라씨가 항소심을 철회했다. 소환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덴마크 검찰 트위터도 고스비그의 글을 옮겨 담았다. 덴마크 법상 결정이 나면 30일 이내에 송환해야 한다. 한국 검찰과 협의해서 일정을 잡는데 송환 일정은 10일이 될 지, 30일이 될 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검찰 관계자가 덴마크 현지로 가서 정유라씨를 데려 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와 한국은 현재 직항으로 민항기가 운행되지 않는다. 당초 덴마크 검찰은 지난 5일 트위터 발표를 통해 “덴마크 서부고등법원이 정씨 송환불복소송 항소심을 오는 6월 8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17일 덴마크 검찰이 정 씨에 대해 한국송환을 결정하자 정 씨는 이에 이의를 제기, 올보르 지방법원에 송환 불복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 4월 19일 열린 1심에서 재판부는 검찰의 손을 들어줘 정씨의 한국 송환을 선고했고, 이에 정 씨는 당일 곧바로 덴마크 서부고등법원에 항소했다. 최순실씨는 24일 열린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비리 재판에서 “검찰이 너무 많은 의혹을 제기해 내가 괴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딸을 위해 입시청탁을 했다는 등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러면서 “딸이 영혼은 죽고 육체만 살았는데 어린 자식이 잘못될까봐 자기 삶을 지키고 있다”며 흐느끼기도 했다. 재판부는 최씨와 최경희 전 총장 등의 피고인 신문을 마치고 25일 결심공판을 열 예정이다.

‘최강 보안’이라던 삼성 갤럭시S8‘홍채인식’
독일 해커들이 1분 만에 뚫었다

         삼성전자가 “현존 최고의 생체보안 기술”이라고 자평하며 최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에 탑재한 홍채인식 보안 기술이 독일 해커들에게 뚫렸다고 23일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해커단체 ‘카오스컴퓨터클럽(CCC)’은 삼성전자의 레이저프린터로 뽑은 눈동자 사진과 콘택트렌즈만으로 간단히 홍채인식 보안을 뚫어 보이는 1분16초짜리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홍채 인식 보안이 얼마나 뚫기 쉬웠는지 직접 시연해 보였다. 이들은 일단 디지털카메라로 한 남성의 홍채를 근접 촬영한 뒤 레이저프린터로 사진을 출력했다. 그 위에 콘택트렌즈를 올려 평면 눈동자 사진을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처럼 만든 뒤 홍채인식 카메라 앞에 갖다댔다. 그랬더니 홍채인식 보안 기능은 단숨에 풀려버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신제품 ‘갤럭시S8’을 내놓으면서 차별화된 기술로 홍채인식 보안 기능을 내세웠다. 회사 측은 “외워야 할 암호가 하나라도 줄어든다면 삶은 더 쉽고 간편해질 것”이라며 “사람의 홍채 패턴은 모두 달라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하다. 홍채 인증이 휴대폰을 잠그고 콘텐츠를 보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 중 하나”라고 강조했었다. 더크 잉글링 CCC 대변인은 “홍채가 지문보다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지문보다 보안 위험이 더 크다”라며 “홍채인식을 해킹하는데 가장 큰 비용이 든 것은 갤럭시S8 구매였다”고 조롱했다. CCC 측은 해킹 과정에서 ‘삼성 레이저프린터’를 이용해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CCC는 지문 인식 기능을 탑재한 ‘아이폰5S’가 출시됐을 때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의 기자회견 사진에서 지문을 간단히 복제해 해킹해 보이기도 했다. 보도가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우리는 이 문제를 알고 있고, 이미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대응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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