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 성경 에스겔서에 보면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말씀이 기록된 두루마리 책을 ‘먹으라’(에스겔 2:8)고 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마치 밥상을 차리듯 에스겔 앞에 이 두루마리 책을 펼쳐 놓으시고 먹으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에스겔이 받아먹어야 하는 두루마리 책에는 ‘애가와 애곡과 재앙’의 말들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하나님께서 에스겔 앞에 차려 내 놓으신 말씀이라는 밥상 위의 메뉴는 먹기 좋은 것이 아니라 먹기가 매우 고통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에스겔은 반찬 투정하지 아니하고 그 두루마리 책을 받아먹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애가와 애곡과 재앙이 기록된 말씀을 먹었는데도 그 맛이 입에 달기가 꿀과 같았다(에스겔 3:3)는 이야기 입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교회와 성도간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목사와 성도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회는 어떤 곳인가? 그리고 목사는 교회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교회는 성도들에게 ‘말씀의 밥상’을 차려 내 놓는 곳입니다. 그리고 목사는 이 ‘말씀의 밥상’의 음식들을 성도들에게 먹이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 땅에 처음으로 탄생한 교회가 ‘예루살렘 교회’입니다. 이 예루살렘 교회가 어떤 교회였는지에 대하여 사도행전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사도행전 2:42) “날마다 마음을 같이 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으로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사도행전2:46) 이 두 구절의 말씀을 보면 예루살렘 교회가 열심히 했던 일이 ‘밥상 차리는 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의 밥상은 사도들이 차려 주는 ‘말씀의 밥상’이었고, 또 하나는 성도들 서로 간의 교제를 위해 차리는 ‘친교의 밥상’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초대교회는 ‘밥상 공동체’(Dining Table Community)였습니다.

            교회는 ‘밥상 공동체’입니다. 교회가 하는 일 중에 참 중요하고 열심히 해야 할 일이 ‘밥상 차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성도는 그것을 잘 먹어야 합니다. 교회가 성도 앞에 차려 내놓는 밥상 위의 ‘밥’은 곧 하나님의 말씀이겠지요. 그리고 교회 안에서 하나님을 대신하여 이 말씀의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 곧 목사입니다. 사도 바울 선생님은 에베소 교인들에게 교회에 말씀의 밥상을 차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주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에베소서4:11-12) 이 말씀에서 사도, 선지자, 복음전하는 자, 목사, 교사는 ‘말씀의 밥상을 차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영의 양식인 이 말씀을 성도들에게 먹이는 사람들입니다. 교회가 이 밥상 차리는 일에 열중해야 하는 이유는 이 밥상 앞에 둘러앉은 성도들에게 영의 양식인 말씀을 먹여 온전케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자라게 하고, 성장하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한 끼 밥을 먹지 않으면 배가 고프고 몸에 힘이 없는 것처럼 성도는 영의 양식인 말씀을 먹지 않으면 영혼이 배고픔을 느끼고 신앙생활에 힘이 없어지는 것을 느껴야 하는 존재입니다. “밥 힘으로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밥은 사람에게 힘을 공급합니다. 그리고 영양을 공급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말씀은 성도들의 삶과 인격에 힘과 영양을 공급합니다. 그래서 성도는 이 말씀의 힘으로 세상과 마귀와 악을 이기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와 목사는 해야 할 많은 일들 중에서도 이 밥상 차리는 일에 열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도가 이 영의 양식을 열심히 받아서 먹어야 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밥만 먹어서는 안 됩니다. 밥만 먹고 살만 쪄서는 안 됩니다. 밥 먹고 힘을 얻어서 일을 해야 합니다. 밥값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밥값하고 살라!”는 말이 있는 것입니다. 밥 먹고 일을 안 하고 운동을 안 하면 비만이 옵니다. 비만은 모든 성인병의 근원이 되는 것처럼 성도가 말씀만 먹고 봉사의 일을 하지 않으면 영적 비만의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교회 안에 어떤 성도를 보면 교회 생활은 오래해서 말씀의 지식은 많은 것 같은데 그 말씀대로 봉사하고 섬김의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은 대접하지 않으면서 대접 받으려고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가 차려 놓은 말씀의 밥상을 잘 받아서 먹었으면 이제 나가서 그 말씀의 밥상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밥값하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도 밥값 제대로 하며 성실하고 충성되게 교회생활을 해야 합니다. 또한 밥값하며 신앙생활 제대로 하기 위해 복음 들고 세상으로 뛰어 나가 전해야 합니다. 밥만 먹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인생은 밥만 축내는 부끄러운 인생입니다. 밥값 잘 하는 교회, 밥값 잘 하는 성도, 밥값 잘 하고 사는 인생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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