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 볼더 출신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이진규양

         콜로라도에서 태어난 한인 2세 재미동포 여고생이 발군의 실력을 인정받아 여자 아이스하키 한국 국가대표에 발탁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한국인인 이진규(17, 영어이름 그레이스)양. 볼더에서 태어나  7살 때부터 스케이트를 시작한 이 양은 현재 아이스하키 프렙 스쿨로 유명한 섀턱 세인트 메리 스쿨에 다니고 있다. 미네소타주에 있는 이 학교는 현재 북미아이스하키리그(NFL) 최고의 스타인 시드니 크로스비(피츠버그 펭귄스)가 다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감독인 새러 머리와 골리 코치인 레베카 룩제거도 이 학교 출신이다. 대표팀은 미네소타 전지훈련 도중 섀턱 세인트 메리 스쿨과 연습 경기를 치렀고, 누가 봐도 한국인이 분명해 보이는 외모의 이진규는 머리 감독의 눈에 쏙 들어왔다. 선천적인 이중 국적이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뛰기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었고, 기량 자체도 빼어났다. 이진규는 2015-2016시즌 섀턱 세인트 메리 스쿨 소속으로 56경기에 나서 29골 28어시스트를 올렸다. 머리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진규는 3주 전 입국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28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친선경기 1차전에서 국가대표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정말로 꿈과 같은 여정”이라며 “이렇게 한국을 위해, 그리고 지금의 동료들과 함께 뛸 기회를 얻는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첫 경기만 해도 낯선데, 이진규는 1라인의 센터 공격수로 나섰다. 보통 아이스하키는 1라인부터 4라인까지 짜는데, 1라인은 득점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다. 이진규는 이날 대표팀에서 가장 공격력이 뛰어난 박종아, 김희원과 1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이진규는 “첫 경기부터 1라인에 투입돼 사실 부담감이 있었다. 박종아와 김희원은 지금까지 줄곧 손발을 맞춘 사이라 그사이에 끼어든 나로서는 걱정도 됐다”며 “하지만 두 선수가 양옆에서 많이 도와줬기에 훨씬 수월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스웨덴에 0-3으로 패했다. 골키퍼 신소정의 신들린 선방이 없었다면 점수 차는 더 벌어질 수 있었다. 한국은 유효 슈팅에서 13-40으로 크게 밀렸다. 이진규 역시 슈팅은 한 차례에 그쳤으나 한 뼘 이상 큰 스웨덴 선수들을 상대로도 코너에서 퍽을 쉽게 빼앗기지 않는 등 힘과 개인기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이진규는 “박종아와 김희원은 둘 다 공격적인 선수들”이라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퍽을 제대로 지키면서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들은 내가 한국을 위해 뛸 기회를 얻었다는 말을 듣고 너무나 기뻐하셨다”며 “믿기 어려운 기회”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포함해 많은 친척분이 살고 있다”며 “그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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