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향하는 검찰

           지난 30일 징역 4년 선고로 사법적 판단이 일단락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개입 의혹 사건의 발단은 제18대 대선 직전 벌어진 ‘국정원 여직원 감금 사건’이었다.  대선을 일주일여 앞둔 2012년 12월 11일 이종걸 민주당 의원 등이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에 선거 관련 불법 댓글을 올린다는 제보를 받고 국정원 직원 김모씨의 역삼동 오피스텔을 찾아가 문 앞에서 35시간 동안 대치한 게 시작이었다.  경찰은 5일 만에 “대선 후보 지지ㆍ비방 댓글은 발견이 안 됐다”(12월 16일)는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지만 권은희(현 국민의당 의원)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수사 축소 및 은폐 외압’을 폭로하면서 정국은 다시 소용돌이쳤다.  이어 같은 해 3월 진선미 민주당 의원이 국정원 내부 문건(원장님 지시ㆍ강조 말씀 등)을 공개하고, 원 전 원장을 국정원법ㆍ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고 이 사건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의 첫 수사 대상이 됐다. 특히 2013년 10월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법무부가) 수사팀을 힘들게 하고 자꾸 뭔가를 따지고 도가 지나쳤다고 한다면 수사팀은 외압이라고 느낀다. (황 장관과도) 무관하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한 윤 팀장의 발언은 거센 후폭풍이 불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황교안 전 총리의 수사 개입 의혹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발언이었다. 이후 윤 팀장은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고 이듬해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 국정원 심리전단국 직원들을 동원해 인터넷 게시판에 댓글을 남기는 등 여론 형성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원 전 원장은 1심에서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2심이 선거법 위반까지 모두 유죄로 판단하면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2015년 7월 항소심이 선거법 위반 혐의 인정의 근거로 받아들인 핵심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은 핵심 쟁점이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유ㆍ무죄의 향방을 가리지 않아 “아무런 오류도 지적하지 않은 채 막연히 증거능력을 부정했다”(민변)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4년 여에 걸친 수사와 재판에도 불구하고 원 전 원장의 ‘고난’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이 원 전 원장의 다른 혐의(직권남용 및 횡령 등) 입증을 목표로 ‘국정원 민간 댓글부대’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이는 한편 국정원의 기타 불법 정치개입 의혹 전반으로 수사의 폭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은 지난 23일 사이버 외곽팀장의 주거지 등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 당시 영장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었다. 이들과 원 전 원장과의 공모 관계 입증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된다. 검찰 주변에선 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관여 여부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적폐청산 TF 활동과 연동된 검찰의 수사가 이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로 향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근 청와대가 전 정부 캐비닛 등에서 발견해 검찰에 넘기고 있는 자료에 어떤 내용이 들어 있는지도 향후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다.   

한국 모바일 게임 세계 1위 우뚝
 ‘난공불락’일본 뚫었다

          국내 1위 모바일 게임업체 넷마블게임즈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30일 일본의 애플 앱스토어(앱 장터)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같은 날 구글의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에서는 3위를 기록했다. 일본 시장은 미국·유럽의 쟁쟁한 게임업체들도 좀처럼 뚫지 못했던 난공불락의 시장. 현재 일본 모바일 게임 ‘톱 10’에 일본 업체가 아닌 외산 게임은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유일하다. 넷마블의 고위 관계자는 “소니·닌텐도 등 최강자들이 즐비한 게임 강국 일본에서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이 통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넷마블·카카오게임즈·컴투스·블루홀·제페토 등 국내 게임업체들이 일본·유럽·미국·동남아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북미·동남아에서도 속속 성과
게임업계에서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일본 시장 진출에 성공하면서 연내 ‘단일 게임 1조(兆)원 매출’이라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나이앤틱의 포켓몬고(약 1조원·업계 추정), 핀란드 수퍼셀의 클래시오브클랜(3조원) 못지않은 글로벌 흥행작의 반열에 올라서는 것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일본에서만 연내 2500억~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의 게임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는 지난달 중순 해외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2014년 4월 출시된 지 3년3개월 만이다. 이 게임은 누적 다운로드가 8000만건 이상이며 매일 100만명 이상이 접속하고 있다. 이 게임은 그동안 유럽·북미·동남아의 59개국에서 한 차례 이상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중견 게임업체인 블루홀의 PC 온라인 게임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는 전 세계 PC 게임이 판매되는 온라인 스토어인 ‘스팀’에서 판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3월 출시된 이후 5개월 만에 800만카피 이상이 팔린 것이다. 이 게임은 1카피당 30달러에 판매한다. 판매 수익만 24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게임업체 제페토는 PC 온라인 게임 ‘포인트블랭크’로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게임의 누적 이용자 수는 최근 1억10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지난해 3월부터 서비스 중인 ‘검은 사막’도 유료 이용자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제2의 한국 게임 전성기 기대감
올해 초 중국 정부가 사드 사태 이후 한국 게임의 중국 신규 진출을 막으면서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정부의 게임 수출 전망치(4조2000억원) 달성도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일본·북미·유럽·동남아 등 다른 해외 지역에서 예상 외의 성과를 속속 내며 이제는 초과 달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에 접속된 PC에서 여러 명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PC 온라인 게임’ 시장을 주도하며 게임 강국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 세계 게임 시장의 주류는 PC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TV로 연결하는 비디오 게임(콘솔게임)이었다. PC 온라인 게임은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만 인기를 끈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게임 한류의 돌풍은 예전과 상황이 다르다는 게 게임업계의 시각이다. 2010년 이후 세계 게임 시장의 주류로 떠오른 모바일 게임을 정조준했기 때문이다.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은 약 52조원에 달한다.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모바일 게임은 단순한 캐주얼 게임이 아니라 비주얼이나 스토리에서 수준이 높은 RPG(role playing game·역할 분담 게임)이기 때문에 이용자의 몰입도가 훨씬 강하다”며 “한번 안착하면 같은 게임으로 5~10년씩 수익을 내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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