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그리고 자신에게 충실한 삶을 즐겨라"

          콜로라도 스프링스 한인성당인 성 김대건 성당(담임신부 최경식 야고보)에서는 지난 22일과 23일 양일간 오후 7-9시까지 두 차례에 걸쳐 수원교구 성 필립보 생태마을의 황창연 베네딕도 신부를 초청해 특강을 가졌다. “자신 껴 안기” 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황 신부의 강연을 듣기 위해 콜로라도 각지의 천주교 신자들과 일반 교민들은 먼 걸음을 마다 않고 콜로라도 스프링스를 찾았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성 김대건 성당이 건립된 이래 최대 인파가 참여한 이번 특강에는 콜로라도 뿐 아니라 뉴 멕시코의 앨버커키와 심지어 멀리 텍사스에서 온 참석자도 있었다. 또한,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개신교 및 불교 신자를 가릴 것 없이 참석해 종교 화합의 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강연 첫 날에만 약 300여명이 참석해 주최측은 기존에 배치한 좌석이 부족하여 간이 의자까지 마련할 정도였으며 둘째 날에도 강연의 열기가 고스란히 이어져 250명 이상의 참석자가 자리를 함께했다. 황 신부는 첫 날에는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를, 둘째 날에서는 “내가 누군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제목으로 이틀의 강연을 이어갔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자신 껴안기”라는 주제를 통해 황 신부는 특유의 유머를 섞어가며 유쾌한 화법으로 풀어나갔다. 즉, 이번 강연을 통해 황 신부는 세월호 참사 이후 본인이 하게 된 ‘죽음’에 대한 고민을 “죽음 껴안기(how to die),” “삶 껴안기(how to live),” 그리고 “자신 껴안기(who am I)”라는 이름으로 설파했다.  오래 전 콜로라도를 지나쳐간 적은 있지만 직접 방문하기는 처음이라는 황 신부는 힘들고 고달픈 이민 생활에 지쳤을 신자들을 모시고 주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게 되어서 조금 들뜨기도 한다면서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지금 현재의 순간에 행복을 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원은 누구에게나 있으니 죽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면서 인생에 나중은 없으니 사는 동안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황 신부는 자기 자신을 껴안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뿐 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전지은 글라라 씨는 “신부님 말씀을 들으며 나는 나 스스로 에게 한 턱을 쏜 적이 있었던가. 남편과 아들이 미리 내 마음을 알아 주지는 않을까 하고 혼자서 애면 불면 기다렸던 것은 아닐까, 그러면서 내 마음도 몰라 준다고  짜증내고 섭섭해했던 것은 아닐까”하고 자신을 많이 되뇌게 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또한, 둘째 날에는 황 신부가 자주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잠비아 무푸리나 시의 농업대학과 친환경 대학설립 프로젝트'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환경에도 관심이 많은 황 신부는 강원도 평창에서 본인이 가꾸는 성 필립보 생태마을과 같은 친환경 농촌 마을을 한국 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 건설하는 것이 꿈이라며 특강을 마쳤다. 한편, 황 신부의 특강 시작과 마무리에는 성 김대건 성당의 본당 신부인 최경식 야고보 신부가 재치 있고 유쾌한 멘트를 선사해 자칫 낯설고 서먹할 수 있는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었다. 덴버에서 참석한 천주교 교인인 최귀분씨는 “어찌 보면 굉장히 무거운 주제인데도 황 신부님과 본당 신부님이 유머 섞인 말씀으로 재미있게 풀어주셔서 강연 내내 웃음과 박수가 끊이지 않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황창연 신부는 강원도 평창군에 소재한 성 필립보 생태마을의 관장으로서 1992년 수원교구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수원지구의 한 본당을 맡아 10여 년간 사목을 했다. 황 신부는 신학, 종교, 철학과는 별도로 환경공학을 공부했고, 환경부 대기 오염 강사로 10년 동안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성 필립보 생태마을에서 친환경 유기농 콩 재배를 통해 청국장 가루 등을 판매하기도 하며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피정시설을 운영 중에 있다. 또한, 행복을 주제로 한 강의로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아픔을 치유하는 순회강연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으며, 이번 미주 순회 강연도 콜로라도 스프링스 강연에 앞서 LA와 시카고 등지에서도 개최되었다.   이번 초청강연은 콜로라도 스프링스 성 김대건 성당의 3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된 것으로 성 김대건 성당에서는 이 밖에도 9월 16일(토) 전야제 성격의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튿날인 17일(일) 11시에는 성당 건립 30주년을 기념하는 대미사를 가질 계획이다. 또한, 성당 측에 따르면 30주년 기념책자도 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행사에 관한 문의는 콜로라도 스프링스 성 김대건 성당(719-638-010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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