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포커스 신문사가 벌써 창간 1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창간 10주년 행사를 가진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해가 훌쩍 지났다. 이렇게 세월이 빠른 걸 보니 포커스가 20주년을 맞을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포커스 신문사를 창간했을 당시 덴버에는 9개의 신문이 발행되고 있었지만 11년이 지난 지금은 대부분의 신문사가 없어졌다. 그렇게 치열했던 경쟁에서 살아남은 탓에 필자는 여러가지 노하우를 터득하게 되었다. 창간때부터 신문 편집에서부터 현장 취재, 광고 수주 그리고 배달까지 도맡아 했기 때문에 신문 제작에 대한 노하우는 오래 전에 완성되었다. 남들 못지 않은 경제적 어려움도 겪은 탓에 이제는 웬만한 일이 닥쳐도 헤쳐나갈 자신감도 충전되어 있다. 그 세월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름 사람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일도 익숙해져 있다고 자신했었다. 그러나 상처는 언제나 사람들로부터 받는다.  약 3년 전 쯤 된 것 같다. 오로라 소재 한 건물주인 H씨, 지금은 문을 닫은 코리아위클리의 K씨 부부, 전 콜로라도주 한인회장 K씨가 한꺼번에 포커스를 공격한 적이 있었다. 한명은 법정싸움으로, 또 한명은 허위기사로, 나머지 한명은 찌라시 작성으로 공세를 펼쳤다. 이들이 포커스에 앙심을 품은 이유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신문에 게재했기 때문인데, 포커스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다했을 뿐이다. 게다가 최근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들은 포커스를 괴롭히기 위해 전략적 공조도 시도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포커스를 질투하는 사람들이 붙어서 이들의 역할을 거들었다.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옛말이 떠올랐다. 처음에는 이들의 비열한 짓을 낱낱이 공개를 해야할까, 아니면 경찰에 고발을 해야할까, 이들 옆에서 부추기는 사람들까지 조사해 개인 신상을 털어볼까 등 참으로  많은 생각들을 했다. 그러나 결국 필자는 필요 이상의 에너지 낭비를 하는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맞게 될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결과는 이렇다. 법정싸움을 건 사람은 변호사를 세명이나 고용해 대법원까지 갔지만 포커스에 대패했고, 허위기사를 마구 써댄 신문사는 문을 닫았고, 한인회 관계자는 한인회에서 손을 떼고 뒤로 물러앉았다. 이런 총공세를 받는 동안 필자는 난세에 대처를 하는 방법을 배웠다. 대처법은 간단하다. 그냥 긍정적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것이다. 포커스를 배척하는 사람들과 포커스를 싫어하는 광고주들은 포커스가 아닌 다른 신문사를 찾아가면 된다. 그렇게 되면 타 신문사의 수입을 늘려주게 되니 더불어 잘 살 수 있어 좋고, 적과 친구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으니 좋고, 정론의 길을 걷고 있는가를 되묻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도 좋다. 이렇게 긍정적인 마인드로 바꿔보니 더 좋은 결과들이 일어났다. 변호사비로 많은 돈이 지출될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보험사가 나서 주었고, 따로 하고 있던 개인 사업도 번창했다. 더불어 독자와 광고주들의 호응으로 신문사 경영도 안정되었다. 이는 포커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응원과 지지가 더 컸기 때문에 몇몇의 힘으로 포커스를 무너뜨리거나 음해할 수 없음이 증명한 셈이다.

            악의적 의도를 가진 이들의 총공격에도 포커스는 꽤 여러 가지 일을 했다. 콜로라도 언론역사상 최초로 동포를 대상으로 ‘신문기사 내용 선호도 설문조사’를 실시해 ‘독자와 함께 만드는 신문’이라는 이미지로 발전시켰고, ‘광고 바르게 읽기 캠페인’을 통해 광고주의 광고효과를 높였다. 포커스 문화센터를 오픈하면서 영사업무, 건강검진, 동창회, 동아리 모임, 세미나 등 동네의 각종 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으며, 요리교실, 한지공예, 노래교실, 라인댄스 등 다양한 문화강습의 기회와 장소도 제공했다. 콜로라도 한인 청소년 문화재단을 설립해 어린이 동요대회와 청소년 문화축제를 매년 번갈아 개최하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일에도 앞장 서왔다. 뿐만 아니라 신문이 닿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 콜로라도 소식을 전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콜로라도 언론사 최초로 전자신문을 발행했으며, 라디오 방송도 개국했었다. 그리고 최다부수를 자랑하는 콜로라도 유일의 한인 업소록도 제작해왔다. 11년 전 80페이지로 시작된 포커스 신문은 96페이지, 106페이지에 이어 창간 9년에 지금의 128페이지로 증면하게 되었다. 또, 직접 발로 뛰는 취재기사와 각종 기획기사로 128페이지 중 절반 이상이 콜로라도 관련 소식으로 자체 제작되면서, 지금은 콜로라도 한인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인 언론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이처럼 포커스가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자들과 광고주들의 무한신뢰, 제작과정의 전문인력, 올곧은 기사를 지향하는 경영철학 등 다양하다. 하지만 필자가 개인적으로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인쇄비를 아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신문의 경우 매주 128페이지를 수천 부씩 찍어내는 비용을 아깝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여기에 지금은 전자신문, 웹사이트, 페이스북, 카카오톡을 통해 온라인 출판까지 매주 진행되고 있다. 또, 매년 7천 부씩 배포되는 업소록의 경우에도 부수나 인쇄비를 눈속임해 본 적이 없다. 우리 직원 중에 “일일이 확인하는 사람도 없고, 우리도 부수를 조금만 줄여서 인쇄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여우같이 영리하게 경영해야 한다”며 실리적인 경영을 건의한 이도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여우보다는 곰을 선택해왔다. 눈속임은 절대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 필자의 지론이다. 때문에 인쇄비를 줄이기는 커녕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인쇄부수와 비용은 독자와 광고주와의 약속 이전에 신문사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포커스인(人)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덕목은 바로 ‘사명감’이다. 우리 포커스 식구들은 신문을 단순한 인쇄물 혹을 광고만 넣어 수익을 챙기는 사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언론은 일반 사업체와는 차별된다. 사회로의 환원이 중요하고, 공익차원에서의 봉사 또한 필요하다.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언론의 몫이다. 이를 모나지 않게 실천하기 위해서 ‘사람을 위하고, 사회를 지킨다’는 사명감이 꼭 필요한 곳이 바로 신문사이다. 지금까지 포커스인들은 이 사명감을 잘 지켜왔다. 그래서 우리는 전미주에서 가장 잘 만드는 한인 주간 신문임을 자신한다. 며칠전 한인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필자를 보면서 한 독자가 엄지 손가락을 올려보였다. 응원의 메세지를 자주 받는데, 그날 따라 유독 감사했다. 두 아들의 엄마로 가사일에, 회사일에 지쳐 있었던 터라 더욱 반가운 손가락이었다. 기사 잘 봤다면서 만두 사다 놓고 가는 독자들, 감사 메일을 보내준 독자들, 행사 때마다 끊임없이 후원해준 독자들, 이런 독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포커스가 가능했다. 그러나 포커스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어린 아이들이 말하는 것을 가끔 못 알아들을 때가 있다. 하지만 아이의 말을 가장 잘 알아듣는 사람은 바로 엄마다. 왜냐하면 엄마야말로 아이에 대한 무한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하는 얘기도 못 알아들을 때가 있다. 듣고 있지만 들리지 않는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내뱉는 모든 얘기에 관심을 가지고 들어준다면,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금방 찾아낼 수 있다. 앞으로도 포커스는 동포사회의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귀기울일 것이며, 칭찬에 인색하지 않고,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질타하는 정론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다. 더불어 포커스는 기사 한 줄 한 줄이 동포사회를 움직인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창간 11년을 맞아 더욱 정진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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