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과잉진압 악순환

            백인 경찰의 총에 백인 남자 대학생이 어이없이 사망하면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또 흑인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이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아 제2의 퍼거슨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18일 NBC뉴스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조지아텍에서 누군가 흉기를 휘두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학생을 총으로 쏴 숨지게했다. 사망한 학생은 조지아텍의 성소수자(LGBT) 학생단체 라이드얼라이언스 회장을 맡고있는 4학년생 스카웃 슐츠(21). 기숙사 학생들이 찍은 비디오에 따르면 경찰이 칼을 내려놓으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으나 이를 듣지않고 경찰 쪽으로 다가서다 총을 맞았다. 슐츠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곧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슐츠는 작은 나이프를 들고 있었다. 슐츠의 아버지는 “아들이 총을 갖고있던 것도 아닌데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슐츠 가족 변호사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스카웃은 과거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그날 밤도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서 아주 작은 칼을 갖고 있었는데 경찰이 20피트나 떨어진 거리에서 총을 쐈다”며 “꼭 그렇게 총을 쐈어야했느냐”고 반문했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는 2011년 흑인 운전자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전직 백인 경관 제이슨 스토클리에 대해 무죄판결이 내려진 것에 항의해 18일로 나흘째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법원 판결이 나온 15일과 그 다음날에는 성난 시위대가 공공기물을 파손하고 경찰을 향해 돌과 화학물질을 던지는 등 폭력 시위로 번지면서 경찰관 10여명이 부상하고 시위 참가자 80여명이 현장에서 연행되기도 했다. 18일 세인트루이스 다운타운에서 벌어진 시위는 참가자들이 서로 팔짱을 끼고 말없이 행진하는 평화 시위로 진행됐다. 흑인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2011년 총격사건 발생 당시 백인 경관 스토클리가 마약거래 검문을 하면서 20대 흑인 청년 앤서니 라마 스미스의 차량을 멈춰 세운 뒤 차 안으로 총을 쏴 스미스를 숨지게 했기 때문이다. 스토클리는 스미스가 총을 갖고 있어 방어 차원에서 발포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는데 차 안에서 발견된 총에는 스미스의 지문은 없고 스토클리의 지문만 있었다. 이때문에 검찰도 스토클리가 정당방위 주장을 위해 총을 집어넣었다고 주장하며 그를 1급 살인 및 불법무기 사용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심리한 순회법원 티모시 윌슨 판사는 “스토클리가 자기 방어 차원에서 행동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합리적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스토클리는 배심원 재판 대신 판사 재판을 택했다. 시위를 주도하는 단체 활동가들은 ‘시민 불복종 운동’을 예고했는데 세인트 루이스는 2014년 흑인 소요사태가 일어난 퍼거슨과 가까운 지역이어서, 주 정부는 제2의 퍼거슨 사태로 확대될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장난감 천국’토이저러스의 몰락 파산신청

            대형 완구 체인인 토이저러스(Toys“R”Us)의 파산이 임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토이저러스는 막대한 부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이르면 19일에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토이저러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것은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4억 달러의 부채를 재조정하고 군살을 뺀 기업으로 재출발하려는 노력이다. 소식통들은 토이저러스가 파산보호를 앞두고 관재인도 선임했다고 말했다. 토이저러스가 파산보호를 택한 것은 십여 년전 차입매수방식(LBO)에 의한 인수합병이 남긴 막대한 부채 때문이다. LBO란 M&A 대상 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회사를 합병한 뒤 회사 자산을 팔아 이를 되갚는 것을 말한다. 2005년 베인 캐피털과 사모펀드 KKR, 보나도 부동산 신탁은 LBO를 통해 토이저러스를 75억 달러에 인수하고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했다. 블룸버그 인털리전스의 애널리스트인 노엘 허버트에 따르면 토이저러스는 인수가 이뤄진 뒤 한동안 보유금의 절반을 이자 상환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점포 확장과 판촉, 온라인 사업의 성장을 꾀할 여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바비와 피셔프라이스를 거느린 마텔(Mattel)과 보드게임 및 완구제조업체 해즈브로(Hasbro)를 포함한 납품업체들은 토이저러스부터 대금을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얼마 전부터 공급을 줄여왔다.  그 여파로 마텔의 주가는 18일 6.2%나 급락하기도 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 같은 신용평가기관들도 서둘러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S&P는 18일 토이저러스에 최저등급에서 겨우 3단계 위인 ‘CCC-’ 등급을 매겼다. 대형 완구 체인의 파산은 가뜩이나 고객 감소와 아마존의 위협으로 폐점을 늘리고 있는 미국 오프라인 유통업계에는 다시 한번 당혹감을 안기게 될 전망이다.

굿바이! 카시니 … 20년 여정 마치고 토성 품에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토성 탐사선 카시니(Cassini)가 20년에 걸친 탐사 임무를 마치고 우주에서 최후를 맞았다.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있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15일 “이날 오전 4시 55분 카시니에서 오는 신호가 끊겼다. 믿을 수 없는 우주선이자 임무였다. 그 임무는 종료됐다”고 밝혔다. ‘굿바이 키스’로 불린 이번 마지막 임무에서 카시니는 산화 직전 안테나를 지구 방향으로 돌려 토성의 대기 성분 자료를 전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JPL 국장 마이크 왓킨스는 “우리가 과학책에서 토성에 대해 배운 지식 중 거의 대부분은 카시니로부터 전해져온 것”이라며 “카시니의 발견은 너무나 강렬했다”고 감격해 했다. 이날 새벽 3시30분 카시니는 시속 7만7000마일의 속도로 돌진해 토성 대기권으로 진입했다.  NASA는 카시니가 연료를 소진했다고 판단하자 무인 우주선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토성 위성과의 충돌 위험을 제거하기 위해 우주 공간에서 파괴하는 처리 방식을 결정했다. 카시니는 유성이 타는 형태로 산화를 시작해 우주 공간에서 해체됐다. 그러나 카시니에 탑재된 장비 12개 중 10개가 최후의 순간까지 작동해 토성의 대기 구성 데이터를 수집했고 이 데이터는 83분 후 JPL 통제센터로 들어왔다. 1980년대 말부터 카시니 프로젝트에 관여해온 과학자 린다 스필커는 “오늘 우리는 소중한 친구를 잃었다”며 상념에 젖었다.  지난 1997년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카시니는 2004년 토성 궤도에 진입해 토성 궤도를 300여 차례나 돌며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의 액화 메탄 바다, 또 다른 위성인 엔켈라두스의 지하 바다 등을 발견했다. 특히 카시니는 엔켈라두스 남극의 수증기 기둥을 통과할 때 얼음층에서 치솟는 수소를 발견해 과학자들은 이를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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