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병원 중환자들, 다른 병원으로 옮겨

덴버 동쪽 지역의 한 엑셀 에너지 변전소에서 폭발이 발생해 최소한 3만1천여명의 고객이 정전으로 큰 불편을 겪었고, 인근 병원의 중환자실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대피시키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고는 지난 월요일 오후 6시 29분 경에 14번가와 잭슨 거리에 있는 해리슨 변전소의 변압기 뱅크가 터지면서 발생했다. 이 폭발 사고로 짙고 검은 연기가 덴버 하늘을 까맣게 덮었다. 4분 후, 폭발로 인한 화재로 손상을 입은 두 번째 변압기 뱅크가 작동을 멈췄다. 인근 주민들은 뻥뻥뻥 하는 연속적인 폭발음을 듣고 놀라 밖으로 뛰쳐나와보니 최소한 2층 건물 높이의 70 피트 가량 되는 검은색 연기 구름을 봤다고 진술했다.

이 폭발로 인해 월요일 저녁까지 내셔널 쥬이쉬 병원의 대부분이 정전이 되었다. 병원측은 자가 발전기가 있었기 때문에 정전이 지속된 90분 가량을 자가 발전기에 의존해 전기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또다른 병원인 로즈 메디컬 센터의 경우도 정전이 되자 백업 자가 발전기가 작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가 발전기가 연기를 내기 시작하더니 이내 작동을 멈추고 말았다. 소방 관계자들은 디젤 엔진이 처음 시작할 때 대부분 많은 양의 연기가 나게 된다고 밝혔다.

덴버 소방서 대변인 필 샴페인은 의학 실험실에서도 폭발이 일어나 로즈 메디컬 센터의 중환자실의 환자들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일부 환자들은 대피 당시 수술실로 들어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고 한다. 이들 환자들을 다른 메트로 지역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여러 대의 앰뷸런스가 줄을 지어 서 있었으며, 의료용 헬리콥터들도 대기했다.

정전 당시 일부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는 신고도 들어왔지만,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콜팩스 애비뉴나 콜로라도 블러바드 인근의 신호등이 모두 꺼지는 바람에 월요일 저녁 내내 극심한 정체를 겪었다. 덴버 경찰관들이 수신호로 교통을 안내했다.

엑셀 측은 정전이 퀘벡에서 험볼트 스트리트까지, 알라메다에서 24번가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엑셀 대변인은 정전으로 불편을 겪은 고객의 수는 31,000명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엑셀 에너지측의 웹사이트에 나타난 정전 지도에서는 총 38,991명의 고객이 저녁 9시 30분까지 전기가 끊긴 상태라고 나와 있었다. 엑셀 직원들은 밤새 전기 복구 작업을 펼쳐 화요일 새벽 1시가 되자 대부분의 주민들에게 전기를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엑셀 직원들이 현재까지도 손상을 입은 부분을 수리하고 있는 만큼, 해당 지역에 간간히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검은색 연기는 수마일에 걸쳐서 보일 정도로 넓게 퍼졌고, 변전소 바로 옆에 위치한 제 10 소방서에서 즉시 출동한 소방관들이 진화에 나서 20분 만에 변전소에 난 불을 진화하는데 성공했다. 소방관들은 처음에는 물로 진화를 하다가 유독성 물질이 하수구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거품으로 진화를 했다. 그러나 전기 변전소의 폭발로 인해 유독성 폴리클로리네이티드 비페닐(PCB)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와 독극물 전문가 팀이 오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PCB는 일부 전기 변전소에서 냉각제로 사용되고 있다.

엑셀 에너지는 이번 폭발의 여파로 추후에도 정전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몇 일 동안 전기를 절약해서 사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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