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에서도 63명 체포돼

           미국 전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대대적인 불법체류자(불체자) 단속 작전을 벌여 약 500명을 체포했다고 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작전명은 ‘안전 도시’(Safe City)로 명명됐으며 ICE 요원들은 불체자 보호도시(Sanctuary City)로 알려진 지역에서도 은신처를 겨냥해 과감한 급습 작전을 벌였다. 미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불체자 보호도시를 자처하고 있는 LA와 인근 지역에서만 167명이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번 작전은 미국 내 1천200만 명으로 추정되는 불체자를 모두 단속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행정부의 광범위한 지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방예산 지원 삭감 위협에도 이민당국의 불체자 조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는 불체자 보호 지자체를 정면으로 겨냥한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CE의 톰 허먼 국장대행은 “불체자 보호 지자체는 우리 요원들을 수감시설에 접근할 수 있도록 용인하지 않음으로써 정당한 법 집행으로부터 범죄자들에게 방패막이가 돼주는가 하면 불법 입국자를 양산하는 자석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ICE는 미 전역 42개 카운티에서 4일간 동시에 진행된 이번 작전을 통해 불체자 49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LA 외에도 필라델피아(107명), 덴버(63명), 볼티모어(28명), 쿡카운티(30명), 샌타클라라(27명) 등지에서 체포된 사람이 많았다. 덴버는 마이클 핸콕 시장이 이민자들을 보호하면서도 연방정부와의 협력을 모색하는 중간지대적 입장을 추구하고자 하고 있지만 이번 작전으로 이런 노력이 연방 당국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덴버시 대변인인 제나 에스피노자는 언론의 보도를 접하기 전까지 덴버 경찰을 비롯한 시 정부의 그 누구도 이민세관단속국이 덴버에서 불체자 체포에 나선 것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민당국은 이들 중 300여 명이 범죄 전력을 갖고 있으며, 104명은 이미 한 번 이상 추방됐다가 다시 불법 입국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체포된 사람 중 18명은 갱단 조직원이라고 ICE는 덧붙였다. LA에서는 콜로니아 치크 갱단 조직원이 체포됐다. 한편, 덴버에서 체포된 사람들은 모두 메트로 지역에서 체포되었으며 54명은 범죄경력이 있었지만 9명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작전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6개월 내 폐지 방침을 공식화한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프로그램 ‘다카’(DACA) 적용 대상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불체자 검거 소식이 알려지자 이민자 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퍼블릭 카운슬의 이민 전문 변호사 탈리아 인렌더는 “이번 작전은 공공의 안전과는 거리가 멀고 명백히 정치적인 행보와 관련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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